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X·IE 때문에 이용자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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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가 다양한 웹브라우저를 왜 지원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비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사용자 절반은 지금 쓰는 웹브라우저를 지원하지 않는 웹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이용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웹은 시장조사기관 TNS를 통해 올 10월15일부터 28일 사이 ‘인터넷 브라우저 사용행태 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11월22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전국 만 19~49세 남녀 응답자 4400여명 중 900명을 선발해, IE와 다른 웹브라우저가 있는 걸 알고 있으나 최근 6개월간 IE만 사용하는 150명(이하 IE만 사용하는 그룹), IE를 주로 사용하나 최근 6개월간 다른 웹브라우저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350명(이하 IE 주 사용자), IE 이외의 웹브라우저를 주료 사용하는 400명(이하 다른 웹브라우저 주 사용자)으로 나눠 진행됐다. 조사 과정 중 IE 외의 웹브라우저로는 사파리, 오페라, 크롬, 파이어폭스가 포함됐다.

이번 조사 내용은 웹마스터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꽤 있다. IE 외의 웹브라우저로 결제를 시도하다 불편을 느낀 사용자 46%는 웹사이트 이용을 중단하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파이어폭스로 결제를 시도했다가 구매를 포기한 것과 같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렇게 응답한 사용자 중 75%는 이를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브라우저로 결제를 시도하며 불편을 느낀 사용자 중 사이트 사용을 중단한 비율.

또한 3개 조사 그룹에서 공통적으로 위 사례와 비슷한 경험을 모바일에서 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 조사 그룹의 약 40%는 모바일과 태블릿PC를 통해 쇼핑을 시도했지만, 실제 구매에 이르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웹사이트가 애써 끌어온 방문자를 내친 셈이다. 이와 같은 경험은 사용자에게 불쾌감을 줄 뿐 아니라, 해당 웹사이트가 존재하는 이유를 무색하게 한다.

TNS는 다른 웹브라우저 주 사용자에게 문제의 웹사이트 중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곳을 물었다. 그 결과 95%가 은행과 증권 등 금융기관을 지목했다. 그 뒤로 쇼핑 웹사이트(88%), 국세청과 통계청 등 정부기관(66%), 대학, e러닝 등 교육 관련 웹사이트(33%), 신문・방송 사이트(18%)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사용자가 위와 같은 불편을 겪는 까닭은 웹사이트 운영자가 IE 환경에만 맞췄기 때문은 아닐까. 이 가설은 IE에 관한 항목을 보면 설득력을 얻는다. 다른 웹브라우저 주 사용자 중 65%는 IE를 병행해 쓰고 있다. 크롬이나 사파리와 같은 웹브라우저를 쓰지만, 일부 IE만 지원하는 웹사이트 때문이다. IE만 사용하는 그룹의 35%는 웹사이트의 웹브라우저 호환, 결제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웹브라우저를 사용할 생각이 있다고 대답했다.

▲호환 문제가 없을 시 IE외 다른 브라우저 사용 의향.

그럼 인터넷 사용자를 IE로 묶는 족쇄는 무엇일까. 오픈웹은 액티브X를 주목했다. IE 주 사용자와 다른 웹브라우저 주 사용자 중 인터넷을 이용하는 데 불편을 느낀다고 응답한 이용자 중 61%가 IE에서만 작동하는 액티브X를 원인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3개 그룹 모두 90% 이상 액티브X를 설치한 경험이 있고, 그중 2명에 1명 꼴로 액티브X를 설치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추정했다. 또, 3개 그룹 모두에서 70% 이상이 액티브X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을 걱정한다고 했다.

액티브X는 IE 이외의 웹브라우저와 모바일 환경은 물론, IE를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윈도우RT에서조차 작동하지 않는다. 또한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경로로 악용돼,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는 형편이다. 이게 지금 상황이지만, 액티브X를 설치하지 않으면 온라인 결제나 온라인 금융거래를 이용하기 어려운 건 문제라고 오픈웹은 꼬집었다.

오픈웹을 이끄는 김기창 고려대학교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 국내 사용자가 액티브X로 인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과 다양한 웹브라우저 사용을 원한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라며 “웹 표준을 준수해 다양한 웹브라우저를 지원하면 웹사이트는 더욱 많은 방문객을 유인할 수 있고, 사용자는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오픈웹 팀에서 활동하는 민노씨는 “다양한 웹브라우저를 지원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는 것과 비슷하다”라며 “비장애인은 예비장애인으로서 장애인을 보호하는 게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당연한 의무로, 웹표준도 우리가 지켜야 할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오픈웹이 ‘웹은 모든 브라우저에 공평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란 취지로 추진하는 ‘올브라우저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진행됐다. 올브라우저 프로젝트는 김기창 교수를 비롯해 오픈웹에서 활동하는 민노씨, 써머즈, 신현석 씨가 주도하고 있다. 11월27일 저녁 7시엔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활동 계획과 그동안 조사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오픈웹은 김기창 교수가 2006년 설립한 모임으로, 윈도우와 IE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전자정부와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웹표준에 맞게 개선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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