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팀 쿡 “아이패드의 자기잠식은 큰 기회”

2013.01.24

“자기잠식(Cannibalization)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

팀 쿡 애플 CEO가 미국 현지시각으로 1월23일 가진 애플 실적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애플은 지난 한 분기 동안 맥 제품군 410만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분기 520만대를 판 것과 비교해 20% 가량 줄어든 숫자다. 개인용 컴퓨터 시장 자체가 쪼그라든 탓도 있지만, 팀쿡이 밝힌 것과 같이 애플 제품의 자기잠식과도 관련이 깊다. 그곳에서 ‘더 큰 기회’를 생각하는 것은 애플의 자신감이자 철학이다.

ipad_mac_cann_500

애플은 맥 제품군 외에 ‘아이패드’도 만들고 있다. 태블릿 PC는 아직 맥이나 PC의 모든 기능을 대체해주지 못한다. 하지만 애플이 말하는 ‘포스트 PC(Post PC)’ 시대를 선두에서 이끄는 제품이다. 실제로 이번 애플 성적을 보면 애플은 지난 한 분기 동안 2290만대의 아이패드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분기 1540만대를 팔았다는 점과 비교하면, 아이패드에 관한 사용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많이 늘어났는지 알 수 있다.

사용자가 태블릿 PC에 투자하는 돈이 늘어날수록 맥 등 기존 PC를 구입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중은 줄어든다. IT 환경에서 새 기기는 하루가 머다하고 출시되지만, 사용자들의 지갑은 그리 빨리 두꺼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맥 판매량이 줄어든 데는 아이패드의 인기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다.

팀 쿡 CEO는 “우리의 핵심 철학은 자기잠식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며 “만약 우리 제품이 가진 시장을 우리가 잠식하지 못하면, 다른 업체가 가져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이 ‘아이팟’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아이패드가 일부 맥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포스트 PC’ 낙관론이 애플 자신감의 근거다. 애플은 언젠가 태블릿 PC 시장이 기존 PC 시장 규모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태블릿 PC가 기존 PC 시장 규모를 추월하는 포스트 PC 시대, 손해를 보는 쪽은 어디일까. 애플 맥과 달리 기존 PC 시장에서 막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윈도우 운영체제(OS) 계열일 것이다.

팀쿡 CEO는 “윈도우 OS가 가진 시장이 훨씬 큰데, 이미 아이패드가 그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라며 “애플은 태블릿 PC 시장이 언젠가 기존 PC 시장 규모를 뛰어넘으리라는 것을 것을 믿는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이패드 때문에 맥 제품군 판매량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패드는 동시에 윈도우 OS 시장도 잠식해 가고 있다. 맥 판매량이 떨어지는 것 이상으로 아이패드가 팔리면, 애플은 이득이다. 팀쿡 CEO의 말대로 실제로 태블릿 PC가 기존 PC 시장보다 더 큰 규모로 성장하게 되면, 태블릿 PC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이 더 반길만한 소식이다.

sideway@bloter.net

기술을 이야기하지만, 사람을 생각합니다. [트위터] @Sideway_s, [페이스북] facebook.com/sideways86, [구글+] gplus.to/sideway [e메일] sidewa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