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셜미디어, 가치를 판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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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근거도 확인할 수 없는 이야기가 정신없이 떠돌고 타임라인이 원치 않는 정치 이야기로 뒤덮였다며 떠나는 이들도 많지만 이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아도 될 만큼 그 안에서 떠도는 이야기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기업들도 앞다퉈 소셜미디어 채널을 열었다. 초기에는 기업의 글을 받아보게 하고, 많이 퍼뜨려 달라며 선물 공세를 펼쳤고 이는 곧 공해가 돼 버렸다. 2~3년 전 리트윗 많이 하면 선물 주겠다던 기업들, 지금도 트위터를 계속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소셜미디어 채널을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것은 직접 고객과 대면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고객을 앞에 두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 솔깃해 할지, 다른 사람에게 같이 이야기를 듣자며 끌어올지, 혹은 제 발로 걸어들어 올 지 고민할 시기다.

‘기업 소셜미디어 활용전략’은 기업 컨설팅으로 잘 알려진 액센츄어에서 고객관계 업무를 맡고 있는 디렉터들이 모여 쓴 책이다. 어찌 보면 그저 또 하나의 참고서라고 볼 수도 있는데 소셜미디어를 이렇게까지 거창하고 대단한 시각으로 봐야 하는 것이었나 싶을 정도로 지켜보는 것이 인상적이다.

소셜미디어는 계속 발전하고, 또 다양해지고 있지만 기업들이 기대하는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소통 창구다. 소셜미디어는 소비자들의 목소리, 특히 부정적인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수 있는 채널이기도 하거니와 기업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는 접근하기 쉽다. 따로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도 없고 초기에는 전담 인력을 뽑을 필요도 없어 보인다. 거의 이용료도 들지 않다 보니 진입 장벽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하지만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이 소셜미디어다. 책은 ‘많은 기업들이 참신함과 재미에 이끌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피지 않고 전쟁터로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소셜미디어 채널을 섣불리 열었다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고객의 불만이나 반응들이 모여 서둘러 폐쇄한 맥도날드 같은 사례는 소셜미디어의 극단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이 책은 ‘통제권을 포기해야 한다’, ‘어디에나 존재한다’, ‘기능적인만큼 감성적이다’라고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데 어려운 점들을 소개한다. SNS상에서는 진실만이 유통되는 것도 아니고 틀린 내용이든 부정적인 내용이든 내 의사와 관계 없이 퍼져 나갈 수 있다. 내용을 특정 지역에 가둬두는 것도 안 된다. 또한 감성 위주로 움직이는 이용자들의 특성을 이해하지 않으면 어려움에 닥치는 경우가 생긴다.

소셜미디어 관련 서적들이 최근 입을 모으는 내용이 좀 더 구체화돼 있다. 소셜미디어, 하려면 확실하게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역할에 대해 내부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할 수 있는 한 많은 부분에서 협업을 끌어내라고 주문한다. 기업의 소셜미디어는 단순히 홍보 채널로서의 역할이 아니다. 고객 불만 접수 창구도 아니다.

몇 권의 책을 읽고 취재중에 주변에서 만나는 기업들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여전히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의 이야기, 정보, 이벤트 등을 전달하려고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소셜 마케팅은 무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일이든 공짜는 없는 법이다. 더 나은 도구가 필요하고 전문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

역할만큼 가치, 그리고 그 역할에 대해 명확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고객 상담은 연 23억건 가량이다. 그 중 전화는 계속해서 줄어들어 5% 수준이라고 한다. 나머지는 온라인, 그 중에서도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로 처리되는 부분이 상당하다. 소셜네트워크의 역할이 다변화되는 사례다.

이런 변화와 특성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셜네트워크 담당자들의 역할을 기존 전화 상담의 시각으로 평가하거나, 혹은 업무 시간을 쪼개서 할만큼 생산적인 일이 아니라는 생각들이 기업 문화 전반에 녹아 있다. 외부로는 소비자들과 가깝고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하겠다고 말하며 기업 내에서 일부 직원들 외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금지하거나 아예 네트워크를 차단하는 기업의 이중성이 이런 가치관의 혼란에서 나온다. 직원들도 소셜미디어를 눈치보며 접근한다면 소비자들과 접할 창구를 하나씩 잃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르는 보안 위협이 뒤따를 수 있지만 이 역시 매뉴얼로 풀어낼 일이다. 액센츄어는 500~1000 단어 사이의 매뉴얼을 만들고 소셜미디어를 자유롭게 활용하라고 설명한다.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이 잘 와닿지 않는 기업이나 마케팅 담당자도 여전히 많이 있을 것이다.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과 시간, 자원의 낭비라는 혼란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필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고객들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이 책은 업계의 교과서도 아니고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셜미디어의 근본부터 되돌아보고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가 된다. 그 경험이 액센츄어에서 나왔다는 것, 그리고 액센츄어의 스타일로 다양한 자료가 뒷받침된 내용들은 실전에 부딪치거나 여전히 실전에 나서기를 망설이는 기업들을 위한 가이드로서, 컨설팅으로서 읽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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