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인터뷰 한 번 해 보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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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분야 기자로 몇 년을 보냈지만, 얼마 전에서야 문득 깨달았다. 스마트 기기가 등장하면서 업무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얘기를 뻔질나게 전달하면서도, 정작 나는 왜 아날로그 방식의 인터뷰를 고수하고 있을까. 멀리서도 얼굴을 보며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널렸다. 구글 행아웃, 페이스북 채팅, 스카이프…. 그런데도 매번 취재원을 직접 찾아가 물어봐야 하는 걸까. 영상회의 솔루션을 활용한 인터뷰도 괜찮을 것 같은데.

때마침 영상회의 솔루션 업체를 취재할 기회가 찾아왔다. ‘팀뷰어’란 영상회의 및 원격제어 솔루션을 소개하고 싶다기에 덜컥 제안했다. “기왕이면 제품도 직접 체험할 겸, 영상 인터뷰를 진행하면 어떨까요?”

팀뷰어는 독일과 호주, 플로리다에 있는 단 3곳의 사무소에서 전세계 업무를 처리한다. 한국과 일본은 호주에 있는 직원이 ‘팀뷰어’를 활용해 원격으로 일을 본다고 한다. 그렇다면 더욱 좋은 체험 기회 아닌가. 때마침 한국인 마케팅 담당자도 호주에 머물러 있었다.

#1. 인터뷰 준비

영상회의 인터뷰를 위해 필요한 준비물은 3가지다. 인터넷에 연결된 PC, 영상회의 솔루션, 그리고 인터뷰를 나눌 대상자(인터뷰이)다.

인터뷰 예정 시간은 오후 5시. 15분쯤 여유를 두고 준비에 들어갔다. 먼저 컴퓨터가 인터넷에 제대로 연결됐는지 확인한 뒤 솔루션을 내려받기 위해 웹사이트를 찾았다. 사용자 PC에 직접 설치하는 정식 버전과 설치 없이 쓸 수 있는 ‘퀵조인’ 버전 또는 ‘웹브라우저 바로 실행’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자리에 함께한 팀뷰어 담당자는 퀵조인과 웹브라우저 바로 실행은 영상회의 과정에서 파일 전송 등 일부 기능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치에 걸리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퀵조인으로 영상회의에 참여했다.

팀뷰어 솔루션은 기업이 아닌 일반 이용자도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쓸 수 있다. 기업용은 라이선스에 따라 동시 회의 가능한 인원수 등이 달라지지만, 솔루션 본연의 기능은 소비자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전에 팀뷰어에서 영상회의를 위해 e메일로 초대장을 보낸 터였다. 초대장 안에 들어 있는 링크를 누르면 자동으로 상대방과 영상회의를 할 수 있는 창이 열린다. 회의 인증 화면에서 초대장 안에 첨부된 회의 참여 번호를 넣으면 회의 준비 완료다. 상대방이 들어오기만 기다리면 된다.

“어, 음성이 안 들려요.”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건만, 영상 인터뷰 직전부터 문제가 생겼다. 이날 진행한 인터뷰엔 호주에 있는 마케팅 담당자 외에도 독일에 있는 홍보 담당자가 함께 참여했는데,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은지 음성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실제 인터뷰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방송사고, 아니 취재사고다.

“한국 외 지역에서는 전화선으로 인터넷을 쓰는 곳도 있어 가끔 음성 전달이 안 될 때도 있습니다. 양해 부탁합니다.”

임시방편으로 팀뷰어 솔루션으로는 화면만 전달하고, 음성 대화를 위해선 휴대폰으로 서로를 연결했다. 직접 만나 인터뷰할 때와 달리 영상으로 인터뷰하면 이런 일도 종종 일어나겠구나, 싶었다.

# 진행! 인터뷰

인터뷰에는 이동찬 팀뷰어 호주 제품 매니저와 막달레나 브루자칼라 팀뷰어 PR 매니저, 국내에서 팀뷰어 홍보를 맡은 정미리 브라이먼 과장 등이 함께했다. 나까지 모두 4명이 한국, 독일, 호주 등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영상으로 모였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게 아니기 때문일까. 잠깐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동찬 매니저는 팀뷰어 호주사무소에서 한국과 일본쪽 제품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제품설명과 지원에 모두 자사 솔루션이 사용된다. 이동찬 매니저는 원격회의 기능을 통해 고객이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 확인하고, 원격제어 기능을 통해 고객의 PC에 접근에 문제를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직접 수리센터에 오거나 서비스 기사가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원격으로 모든 서비스가 이뤄집니다. 원격제어 솔루션 회사의 장점이지요.”

