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모든 서비스와 콘텐츠 전략을 IP(인터넷 프로토콜) 중심으로 재편한다. KT 표현명 사장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선과 무선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서비스가 IP로 통합하는 ‘올IP전략’을 발표했다. KT가 갖고 있는 통신, 데이터, 방송, 콘텐츠가 인터넷 기반으로 바뀌면서 스마트폰, TV, 키봇까지 경계가 사라지고 모두가 같은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가 이뤄진다. 먼저 어떤 서비스들이 새로 도입되는지 짚어보자.

– 스마트 기기에서 HD 통화를 할 수 있게 된다. LTE 스마트폰과 스마트TV, 태블릿과 070 전화기 간에 음성 혹은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 올레TV의 IPTV 방송을 다른 TV, PC, 태블릿으로 넘겨서 볼 수 있고 퇴근길 스마트폰에서 보던 VOD 영상을 TV에 이어서 재생해준다.

– 가입자간 메시지, 사진, 파일 등을 전송하는 RCS를 모든 스마트 기기에서 주고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 같은 메시지를 시작으로 우리의 통신 문화는 IP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VoLTE로 음성통화가 IP로 이사를 시작했다. IPTV와 스마트TV는 이미 익숙해져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을 어떻게 묶느냐는 통신사에 가장 큰 숙제다. 더 이상 전화와 인터넷만으로는 커져버린 덩치를 지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KT가 올IP 전략을 꺼내든 것은 당연하다. KT가 서비스하는 모든 기기, 그러니까 스마트폰부터 태블릿, PC, TV 등의 장치에서 음성·영상통화를 하고 유클라우드의 콘텐츠를 공유한다. 다른 장치로 동영상을 넘겨 보는 것은 물론이다. 이미 있던 서비스에 RCS, VoIP를 더하는 것은 통합의 핵심이다. 구체적인 요금제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뭉치면 올레’같은 결합 상품이 이 전략의 핵심이 된다.

요금제도 개편한다. 핵심은 ‘LTE 데이터셰어링 요금제’다. 월 6GB의 데이터를 쓸 수 있는 LTE620 요금제를 쓰고 있다면 주어진 용량을 태블릿이나 노트북 등 USIM 기반의 다른 장치에서도 쓸 수 있다. 지금까지는 데이터 트래픽의 부작용으로 3G에서만 되던 OPMD를 LTE에도 개방하는 것이다. 망이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고 무제한이 아니기 때문에 트래픽 제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대 몇 대의 장치까지 제공할지, 어떤 요금제로 운영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기존 3G 데이터셰어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테더링을 계속 허용할지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

여러 장치에 LTE를 열겠다는 것은 확실하다. 태블릿, 노트북 등에 LTE가 안정적으로 붙으려면 망 속도에 대한 개선이 따라야 한다. KT는 현재 망을 구성하고 있는 클라우드 기지국을 좀 더 촘촘히 깔 계획이다. 현재 144개로 가상화된 셀이 같은 공간에 256개로 늘어난다. 이후 1천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셀이 늘어나면 간섭 현상이 줄어들고 데이터 수용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많은 이용자들이 몰려도 속도를 유지하기 쉽다. KT 표현명 사장은 “KT가 LTE 망을 까는 근간은 커버리지보다 데이터 수용량에 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3G에서 겪은 트래픽 혼란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와이파이로 LTE 부담을 더는 전략은 여전하다. 그 속도도 개선된다. 최대 1.3Gbps의 속도를 내는 기가와이파이를 내년 1분기부터 주요 지역에 깐다. 5GHz의 전파를 쓰고 하나의 액세스포인트에 512명이 동시에 접속해 쓸 수 있다. KT의 설명으로는 실제 상황에서 일반 와이파이보다 4배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2개의 망을 묶어 인터넷 속도를 끌어올리는 캐리어어그리게이션(CA)을 LTE 뿐 아니라 와이파이와도 묶는 서비스가 이뤄진다.

이종CA는 75Mbps의 LTE, 100Mbps 속도를 내는 와이파이를 묶어 이론적으로 175Mbps의 속도를 내는 것이다. LTE 트래픽을 줄이고 속도도 얻는 셈이다. 실제 동영상을 내려받는 시연을 통해 LTE가 30Mbps, 와이파이가 75Mbps 정도의 속도를 내 110Mbps 수준의 네트워크를 보여주기도 했다. 두 개 LTE 채널을 묶는 LTE CA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 모든 절차는 당장 진행된다. 11월 말에 가정용 홈스마트 기기인 ‘스마트홈폰’을 갤럭시플레이어5.8 기반으로 내놓을 계획이고 RCS도 11월 중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쿡TV, 256개 셀 확장, 기가와이파이 등도 내년 1분기부터 진행된다.

하지만 이 전략에 와이브로는 빠져 있다. KT는 그간 3G 트래픽의 부담을 덜기 위해 와이브로를 적극적으로 밀어 이른바 3W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WCDMA, Wibro, Wi-Fi 등 세 가지 망을 효과적으로 쓰는 전략이 있었는데 그 역할이 LTE와 기가와이파이로 분산되는 셈이다. 속도나 서비스 지역 등 와이브로는 차세대 서비스나 TD-LTE로 망 진화를 검토해야 할 시기다. KT는 여전히 3W 전략은 유효하다는 입장이지만 와이브로에 대한 개선을 차기 전략에 품지 않았다는 점은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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