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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스타트업 “지금, 글로벌로 갑니다”

2012.11.04

‘해외 진출은 어떻게 하지?’

한국은 좁습니다. 한편으론 큰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구글,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세계에서 인기 있는 웹서비스가 연이어 노크하는 주요 시장입니다. 이들 뿐인가요. IBM, 오라클, SAP 등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을 판매하는 곳도 찾아옵니다.

세계적인 기업과 토종 기업이 뒤섞이는 한국이란 시장에서 신생 기업은 출발과 동시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가 있고 거리와 시간의 장벽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서비스 장터인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등이 열려도, 서비스 언어에 영어를 넣었다고 해외 진출이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신생 기업은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준비를 해야 해외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걸까요? 그 답을 앞으로 2주간 ‘글로벌 K 스타트업’을 통해 찾고자 합니다.

http://www.flickr.com/photos/dearbarbie/313028075/sizes/z/in/photostream/ (CC-BY-SA)

글로벌 K 스타트업은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상생협의체, 구글코리아 등이 주축이 돼 추진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올 2월 선정 대상을 접수를 시작으로 첫 발을 내디뎠지요. 이 프로그램은 국내 스타트업, 즉 신생기업이 자기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도록 돕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는 콘퍼런스를 열고,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기업 중 우수한 곳은 해외 진출도 돕습니다. 총 3갈래로 나뉘어 진행되는 셈입니다.

11월5일부터 16일 사이 영국과 미국을 오가며 진행되는 2주간의 일정은 3갈래 프로그램 중 글로벌 K 스타트업의 최종 목적과 가장 가깝습니다. 우리 기업이 글로벌 인터넷 비즈니스 경쟁력을 갖추게 하고 싶다는 취지 말입니다.

글로벌 K 스타트업은 올 2월 30개 팀을 모았습니다. 꼭 기업이 아니어도 학생과 일반인 등도 팀을 꾸려 신청할 수 있게 했습니다. 3월에는 30개팀을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팀은 6개월간 개발 운영비로 매달 60만원을 지원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창업지원금으로 총 4억4천만원을 배정받을 팀이 지난 10월 추려졌습니다. 노리와 메디플러스, 프로그램스, 말랑스튜디오, 클래스팅, 메직에코, 브레인가든, 비드라이브, 매직검색, 팀톡, 피그트리랩스, 도돌, 리얼폰트, 뮤직미디어, 텍스쳐랩 등 총 15개 팀입니다.

글로벌K스타트업 최종 15개 팀 수상

▲10월17일 글로벌 K스타트업 시상식

주최측은 위 팀 중 해외 진출을 도와줄 팀을 별도로 뽑았습니다. 위 팀은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등을 받았는데 해외 진출을 지원받을 기업은 이 순위와 상관없이 뽑혔습니다. 노리와 프로그램스, 말랑스튜디오, 클래스팅, 브레인가드, 피그트리랩스 등 6개 팀이 선정됐는데요. 이중 브레인가든과 피그스트랩스는 장려상과 격려상을 받은 곳입니다.

후일담으로 주최측의 한 관계자는 “대상이나 최우수상으로 받을 상금보다 2주간 진행되는 해외 진출 팀에 뽑히길 원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참가 팀들이 몇 위에 오르느냐뿐 아니라, 해외 진출에 대한 열망도 컸다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2주 일정은 영국 런던에서 5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5일순으로 진행됩니다. 이 기간 6개 팀은 해외의 벤처캐피탈리스트와 미디어를 만나고, 비슷한 처지의 영국과 미국의 스타트업도 만나게 됩니다. 물론, 구글도 방문합니다. 작은 팀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회사가 된 구글이면, 참가 팀의 승부욕과 사업욕을 자극할 거라 기대합니다.

일정 중에는 투자자를 만날 때 유의해야 할 점과 발표 자료를 만들거나 발표할 때 팁 교육도 포함돼 있습니다. 매일 저녁에는 그 나라, 그 도시의 IT 인맥을 쌓을 모임도 마련돼 있습니다. 사업 제휴와 투자 등도 해당 회사끼리 철학과 아이디어, 서비스, 사업 모델, 구성원을 잘 알아야 진행될 테니까요. 혹시 아나요. 저녁 먹으면서 나눈 이야기가 언젠가 실제 서비스 제휴나 투자로 이어질지도요.

먼저, 대상을 받은 노리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서비스 이름도 노리입니다. 영문 이름은 KnowRe인데요. 이름과 다르게 서비스는 공부에 관한 것입니다. 이 팀은 아이들의 수학 공부를 돕는 웹서비스를 만들었는데요. 아이들마다 수학적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 수준에 맞는 수학 공부를 하게 합니다.

