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클라우드 사진 공유 폭탄 맞은 사연

2013.01.14

“어?! 갤러리엔 사진이 25장밖에 없는데, 왜 2천장 가까운 사진 파일이 동기화되고 있는 거지?”

최근 다양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같이 이용하다가 이상한 경험을 마주했습니다. 이제 막 산 스마트폰엔 저장된 사진은 2장, 그런데 스마트폰에서 사용하고 있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는 1천여장이 넘는 사진을 동기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얼마 전 아이폰4S에서 갤럭시노트2로 스마트폰을 바꿨습니다. 아이패드 미니가 있으니,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면 취재할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원래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 생활을 시작한만큼, 안드로이드에 대한 애착도 있었고요.

iOS에서 안드로이드로 돌아가니 뭐가 좋았고 좋지 않았다는 식의 감상은 넘어가겠습니다. 그거야 쓰는 사람 마음이니까요. 제목을 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오늘 설명할 내용은 ‘클라우드’입니다. 그렇게 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와의 동거가 시작됐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면 구글 계정을 입력해 동기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해 주소록 동기화를 마치고, iOS에서 사용하던 응용프로그램(앱) 일부를 내려받았습니다. 사진과 문서 등 콘텐츠 공유를 위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로 드롭박스T클라우드를 선택했습니다. 평소 드롭박스는 취재를 위한 사진 저장 용도로, T클라우드는 개인 사진을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뿔싸. 근데 이게 실수였습니다. 두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동기화하는 순간 T클라우드가 1천여장이 넘는 사진을 동기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한 일이지요. 갓 산 스마트폰입니다. 이제 막 사용준비를 마쳤고, 찍은 사진도 2장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T클라우드는 어디서 1천여장이 되는 사진을 찾아 동기화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 갤럭시노트2 사진첩의 비밀

삼성전자는 갤럭시S3과 갤럭시노트2 사용자에 한해 드롭박스 클라우드 스토리지 50GB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드롭박스에 가입만 하면 2년은 공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번에 나온 갤럭시노트2 갤러리는 이전에 나온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들과는 약간 다른 모양새를 띠고 있습니다. 보통 갤러리에선 카메라에 내장된 사진이나 외장메모리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주는데요. 갤럭시노트2 갤러리에선 드롭박스에 저장된 사진도 미리 볼 수 있습니다.

갤럭시노트2부터 환경설정에 클라우드 기능이 따로 마련돼, 갤러리에서 드롭박스 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에 저장된 콘텐츠를 직접 내려받지 않아도 작은 사진으로 미리 볼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2 갤러리에는 드롭박스에 저장된 사진을 미리볼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이 있다”라며 “해당 공간에는 드롭박스에 저장된 사진을 미리볼 수 있을 정도의 최소한의 파일 정보만 저장되는 형태로, 실제로 사진을 내려받아 갤러리 사진첩에 저장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갤럭시노트2에서 ‘갤러리’ 앱을 실행하면, 드롭박스에 올린 사진과 폴더, T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 구글 피카사에 올라간 사진을 보두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사진 썸네일 미리보기 기능이 갤러리에 녹아든 덕이지요.

즉, 제 갤러리에서 드롭박스에 저장된 사진 2천여장과 피카사에 저장된 사진10여장, T클라우드에 있는 사진 300여장, 스마트폰 내장 메모리에 저장된 사진 25장을 볼 수 있습니다.

# T클라우드와 드롭박스의 동기화 방식 차이가 불러낸 오해

T클라우드가 1천장의 이르는 사진을 어디서 발견했는지는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물리적으로 제 갤러리에는 스마트폰 내장메모리에 저장된 단 2장의 사진만 존재합니다. 그 외 사진들은 스마트폰에서 미리 볼 수 있다뿐이지, 원본이 저장된 건 아닙니다. 삼성전자가 ‘미리보기용’ 사진 정보만 제 갤러리에 저장한다고 설명했으니까요. T클라우드는 실체가 있는 스마트폰에 내장메모리에 저장된 단 2장의 사진만 동기화했어야 했습니다.

