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비즈니스 플랫폼’,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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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한 사업 모델을 11월20일 제시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이제범・이석우 공동대표가 무대에 올라 내년 1분기 카카오가 카카오톡 위에 내놓을 3가지 서비스를 공개했다. 발표를 들으며 웹2.0 파고를 넘으며 성공 스토리를 쓴 싸이월드와 네이버, 페이스북을 참고하면서도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를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다.

11월20일 카카오가 기자간담회에서 제시한 서비스는 다음과 같다. 카카오는 스마트폰에 기반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채팅창을 활용한 ‘채팅플러스’와 카카오톡 친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사진 SNS인 카카오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플러스’, PC웹과 모바일을 넘나드는 새 서비스 ‘카카오페이지’를 2013년 1분기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의장, 이제범 카카오 공동대표

▲11월20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김범수 이사회의장, 이제범 공동대표(왼쪽부터).

위 3개 서비스는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페이지란 별도의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 3가지 위에서 작동한다. 이름에 ‘카카오’만 붙었지, 서로 다른 모바일 앱을 바탕으로 한 건데 공통점은 있다. 그 공통점은 바로 카카오톡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이다. 위 3개 서비스는 카카오가 게임하기에 이어 카카오톡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매출을 만드는 새로운 시도다.

“돈 벌게 해주는 플랫폼 만들고자 했다”

그 의미는 위 3개 서비스를 소개하기 전 김범수 의장이 기자간담회 단상에 올라 한 말에서 찾을 수 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가 앞으로 집중할 3가지 키워드로 모바일과 소셜, 플랫폼을 제시했다. 이 3가지 키워드는 앞으로 카카오가 수익을 낼 바탕이 된다. 모바일 이용자와 모바일 사용 환경에 최적화한 서비스를 들고 카카오톡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플랫폼을 만들어, 그 플랫폼으로 수익모델을 만들겠단 얘기다.

김범수 의장의 발표 내용을 축약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자. “디지털 음악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다운로드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등장으로 음악을 듣는 방법이 달라졌습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환경이 열린 겁니다. 여기에서 모바일의 빅뱅이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카카오의 모바일, 소셜, 플랫폼 전략

그는 여기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진 시대’가 왔다는 점을 짚었다. 모바일을 단순하게 PC의 확장, 전화기의 확장으로 바라보는 사업자를 돌려 비판한 셈이다. 특정 회사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위 생각으로 모바일 시장을 바라보는 사업자는 ‘틀렸다’라는 걸 강조했다.

또한 흔히 말하는 소셜은 모바일 특히, 카카오톡으로 오면 그 의미가 ‘친구+급속한 확장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바뀐다고도 설명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내놓은 사진 공유 모바일 앱 ‘카카오스토리’가 바로 그 첫 예다. ‘친구랑 같이 뭐했어’란 소셜의 정의를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비스를 확산한다’라는 내용까지 포함한 것이다. 카카오스토리가 일주일 남짓한 시간에 이용자 1천만명을 확보하고, 애니팡이 39일만에 1천만 이용자를 확보했듯이 말이다. 다른 소셜네트워크는 그리지 못한 ‘빠른 확장’을 가능케 하는 힘이 카카오톡에 있단 이야기다.

김범수 의장이 3가지 키워드 중 마지막으로 언급한 ‘플랫폼’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은 카카오가 카카오톡으로 앞으로 그려나갈 사업모델의 방향을 나타낸다. 김범수 의장은 플랫폼을 두고 “파트너가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에게 혜택을 주고 그 이용자가 카카오톡에 머물게 하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공간인가’하는 점이 중요하는 얘기다.

‘카카오의 플랫폼에 발을 들이면 돈을 벌 수 있다’란 메시지를 줄 것이고, 한편으로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게 앞으로 카카오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건 지난해 10월 연 기자간담회에서 전한 ‘정보플랫폼’이란 메시지와는 거리가 있다. 카카오는 이용자가 카카오톡에서 혜택을 입는 걸 우선 과제로 삼았는데, 1년 사이에 ‘우리가 연 플랫폼에서 파트너가 돈을 벌게 하는 것’으로 바꿨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링크란 오픈 플랫폼을 표방해 열었고, 카카오톡에서 오고가는 메시지를 활성화하려고 했는데 그걸 통해(카카오링크) 성공한 회사가 나오지 않았다”라고 1년 전 전략의 문제점을 되짚었다. 성공스토리가 없는 플랫폼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드러냈고, 앞으로 카카오는 파트너가 카카오톡을 통해 성공했단 얘기를 들려주기 위한 서비스를 내놓겠단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의장

▲앞으로 3년, 카카오의 KPI는 ‘3년 내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 만들기’다.