십여년 전 맞춤 학습으로 인기를 끈 빨간펜이나 구몬학습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웹으로 이루어지고, 또 아이가 수학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단계에 있는지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내는 게 특징입니다. 이렇게 설명하니 꽤나 복잡하게 느껴지는데 구글 빅텐트 부스에서 만난 노리의 서비스는 상당히 아기자기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눈이 뱅뱅 돌지 않도록, 슈퍼마리오 콘솔 게임이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임무를 완수하는 것처럼 아이들의 수학 공부를 돕는 모습이었습니다.

프로그램스는 이용자 취향에 맞는 추천 서비스 ‘왓챠’를 밀고 있습니다. 심심한 주말, 집 근처 영화 시간표를 보고 ‘뭐 보지’란 고민에 빠지는 사람을 위한 거지요. 왓챠는 영화 외에도 다양한 아이템을 추천합니다. 종종 주말이나 저녁에 ‘무언가를 하고 싶다’란 마음이 들지만 ‘그럼, 뭐 하지’란 고민에 빠진 사람에게 ‘이건 어때’라고 제안하는 셈입니다.

말랑스튜디오는 스마트폰 알람 기능을 이용한 ‘알람몬’이란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아이폰이 등장하고 스마트폰용 알람과 시계 서비스는 많은데 무엇이 다를까요. 귀가 찢어질 듯한 자명종 소리 대신, 귀여운 캐릭터와 게임을 하며 시작하게 한다고 합니다. 눈꺼풀은 천하장사도 못 들게 하는데 말랑스튜디오의 알람몬은 효과가 있을 거라고 심사위원들은 판단한 모양입니다.

노리 외에도 교육을 아이템으로 삼은 팀이 더 있는데요. 클래스팅과 브레인가든입니다. 클래스팅은 팀과 서비스 이름이 같은데요. 학교에서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이미 출시해 이용자도 확보했습니다. 이미 서비스 중인 거지요. 같은 교실 친구들끼리, 그리고 같은 학교의 반끼리 소통하게 돕는 게 특징입니다.

나눌수록 커지는 게 배움과 지식이라는 말이 있는데 클래스팅은 친구와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을 나누게 하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 밴드나 비밀 SNS라고 하여 둘 혹은 소수만 이야기를 나누는 모바일 SNS를 스터디와 같은 목적으로 쓰는 걸 보면, 클래스팅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겠지요.

클래스팅이 공부를 위한 의사소통을 돕는다면 브레인가든은 영어를 게임으로 익히게 합니다. 브레인가든이란 게임은 정원 가꾸기 소셜게임인데요. 정원의 꽃이 영어 단어입니다. 이 꽃을 가꾸며 영어 단어를 익히며 아이들이 내것으로 소화하게 하는 거지요. 과거 영어 사전을 들고 첫장부터 외우며 찢어서 씹어먹는다던 이야기가 떠오르는데요. 브레인가든은 게임을 하며 ‘난 이 단어 알아’란 느낌을 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피그트리랩스는 ‘왓츄갓’이란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이용자는 무엇을 갖고 있는지, 무엇을 해봤는지로 자기 가치를 스스로 드러냅니다. 이 정보로 또 다른 이용자는 이 이용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 아는지를 파악합니다. 이런 정보가 쌓이면 한 사람에 대한 관심사와 전문 분야가 생기고, 나중엔 해당 분야 물건을 사야하거나 할 때 이 사람을 찾게 되겠지요. 바로 신뢰 기반의 구매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왓츄갓의 방향입니다.

이제 2주간은 이 팀들이 누구를 만나고, 어디에 가고,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는지 저도 곁에서 지켜볼 예정입니다. 11월4일 오후 1시 한국에서 출발해 11월5일 영국 런던의 테크 시티를 방문하는 것으로 2주 일정을 시작합니다.

테크 시티는 영국 정부가 2010년 만든 첨단 기술 산업 단지로, 1250여개 IT 기업이 모였다고 합니다. 이곳의 특징은 영국 정부가 특정 기업에 자금을 주는 대신 투자자와 창업자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작동하는 데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 가면 IT 투자사와 개인 투자자를 많이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영국에선 테크 시티에 있는 겁니다.

보름의 일정은 사실 짧습니다. 여러 기업과 전문가를 만나 이야기만 듣고 올 수도 있습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눈은 크게 뜨고 귀는 더 쫑긋 세워, 해외 기사나 블로그로만 접하던 현지 분위기를 맛보고, 다음에 다시 찾아갈 계기를 만들어놓고 올 기회도 됩니다.

저도 기대가 많이 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 구글도 이 프로그램에 기대가 커 2주간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11월16일 일정을 끝으로 한국에 돌아옵니다. 6개 팀은 영국과 미국에 무엇을 남기고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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