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중복제거 업체 놓고 EMC vs. 넷앱 혈전

  도안구 2009. 06. 02 (0) 뉴스와 분석 |

판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A와 B라는 두 회사가 인수합병에 사인을 하고 났는데, 난데 없이 C 회사가 B 회사에게 A와 체결한 인수합병 가격보다 더 줄테니 회사를 팔지 말고 자사에게 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팔지 않겠다는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거나 주주들을 설득해 적대적인 인수합병을 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번처럼 인수합병 계약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계약 자체를 파기하라고 한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다.

판을 깨겠다고 나선 이는 스토리지 최강자 EMC다.

EMC(CEO 조 투치)가 데이터중복제거 업체인 데이터 도메인 (Data Domain)에 주당 30달러의 인수를 전격 제안했다. 그것도 현금 18억 달러로. 문제는 지난 5월 21일 넷앱(www.netapp.com)이 데이터 도메인(Data Domain)을 주당 25달러인 약 15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당시 넷앱 CEO인 댄 워맨호벤(Dan Warmenhoven) 회장은 “넷앱과 데이터 도메인의 만남은 양사에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고, 데이터 도메인의 프랭크 슬롯맨 CEO는 “지난 5년간 데이터 도메인 보여온 빠른 성장세와 넷앱의 채널과 고객 기반으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 회사는 인수합병 발표 후 두 제품의 통합과 채널 정리, 고객 판매 전략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 왔다.

이런 상황에서 난데없이 EMC가 판을 깨겠다고 나선 것이다.

EMC는 넷앱이 인수 제안한 가격에 비해 20% 상향된 조건으로 그것도 현금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혔고, 데이터도메인의 인수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곧 공개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서겠다고 공개 선언한 것이다. 데이터도메인의 주주들과 협상하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EMC는 왜 데이터중복제거 업체인 데이터도메인을 인수합병하고 싶어할까? EMC는 관련 보도자료에서 데이터도메인 인수합병으로 인한 시너지를 밝혔다. 그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데이터도메인의 ‘타겟’ 기반 데이터중복제거 기술은 EMC의 ‘소스’ 기반 데이터중복제거 기술과 상호 보완적인 기술로, 양사 합병으로 기대되는 기술 시너지는 차세대 백업과 복구 시장에서 고객들의 요구를 보다 폭넓게 충족시키는 초석이자 최고의 경쟁 역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타겟 기반 데이터 중복제거 분야에 EMC가 약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것.

이에 대해 국내 스토리지 전문 블로거인 상감청자블로터닷넷과 전화통화에서 “6.5TB 이상 지원이 안되고, 데이터베이스 데이터중복제거에도 많은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EMC는 VTL 분야의 데이터 중복제거를 위해 퀀텀의 데이터중복제거 기술을 OEM해 고객에게 전달해 왔다는 것.

그는 “데이터도메인은 그 분야에서는 가장 경쟁력이 강한 업체였다”고 전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한국넷앱의 한 관계자는 “본사에서도 깜짝 놀라워하고 있다”고 전하고 “이미 합병을 발표한 회사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오후에는 본사의 입장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데이터도메인이 넷앱에게 인수된다고 했을 때 EMC가 놀랐다는 말은 들었다”고 말하고 “전체적인 시스템 제안 작업을 할 때 EMC는 그동안 약했던 데이터중복제거 분야에서 데이터도메인 같은 전문 업체 솔루션을 함께 제안했는데 그런 일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아예 인수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의견을 밝혔다.

넷앱도 그간 데이터도메인이나 팔콘스토어 같은 전문 업체와 협력해 시장에 접근해 왔다는 것.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지, 넷앱과 EMC의 행보에서 데이터중복제거 분야가 향후 가장 주목받고, 시장 성장성도 높다는 사실을 읽어낼 수 있다. 쏟아지는 데이터들은 많은데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IT 인프라 투자를 최소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현금 박치기로 나선 EMC 앞에 넷앱은 어떤 카드를 꺼내들 수 있을까? 혹시 또 다른 회사는 더 큰 액수를 부르면서 달려들지 않을까? 데이터도메인의 주주들만 신나는 이전구투의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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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구

IT 분야 중 소통과 관련된 내용에 관심이 많다. 일방 소통에 익숙하다보니 요즘 시대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정말 제대로 된 소통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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