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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석 테라데이타 사장이 고객앞에서 화투패 돌리는 사연
by 도안구 | 2009. 06. 07

희끗한 머리의 신사가 빨깐 화투장을 들고 나타났다. 그는 항상 ‘일대일’의 만남을 즐긴다고 했다. 갑자기 화투를 꺼내면서 “‘팔광’을 찾아보라”고 한다. 얼떨결이었지만 내 손엔 화투가 들려 있었고, 손과 눈이 연신 빠르게 화투장을 뒤진다.

씩 웃던 그는 다시 화투를 섞더니 내 앞에 다시 놓으며 “이번엔 ‘고도리’를 찾아보라”고 한다. ‘아니 뭐하자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그의 페이스에 말려든 나는 어느새 화투장을 찾기 위해 손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화투를 들고 국내 기업들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찾아 나선다는 이는 윤문석 한국테라데이타 지사장이다. 고객과 화투판이라도 벌이려는 것일까? 허허 웃던 그는 “우리 회사와 다른 회사들의 제품 차이를 설명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찾아낸 게 화투인데 이만한 게 없더라구요”라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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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사장이 화투를 들고 다니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테라데이타라는 회사를 잠깐 살펴봐야 한다.

테라데이타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전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업체다. 특정 소프트웨어를 전용 하드웨어에 담아낸 것을 흔히 ‘어플라이언스’라고 하는데, 테라데이타는DW 전용 어플라이언스 업체인 셈이다. 이 분야 최고의 업체다.

DW는 기업내 이곳 저곳에 산재돼 있는 정보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분석할 때 사용하는 커다란 정보창고다. 대규모 시스템의 경우, 일반적으로 병렬처리 시스템으로 구현하는데, 그 방식에 있어 테라데이타의 어플라이언스는 MPP(Massively parallel processing) 기반으로 SMP(Symmetric Multiprocessing) 기반의 일반 서버들과는 다른 기술을 사용한다.

DW를 만들기 위해 고객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다. 하나는 전문 DBMS와 서버를 별도로 구매해서 운용하는 방식이다. 또 하나는 테라데이타처럼 SW와 HW가 완전히 밀결합된 ‘DW 전용 어플라이언스’를 구매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자의 경우는 IBM이나 HP, , , 후지쯔 같은 SMP 기반 서버에 가동된다. 테라데이타만 MPP 기반으로 장비를 만들었다.

이것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윤 사장의 화투 이야기 속으로 다시 들어가 보자.

화투패를 쥐고 위에서부터 한장씩 확인하는 방식이 SMP 형태고, 화투패를 3등분 해놓고 동시에 찾아내는 방식이 MPP란다. 당연히 수많은 분석 요구에 대응하는데는 MPP가 월등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화투로 풀어낸 병렬처리 시스템의 차이다.

IT 분야는 낯선 기술용어들이 많아 익숙해지기 어렵다. 그 기술용어들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더 어렵다. 고객에게 개념을 정확하게 풀어 알기쉽게 설명하는 일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전문가의 역량이 발휘되고 필요한 부분이 바로 ‘어려운 얘기를 쉽게 풀어 설명하는’ 일이다. 어려운 것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방법의 열쇠는 ‘가장 친숙한 것을 이용한 비유’다.

윤문석 사장은 “고객들에게 화투를 이용해 설명하면 많은 고객들이 고개를 끄덕여요. 이해가 됐다는 거죠”라며 웃는다. 30년넘게 IT 비즈니스를 해온 베테랑의 면모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고객들을 자주 찾아가는 것이야 모든 기업들이 하는 일이지만 최근 테라데이타는 많은 변화를 겪었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더 자주 찾아가야 한다. 제품군부터 시작해서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 시장 분위기도 나쁘지는 않다.