‘디지털 콘텐츠는 무료’란 인식을 바꿔줄 ‘카카오페이지’

이 관점에서 카카오가 11월20일 발표한 서비스 로드맵을 봐야 한다. 카카오페이지부터 보자. 카카오페이지는 PC용 웹에디터와 모바일 앱으로 구성된 서비스다. 서비스 출시 전이라 설명이 조금 복잡한데 콘셉트는 이렇다. ‘콘텐츠 판매 장터+즐겨찾기한 웹 콘텐츠 공유 서비스+모바일 앱’이다.

카카오페이지 서비스 흐름도

카카오는 포도트리와 공동으로 올 연말 혹은 내년 1분기 카카오페이지를 위한 PC용 웹에디터를 공개할 참이다. 이 웹에디터는 누구나 사용 가능한데, 유료 콘텐츠 판매를 전제로 운영된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카카오페이지’란 별도의 모바일 앱을 이용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유료로 구매할 수 있다. 음악과 영상, 교육, 책, 요리법 등 다양한 콘텐츠를 PC용 웹에디터로 만들어 올리고, 이용자는 카카오의 가상화폐인 ‘쵸코’로 이 콘텐츠를 산다. 그리고 판매 수익은 애플과 구글이 30%를 가져간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카카오가 20%, 콘텐츠 제공자가 50%씩 나눠 가질 계획이다.

이때, 즐겨찾기로 등록하거나 구매한 콘텐츠는 카카오톡 친구와 공유하거나 추천할 수 있다. 여기에 ‘같이 본다’란 개념도 등장하는 게 흥미롭다. 20여년 전 같은 반에 음반 산 친구가 친구들에게 해당 테이프를 빌려줘 같이 듣던 문화 코드를 모바일에 들고 왔다. 유료 판매를 기본으로 한다는 점도 색다르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여러분은 콘텐츠가 무료라고 생각합니까, 유료라고 생각합니까”란 질문을 던졌는데 콘테츠 제공자의 고민을 그대로 전하는 말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도 이용자는 무료로 즐기고 싶어하지, 유료로 살 마음은 없다. 각종 앱 판매 장터에 “다 좋은데, 유료라 아쉽다”란 후기가 올라온다. 이런 상황에 대해 모든 콘텐츠 또는 서비스 업체가 하는 고민을 카카오는 유료 기반 플랫폼으로 풀고자 하는 것이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나올 플랫폼은 철저히 비즈니스를 전제로 한다는 점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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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 소개 동영상 보러가기

곧 공개될 카카오페이지 웹에디터는 PC 위에서 작동하지만 모바일을 위한 저작도구다. 전자책을 팔기 위해, 음악을 팔기 위해 별도 앱을 제작하거나 오픈마켓에 올려 마케팅 활동을 하는 대신, 카카오톡과 카카오톡 네트워크를 활용하게 하는 게 특징이다. 이 웹에디터를 소개한 동영상을 보면 ‘월간 윤종신’을 모바일 앱으로 이용하는 방법과 요리법을 PC 웹에디터로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가 그동안 알던 블로그나 책 제작하는 방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북이십일이 자회사인 ‘터치엔’을 통해 펼쳐보고자 한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콘텐츠 소비 방식을 구현해 낼 것으로 보인다. 북이십일은 약 20억원을 들여 세운 터치엔의 사업을 축소하고 이미 인력도 상당 부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지는 터치엔의 ‘카드북’처럼 음악과 영상, 텍스트를 아우를 계획이다. 그 계획은 소개 동영상과 예시 스크린샷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카카오톡 이용자와 네트워크를 노리는 개발자, ‘채팅플러스’로 수익 내보자

다음으로 주목할 카카오의 새 플랫폼은 채팅플러스다. 채팅플러스는 카카오톡 이용자가 채팅 창 안에서 활용할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외부 업체에서 들여온다. 카카오톡 이용자를 위해 그리고 카카오의 API를 활용한 각종 서비스가 독자로 존재하다 카카오톡 안에서 이용자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채팅플러스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것은 아니고 카카오톡 게임하기처럼 카카오와 제휴한 서비스만 참가할 수 있다. 그동안 카카오링크를 이용해 카카오톡 이용자에게 접근한 서비스도 노릴 만한 플랫폼으로 보인다.

아직 이 서비스도 출시 전이라 카카오는 운영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범수 의장이 수익이 나는 플랫폼을 강조한 것으로 미루어, 채팅플러스도 외부 개발사 혹은 개발자가 수익을 내는 구조로 짜여질 것으로 예상한다. 카카오는 채팅플러스에 들어올 외부 개발자를 위해 앱내부결제 서비스와 개발도구(SDK)를 제공한다.