SK플래닛과 드롭박스 쪽에 물어보고나서야 두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동기화 방식 차이로 인해 T클라우드가 1천여장의 이르는 드롭박스 사진을 동기화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T클라우드는 메타데이터 저장방식의 동기화 기술을 사용합니다. 콘텐츠를 실제로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게 아니라 해당 콘텐츠의 파일명, 파일 형식, 파일 속성 같은 콘텐츠 메타데이터를 동기화합니다.

즉, 안드로이드 기기 안에 있는 콘텐츠 함에서 메타데이터를 모두 읽어 T클라우드로 보내는 방식입니다. 원 데이터를 보내는 게 아니라, 해당 콘텐츠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를 우선 T클라우드로 보내고, 사용자가 콘텐츠를 선택하면 이를 동기화하는 식이지요.

예를 들어 영화 콘텐츠를 T클라우드로 동기화할 경우 T클라우드는 영화 파일을 실제로 동기화하는 게 아니라, 해당 영화 파일의 정보만 동기화합니다. 메타데이터 저장 방식을 사용하면 클라우드에 콘텐츠를 올리거라 내려받을 때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드롭박스는 좀 다릅니다. 파일 동기화 방식을 취합니다. 드롭박스는 갤럭시노트2 갤러리를 공유 폴더로 인식해, 해당 폴더 안에 저장된 콘텐츠만 자신의 클라우드로 동기화합니다. 갤러리에서 동기화한 사진은 드롭박스 내 ‘카메라 업로드’ 폴더에서 볼 수 있습니다.

PC로 치면 드롭박스는 갤러리를 공유 폴더로 인식하는 셈이지요. 드롭박스 뿐 아니라 N드라이브나 유클라우드, 구글 드라이브 등 대부분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파일 동기화 방식을 통해 콘텐츠를 동기화합니다.

# 클라우드 사진 공유, 마냥 쉬운 건 아니네

앞서 설명했듯이 갤럭시노트2 갤러리에선 T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과 드롭박스에 저장된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파일 동기화 방식을 취하는 드롭박스는 갤러리 폴더 내 있는 T클라우드 폴더를 인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메타데이터 저장방식을 취하는 T클라우드는 갤러리 내 드롭박스 폴더를 인식했지요.

그 결과 드롭박스에 저장된 사진을 T클라우드가 몽땅 긁어 자신의 클라우드에 올리면서 발생했습니다. 메타데이터 저장방식과 폴더 동기화 방식을 취하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앱을 같이 설치한 덕에, 의도치 않게 T클라우드가 드롭박스를 동기화하는 일이 발생한 거지요.

목적에 따라 드롭박스용, T클라우드용으로 사진을 나눈 보람이 사라졌습니다. 드롭박스는 윈도우PC와 맥PC, 아이패드 미니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T클라우드가 해당 기기에 저장된 사진까지 모두 동기화해버린 탓입니다. 덕분에 제 갤럭시노트2 갤러리에선 기기에 저장된 카메라 사진과, 드롭박스에 저장한 사진, 드롭박스에 저장한 사진을 동기화해 저장한 T클라우드 사진까지 몽땅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클라우드 서비스 중 하나만 이용하거나 동기화 기능을 꺼야 합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동기화 방식은 다 똑같은 줄 알았는데, 이번에 새삼 배웠습니다.

다행히도 갤럭시S3에서는 갤러리에서 드롭박스 사진첩이 보이지 않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갤럭시노트2 사용자만 T클라우드와 드롭박스를 사용할 때 주의하면 되겠습니다.

izziene@bloter.net

뭐 화끈하고, 신나고, 재미난 일 없을까요? 할 일이 쌓여도 사람은 만나고, 기사는 씁니다. 관심있는 #핀테크 #클라우드 #그외 모든 것을 다룹니다. @izzie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