최근 사이베이스나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 DBMS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DW 전용 어플라이언스’를 출시하거나 관련 업체를 인수했다. 네티자 같은 전문 어플라이언스 업체도 등장했고, 썬도 그린플럼과 협력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조금씩 전운이 감돌고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테라데이타는 대형 장비 한 기종만을 주력해왔다. 이 때문에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은행이나 통신사 등이 사용할 최고 사양의 제품은 있었지만 일반 대기업과 중견중소 시장은 아예 진출할 엄두도 못내고 있었던 것. 윤문석 사장은 이를 “고객이 탁자 하나 옮기자고 했는데 대형 화물 트럭을 가져와 이걸로도 나를 수 있습니다”라고 한 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테라데이타는새로운 기종들을 선보이면서 이같은 약점을 보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서버 기반의 DW 전용 소프트웨어도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용 소프트웨어 판매는 그동안의 테라데이타 전략과 비교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변화 중 하나다.

윤 사장은 “대형 고객부터 중견중소 기업들까지 모두 최고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더 많이 알리는 일만 남았죠”라고 밝혔다.

SAP와의 협력도 테라데이타에게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협력은 SAP 넷위버 비즈니스웨어하우스(BW), SAP 비즈니스오브젝트  (SAP BusinessObjects) 소프트웨어, 테라데이타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웨어하우스 솔루션을 통합해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고객들은 전사적 정보를 한 곳에 집적해 세부 정보의 가시성을 향상시키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제품군을 다양화한 결과 이런 협력도 가능해진 것.

테라데이타는 정보 처리 임계점이 되면 새로운 장비를 구매해 연동시키는 전략을 취해왔다. 예를 들어 60TB를 처리하는 것이 한계였을 때 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60TB 처리용 장비 하나를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이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볼멘 소리를 들어야했다. 10TB가 필요한데도 어쩔 수 없이 60TB짜리 장비를 사야하기 때문이었다.

테라데이타는 이런 약점을 최근 출시된 ‘테라데이타 DBMS 13’ 제품부터 해결했다. 윤문석 사장은 “그만큼 시장의 변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윤 사장은 한국오라클, 시만텍코리아 지사장을 거쳐 테라데이타에 몸을 담근지 이제 6개월이 됐다. IT 분야에서는 최고참 비즈니스맨이지만, 하드웨어 영업은 처음이다. 하드웨어 비즈니스는 처음이지만 그간 직판 체계에서 탈피해 파트너들을 통한 판매도 계획하고 있을 만큼 의욕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마 그는 파트너를 모집할 때도 화투를 꺼내들지 모른다.

또 혹시 모를 일이다. 한국테라데이타가 고객세미나에서 모포와 화투를 선물할지도. 받거든 놀라지 마시라. 그는 오늘도 화투패를 들고 회사 문을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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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닷넷 미디어랩장. 블로터TV와 소셜 분석, 전자책 등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원피스'의 해적들처럼 새로운 모험을 향해 출항했다. [트위터] @eyeball, [이메일] : eyeball@bloter.net
2 Responses to "윤문석 테라데이타 사장이 고객앞에서 화투패 돌리는 사연"

저도 개인적으로 윤문석 사장님과 오랜 친분이 있어 얼마전 뵈었었는데, 같은 외국계 IT벤더에서 일하고 있어서인지 화투패를 볼 기회는 없었답니다. 기업의 탑 매니지먼트 레벨을 접촉하실 경우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법이 될 듯 싶네요. 다만, 혹시나 병렬프로세싱 관련 기술을 연구했던 고객이 있다면 MPP, SMP, NUMA 아키텍쳐의 장단점을 비교하며 피곤한 상황이 되겠지만 말이죠.
하여간, 오늘도 도기자님 글 잘읽고 갑니다.

얼리어답터//일단 자사 제품에 대한 장점을 아주 간결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찾아낸 방법이니까요. 이걸 가지고 기술적인 논쟁을 시작하면, 대책은 없겠지요. 기술적인 대략적인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해법이라는 점에서 그 노력이 감탄스러웠답니다. 저도 더 쉽고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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