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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무제한 요금제 없다더니…통신 3사 출시

2013.01.27

이동통신사들의 데이터 무제한 전쟁 2차전이 시작됐다. 그간 통신사들은 LTE에는 절대 무제한 데이터를 풀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빗장이 풀리는 데는 딱 하루가 걸렸다.

LG_LTE_unlimited

먼저 시작한 것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의 데이터 무제한 정책은 3개의 신규 요금제로 이뤄져 있다. ‘LTE 데이터 무한자유’로 95/110/130 등 세 가지 요금제에 적용된다. 데이터를 무조건 퍼주는 건 아니다. 3개의 안전장치가 있다.

첫 번째 안전장치는 기본 데이터다. 각각 요금제마다 14GB, 20GB, 24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무제한이라고 하지만 1차 제한 장치를 마련해 둔 셈이다. 두 번째는 일일 데이터 이용량이다. 기본 데이터를 넘기면 하루에 3GB씩 LTE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한다. 하루 안에 그것도 다 쓰고 나면 어떡할까. 속도를 낮추는 것이 마지막 장치다.

한국은 상위 10% 이용자가 전체 트래픽의 80%를 사용하고, 20% 이용자가 95%의 트래픽을 쓰는 구조다. 유선인터넷 수준의 속도를 내는 LTE가 감내할 수 있는 가격에 제한 없이 쓸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가정의 유선 인터넷을 끊겠다는 이들이 나올 판이다.

그래서 이 무제한 요금제는 사실상 제한이 있다. 95요금제, 한 달 30일 기준으로 첫날 14GB를 다 쓰고 매일 3GB씩 추가로 받아서 쓴다고 하면 한 달에 최대 27(3GB×29일)+14로 41GB를 LTE 속도로 쓸 수 있다. 하루 3GB가 넘으면 속도를 낮춘다. LG유플러스는 3GB 이후에는 속도를 2Mbps로 제한해 계속 인터넷을 열어준다. 실질적으로 특정 헤비 유저들을 제외하고는 부족함 없이 쓸 수 있는 용량이다.

이 요금제가 이슈가 되자 금요일 저녁, KT도 거의 같은 모양새의 요금제를 내놓았다. KT는 ‘LTE데이터무제한’요금제로 950, 1100, 1300 요금제로 기본은 LG유플러스와 같다. 14/20/24GB의 데이터 제공량, 매일 3GB 추가 제공, 이후 2Mbps 속도 제한 등이다.

이제 SK텔레콤만 남았다. SK텔레콤도 밤새 고민을 했는지 토요일 아침 곧바로 맞받아쳤다. SK텔레콤은 ‘LTE데이터무제한109’ 요금제 한 가지만 내놓았다. 기본 데이터 이용량 18GB를 다 쓰고 나면 하루에 3GB씩 추가, 이후 속도 제한의 패턴이다. SK텔레콤은 제한 속도를 밝히진 않았는데 다른 두 회사가 2Mbps로 정한 만큼 따를 수밖에 없다.

LTE_unlimited

3G 시절 이미 한 차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로 진통을 앓았던 터라, 통신사들은 속도가 빠른 LTE에서는 무제한 요금제를 낼 계획이 없다고 일찌감치 못박았다. LTE는 가정에서 쓰는 유무선 브로드밴드 수준의 속도를 내기 때문에 수익구조 자체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경쟁이 심해지면서 결국 피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LG유플러스가 전격적으로 요금제를 내고 하루만에 3개 통신사가 모두 요금제를 꺼내 놓았지만, 나머지 두 통신사 역시 몇 달 전부터 검토를 해 왔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이야기다.

그럼 어떻게 하루만에 3개 통신사가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었을까. 이 요금제는 현재 정규 요금이 아니라 3개월 한정의 프로모션 요금제다. 정규 요금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인가가 필요한데 이 과정은 시간이 좀 필요하다. 하지만 프로모션의 경우 방통위에 요금제 신고만 하면 된다. 아직은 트래픽이나 망 여력 등 이 제도의 가능성을 보기 위한 시험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신고만 거치면 바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LG유플러스의 요금제에 준해 요금제 설계, 시뮬레이션을 거쳐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 잇달아 맞받아친 모양새다. LG유플러스는 꽤 준비를 탄탄히 했는지 현재 TV광고까지 하고 있다.

SKT_LTE_unlimited

하지만 실제 LTE 무제한 요금제의 실효성은 의구심이 든다. 데이터 이용량이 늘어났다고 해도 1인당 월 2~3GB를 넘겨 쓰는 이용자는 많지 않다. LTE의 표준처럼 돼 버린 62요금제만 해도 기본 데이터 양이 5~6GB인데 남기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요금 자체가 비싸다. 적어도 월 9만5천원이다. 이 정도 요금을 쓰면 단말기 할부금이 거의 보조금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단말기 할부금이 더해지진 않겠지만 부가가치세를 더하면 10만원이 넘는다. 62요금제도 버거운 대부분의 일반 이용자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일반 이용자들이 신경써서 지켜봐야 하는 부분은 8만원 이하 요금제에 적용되는 데이터 무제한 옵션이다. 52, 62, 72등 일반 요금제에 3천원을 더하면 정해진 데이터를 넘어갈 때 속도에 제한을 걸되 추가로 과금하지 않는 옵션 요금제도 마찬가지로 3개월 한정 프로모션으로 등장했다. 제한 속도가 400kbps로 LTE 무제한에 비하면 한참 낮지만 웹서핑, 메시지 등으로는 충분하기 때문에 요금 부담을 덜 수 있다. 사실 이전에 9천원 가량 내던 데이터 안심 서비스가 값을 내린 것이다.

KT는 이것을 아예 옵션으로 만들어 기본 요금에 3천원을 더하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쓰거나, 망내 무료통화 50시간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데이터 선물하기라는 기능을 만들었다. 가족, 친구, 연인 사이에서 남는 데이터를 상대방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폭력에 오용될 수 있어 19세 미만 청소년들은 선물 받기만 되도록 한 점은 잘 짰다.

이 요금제들은 1월31일부터 4월30일까지 3개월 동안 가입해서 쓸 수 있다. 이후에 이 요금제가 정식 요금제로 자리잡게 될지, 변경이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 기간 안에 가입한 이들은 이후에도 계속 쓸 수 있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