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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잡아라”…이통 3사, 메신저 공동 출시

2012.12.25

이동통신 3사가 12월26일부터 인터넷으로 무료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RCS(Rich Communication Suite)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름은 ‘조인'(joyn)이다.

RCS는 문자, 사진, 음성, 동영상, 위치 등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 한글 기준으로 40자 또는 70자를 보내던 단문 메시지(SMS)와 1천자를 보내던 장문 메시지(LMS), 메시지에 사진이나 음악 등을 넣어 보내는 멀티미디어 메시지(MMS)의 다음 세대 진화라고 할 수 있다. 전송할 수 있는 콘텐츠는 5천 글자의 메시지, 사진, 영상, 위치 정보 등이다.

그러고 보니 어디서 많이 보던 서비스 아닌가. 그렇다. 이통사판 카카오톡이라고 보면 된다. 조인은 IP(인터넷 프로토콜) 기반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기존 메시징 서비스처럼 무료 메시지와 사진, 영상, 이모티콘 등의 콘텐츠를 주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조인은 이통사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걸 장점으로 내세운다. 문자메시지 서비스와 연결돼, 조인을 통해 메시지를 보냈을 때 상대방이 조인을 이용하지 않거나 일반 피처폰을 쓸 때는 저절로 일반 문자메시지로 바꿔 보낸다. 이런 점은 아이폰의 아이메시지와 비슷하다.

인터넷으로 이뤄지는 서비스인만큼, 이통사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시킬 계획이다. 통화 중에 사진을 전송하거나 메시지 안에 다양한 이모티콘, 기프티콘 등을 더할 수 있고 통화중에 실시간으로 카메라를 작동해 영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도 도입된다. 전화번호부와도 동기화해 연락처 정보에 상대방 프로필 사진과 상태 메시지 등을 띄울 계획이다. 파일 전송에도 용량 제한을 풀어, 한 번에 최대 100MB까지 보낼 수 있다. 이통사들은 사진이나 동영상 파일을 원본으로 보내기에도 충분한 용량이다고 밝히고 있다.

조인 RCS는 이동통신 사업자 연합체인 GSM협회(GSMA) 안에서 정해진 규격이다. 세계 40개 통신사들이 이 규격에 맞춰 공동 서비스하고 있다. 독일과 스페인에서 먼저 상용화됐고,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 나라에서 곧 서비스할 계획이 잡혀 있다. 보다폰, 오렌지, 도이체텔레콤, 메트로PCS 등 RCS를 시작한 이통사 이용자끼리는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RCS는 기존 문자 메시지의 차세대 서비스인 만큼, 유료 서비스로 제공된다. 전송 건당 20원의 요금을 받는 것으로 책정돼 있지만, 이통사들은 당분간 RCS를 무료로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5월31일 이전에 가입하는 이들에게는 평생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인데, 세계적으로 카카오톡이나 와츠앱에 쏠린 메시지 서비스 영역을 되찾기 위한 통신사들의 공동 서비스인 만큼, 사실상 기본 메시지는 계속해서 무료로 운영한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관심거리는 카카오톡에 쏠린 메시지 이용자들을 다시금 이통사 서비스로 끌어올 수 있느냐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에 설치되고 세계 이통사들의 표준 메시징 서비스란 점에서 영향력을 되찾아올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스마트폰에는 너무나 많은 메시지 앱이 깔려 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이통사들이 카카오톡에 맞서 내놓은 틱톡 같은 메시지 앱은 물론, 제조사가 직접 밀고 있는 챗온 같은 메신저까지 기본 설치돼 나온다. 기본적으로 카카오톡을 설치하고 RCS까지 깔리면 문자메시지까지 포함해 5가지 메시징 프로그램이 탑재되는 셈이다. 다른 서비스들을 정리하지 않으면 이용자들이 분산돼, 결국 누구나 깔아 쓰는 카카오톡의 영향력이 더 커질 가능성도 무시 못한다.

RCS는 안드로이드폰에서 먼저 앱 다운로드 형식으로 제공된다. 12월26일부터 각 통신사들의 앱 장터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고 가입자 인증을 거치면 곧바로 쓸 수 있다. 가입자 인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이 가입한 통신사의 앱을 이용해야 한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마이피플과 설치·이용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내년부터 새로 나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는 기본으로 각 통신사의 RCS 클라이언트가 깔려서 판매된다.

아이폰용 앱은 내년 1월중에 나올 계획이고, 윈도우폰용 RCS 클라이언트도 준비중이다. PC에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클라이언트도 2013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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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