팀뷰어는 크게 원격제어와 영상회의, 두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상대방 컴퓨터를 원격 조작하거나 재부팅할 수도 있으며, 원격 접속한 상태에서 같은 화면을 공유하면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팀뷰어가 처음부터 회의 기능을 제공한 건 아니다. 팀뷰어는 원래 원격제어 솔루션 분야에서 이름을 알렸다. ‘팀뷰어5’부터 영상회의 기능인 ‘회의’가 추가되면서 오늘날 원격제어 및 영상회의 솔루션의 모습을 갖췄다.

원격제어와 영상회의는 전혀 다른 분야다. 알서포트 등 국내 원격제어 솔루션 업체들은 원격제어 기술 분야 자체를 강화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팀뷰어는 원격제어 솔루션과 영상회의 솔루션을 절반씩 합쳐 한 제품으로 만들었다. 왜 영상회의 솔루션을 원격제어 솔루션에 결합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무리하게 두 마리를 토끼를 쫓는 건 아닐까. 지금 인터뷰만 해도 영상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음성 전달에 문제가 생겨 휴대폰을 따로 쓰고 있잖은가.

“시스코 웹엑스도 영상회의 기능에 원격제어 기능도 추가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등, 원격제어와 영상회의를 함께 제공하려는 업체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들이 바보라서 원격제어와 영상회의 기능을 합치는 건 아니겠지요. 고객 요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동찬 매니저 설명에 따르면, 팀뷰어를 사용하는 수리센터부터 시작해 PC방, 골프장, 온라인 강의 사이트에서 원격제어 기능 외에도 회의 기능을 추가해 달라는 요구가 꾸준히 이어졌단다.

“특히 PC방 관리할 때 원격제어로 PC 손보면서 PC방 점주와 대화하길 원하는 고객이 늘어났습니다. 원격으로 일하면서 동시에 문제가 잘 해결됐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대화’ 기능이 추가됐으면 좋겠다고 하는 기업이 늘어났지요.”

골프장에서는 골프장 잔디에 물을 주기 위해 원격제어 기능을 사용했다가 해당 관리자가 자리에 제대로 있는지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회의 기능을 요구했다고 한다. 온라인 강의 사이트는 반대 사례다. 영상회의 기능에 원격제어 기능이 추가돼 강의록 유출 없이 학생들이 강의 파일을 보길 원했다.

“물론 원격제어 솔루션으로 시작하다 보니 지금은 영상회의 기능이 미흡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차 개선해 나간다는 의지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현재 팀뷰어의 경쟁 솔루션은 영상회의 솔루션 뿐 아니라 화면 공유와 채팅 기능까지 제공하는 통합커뮤니케이션 시장 모두다. 이동찬 매니저는 “팀뷰어는 다른 영상회의 솔루션과 달리, 원격제어 기술 기반의 영상회의를 제공하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꼽았다.

아이디와 암호를 이용해 상대방 컴퓨터를 원격에서 제어하는 기술, 무인 컴퓨터 또는 서버에 대한 원격 접속, 원격 조정을 할 때 하나 이상의 모니터를 사용하는 경우 손쉽게 다수 화면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점, 웹브라우저 환경에서도 영상회의를 지원하는 점 등이 팀뷰어의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단순히 대화를 나누거나 채팅하는 게 목적인 사용자에게는 팀뷰어보다는 구글 행아웃이나 스카이프가 더 적합할지 모른다. 하지만 기업에서 활용하는 영상회의 솔루션과 비교했을 땐 뒤지지 않는다는 게 이동찬 매니저 설명이다.

“완벽한 원격회의를 제공하면서 화상회의를 제공하는 건 팀뷰어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팀뷰어는 웹브라우저 기반의 원클릭 접속이 특징입니다. 기자님이 접속하신 ‘팀뷰어 퀵조인’도 PC 설치 없이 이뤄졌지 않습니까.”

팀뷰어는 원활한 회의 기능 제공을 위해 조만간 한국에 서버를 증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 이번 인터뷰처럼 음성과 영상이 분리된 게 아닌, 음성과 영상을 함께 즐길 수 있게 되겠지요.”

# 영상회의, 신경쓸 게 적잖네

생각외로 영상회의로 회의를 진행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실제로 만나는 것처럼 영상회의를 하려면 현지 인터넷 사정이나 음성 품질 등 신경써야 할 변수가 많다. 서로 다른 컴퓨터 환경에서 원활하게 작동하는지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중요한 회의에서 음성과 영상을 전달하는 시차가 발생해 겹쳐서 들리거나 반복해서 물어야 한다면 난감한 일이다.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영상회의 솔루션이 갑자기 종료되는 일도 이따금 생겼다.

왜 아직 기업들이 중요한 회의나 행사엔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며 직접 직원을 보내는지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네트워크 사정이나 컴퓨터 환경이 허락한다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이런 시도를 늘려보는 것도 바람직한 일 아닐까. 물론, 나 자신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