카카오 채팅플러스

카카오스토리에 등장할 비즈니스 계정 ‘스토리플러스’

스토리플러스는 채팅플러스의 카카오스토리 판으로 보면 되겠다. 이석우 공동대표는 “카카오스토리를 중소 소호몰 사장님이 자기 상품을 알리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라며 카카오스토리에서 친구 수를 500명으로 제한한 것을 푼 ‘스토리플러스’를 내놓겠다고 했다. 페이스북의 페이지, 싸이월드의 타운과 비슷한 콘셉트인데 카카오는 누구나 이용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톡 아이디를 트위터 프로필이나 페이스북 페이지 대용으로 쓰는 크고작은 사업체가 등장하는 현상을 십분 활용한 전략으로 보인다.

카카오스토리에 등장하는 비즈니스 계정은 모바일 기반 마케팅 플랫폼인 ‘플러스친구’와는 또다른 모바일 마케팅 도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 티스토리나 네이버 블로그가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음 마이피플도 오픈채널이란 무료 모바일 마케팅 도구를 제공하지만, 카카오톡 만큼 이용자를 모으지는 못했다. 대선 후보가 사람 많이 모이는 시장에서 유세하듯, 모바일에서 관심을 끌려는 단체, 조직, 브랜드 등이 카카오스토리를 사용하지 않을까. 모바일에서만 작동하는 카카오스토리의 특징은 앞으로 모바일 마케팅 전략에 새로운 고민을 던지리라.

‘플러스친구’는 브랜드를 위해, ‘게임하기’는 입점하려는 게임사를 위해 진화

앞으로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각종 서비스를 이용자 효용 극대화뿐 아니라 파트너사가 돈을 벌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출 참이다. 이미 진행중인 플러스친구는 브랜드가 자기를 더욱 잘 알리도록 ‘브랜드홈’을 만들고 외부로도 콘텐츠를 보내는 기능이 더해진다. 플러스친구는 제휴사가 당장에 돈을 버는 곳은 아니고 일종의 광고판으로 활용하는데, 그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카카오가 지원한다는 데 초점을 맞춰 지켜보자.

플러스친구의 브랜드홈

게임하기는 앞으로도 입점한 게임사가 충분히 이용자의 주목을 받는 데 초점을 맞춰 운영된다. 이제범 카카오 공동대표는 게임하기는 당분간 오픈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12월 중으로 카카오 게임하기 입점에 대한 자세한 안내 사항을 웹사이트에 공지하지만, 카카오와 제휴한 곳만 이용 가능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애니팡’과 ‘캔디팡’처럼 카카오톡의 소셜그래프를 충분히 활용한 게임이 이용자의 주목을 받게 하기 위해서다. 무책임하게 플랫폼만 열고 마는 게 아니라, 카카오가 게임사의 수익 극대화를 도와준다는 얘기도 된다. 이는 결국 카카오의 매출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이용자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 지 몰라서 아무런 게임도 시도하지 않는 모습을 카카오가 두고만 보진 않을 거란 얘기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라. ‘애니팡’이 카카오톡에 올라타지 않고서 지금과 같은 성공 신화를 만들었겠는가. 또, 카카오가 게임하기에 들어온 게임이 화제가 되지 않았다면 올 9월 첫 흑자를 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카카오톡 네트워크에 기반한 여느 서비스보다 가장 최근에 나왔지만, 주목을 받진 못한 ‘카카오스타일’이 있다. 웹쇼핑몰을 모바일로 가져온 것으로, 카카오가 인수한 씽크리얼즈가 서비스하던 ‘포켓스타일’과 비슷하다. 웹쇼핑몰의 메타 서비스를 모바일로 제공한다고 보면 되겠다. 물론, 운영은 씽크리얼즈 팀이 아니라 카카오에 있던 별도 조직이 맡는다. 이 서비스 또한 김범수 의장의 ‘카카오 플랫폼론’에 따르면 단순하게 ‘이용자에게 정보를 준다’란 관점보다 ‘웹 쇼핑몰이 카카오톡 네트워크를 이용해 추가 수익을 내게 한다’란 관점으로 봐야 한다. 카카오스타일에는 현재 70곳이 입점에 자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첫 월 BEP(손익분기점)와 연 BEP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1월5일부터 16일사이 글로벌 K-스타트업 팀을 따라 영국과 미국의 벤처투자사와 개인투자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때 투자자가 가장 눈여겨 본 건, 서비스를 이끌어갈 팀과 해당 서비스가 돈을 벌 수 있는 것인지였다. 카카오가 위 조건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독자는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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