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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포럼] 새 정부 IT 정책, 바라건대

| 2013.01.28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차기 정부의 모양새와 할 일들을 구체화하고 있다. 정치적인 색깔을 떠나 지난 5년간 상대적으로 큰 토목 정책에 밀려 어려움을 겪었던 IT 분야가 새로운 활로를 얻을 수 있을지가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업계로서는 시급한 문제이기도 하다.

인수위가 내놓은 정부 초안에 정보통신부 역할을 하는 부처가 빠지면서 실망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더 이상 IT가 그 자체로 진흥과 규제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사회 모든 분야에 IT가 이미 녹아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정책과 방향성 등이 구체화되진 않았기에 잘잘못을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공약을 통해 새 정부의 IT 정책을 내다보고 기대하는 정책과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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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시 : 2013년 1월 17일 오후 2시
  • 장소 : 합정동 블로터닷넷 사무실
  • 참석자 : 강정수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사, 곽동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김기창 고려대학교 법학원대학원 교수블로터닷넷 이희욱/최호섭 기자

강정수 박사 : 새 정부의 IT 정책에 기대하는 부분은 우선, 진흥과 규제가 분리돼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5년간 진흥 업무와 규제 업무는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상당부분 겹쳐 있었다. 새 정부의 세부 부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미래창조과학부로 진흥 업무가 상당부분 넘어가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본다. 방통위는 규제 위주의 업무로 분리하는 편이 좋겠다.

IT에 관련된 국가 정책은 특정 산업을 육성하거나 막는다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사화 전반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문화, 인권, 교육적인 시각으로 따로 혹은 포괄적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게임 규제에 대한 것만 해도 부처별 갈등이 필연적으로 생기는 일인데 이 안에 철학적 원칙과 패러다임이 더해져야 한다.

김기창 교수 : ‘진흥’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얘기지만, 진흥이라는 발상 자체를 좀 놓아주는 것이 좋겠다. 과거 건설이나 조선, 가전, 반도체 등은 국가에서 육성하면서 금융이나 법률 등 제도적인 특혜를 준 바 있다. 일정 부분의 위험 부담을 국가가 덜어주는 전략이었는데 인터넷 산업에서는 진흥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다양한 부분에서 규제를 없애주고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 진흥을 이끌어내는 길이다. 차라리 연구개발 정도로 역할을 잡았으면 좋겠다.

곽동수 교수 : 멀리 볼 필요가 있다. 제조업 중심의 삼성전자는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한 이후 4개 부처를 만들었다. 각 부서가 서로 다른 4가지 제품을 만들어 내놓았다. 팀 내에서 경쟁과 갈등은 심해졌지만 결국 나온 제품은 품질이 좋아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2~3년 뒤는 연구소에서, 5년 이후는 리서치 조직에서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한국도 단기와 중기, 장기 전망을 한번에 내다보는 조직이 필요하다. 규제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차기 정부에서는 흔히 갑을 관계에 대한 제약을 풀어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디지털이나 IT를 모르는 조직이 만들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누군가 좋은 아이디어로 앱을 만들면 현실적으로 창업과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

강정수 : 산업 정책과 산업 진흥 정책은 분리될 필요가 있다. 경쟁 자체가 치열해지지 못했을 때는 경쟁구도를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제2의 리눅스가 나오는 것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리눅스 산업이 절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앞장서서 오픈소스와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만들면 된다. 단순히 진흥이라고 하면 하나의 특정산업 그리고 그를 이끌어갈 특정 기업이 짝짓기하고, 이를 정부 조직이 육성해 나간다. HWP처럼 폐쇄적인 플랫폼이 성장할 수도 있다. 국내 문서 산업에 대해서는 고려되지 않았다.

김기창 : 규제를 없애자는 이야기가 불공정한 상황을 내버려두자는 것은 아니다. 이권 사업을 나라가 앞장서서 만들고 특정 이권 업자를 만들어내는 방식의 진흥책이 옳지 않다는 얘기다. 시장 자체를 공정하고 창의적인 기술 경쟁이 이뤄지도록 만드는 것이 정부의 IT에 대한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

HWP 문서는 조달 과정에서 사실상 사용을 강제하는 상황이다. 여러 나라 정부들이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 문서 포맷인데 정부가 한 가지 문서 소프트웨어를 통일해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문서 포맷의 종류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 확산하기 어려운, 혼자만 쓰는 파일 포맷이다. 개방한다고 시늉만 했을 뿐이지 실제로 이 문서 포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서드파티 기업은 없다.

forum03-2 곽동수 : 제가 한글과컴퓨터 기획실장 출신이다. (모두 웃음) 인터넷 초기 시절 한컴이 한글보다 인터넷 사업쪽으로 방향을 바꾸기로 협의를 했다. 이후 한컴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돈을 받고 접었다는 보도가 나면서 심하게 흔들렸다. 이후 개발자들은 나가고, 소비자들이 한글을 살리자는 운동과 1만원짜리 ‘한글 815′가 나오기도 했다. 그 뒤로 기본 엔진을 두고 계속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 경찰서나 정부 등에서는 사실 어떤 프로그램을 쓰는 게 썩 중요하지 않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한글에 PDF나 DOCX 등의 문서 표준화를 넣어 호환성을 만들게 하는 것에 대해 받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과연 정부가 필요로 할까? 그것이 좀 궁금하다.

강정수 : 맞다. 시장조사를 해 보면 주문 발주를 내는 쪽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불공정 거래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ERP 시스템을 낸다면 이와 관련된 세계 표준, 특성, 다른 시스템과 적합성을 검토하지 않는다. 조달의 기준은 대체로 입찰할 수 있는 기업을 줄 세우는 정도 뿐이다. 앞에서는 대기업이 들어갈 수 없다지만 실질적으로는 중소기업을 앞세운 대기업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대기업 SI만 충족할 수 있는 조건만 내세우기 때문에 더욱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종속된다.

IT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 사실이다. 잘 모르는 것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쉽게 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정부부처마다 에반젤리스트를 두자.

김기창 : ICT에 관련된 정부부처를 만들겠다면 부처가 해야 할 역할이 바로 에반젤리스트다. IT 분야의 기술이나 산업이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설정을 하고 그 가치들을 교육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각 부처들이 어떻게 IT를 적용해야 하고 정부부처들이 어떻게 기술을 구현해야 하는지 교육하고 설명해야 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최호섭 : 한국형IT와 표준화 사이의 충돌이 가장 시급한 문제인가?

곽동수 : 정책보다는 IT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스마트폰 시장 육성책으로 모바일 앱 심사를 한 적이 있다. 실제 시장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들보다 관련 세미나와 시상식 등에 더 치중한 느낌이 들었다. 현재 정책들은 장기적으로 보는 육성책보다는 당장의 업적과 성과를 만들어내는 쪽에 더 가까웠던 게 아닌가 싶다.

이해도 의지도 없는데, 콘트롤타워조차 없어졌다. 업무 떠넘기기만 치중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글자 표준화 같은 것도 당장 필요하지 않은가.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에서 더 큰 글자를 보기 원하는데 제조사 의지에 따라 대체로 3단계로만 고를 수 있다. 시장이 원한다면 실제 보이는 더 큰 글꼴을 만들어낸다거나 하는 식으로.

키패드같은 경우 제조사들이 각자 자판을 표준화하겠다고 하다가 정작 키패드 달린 피처폰 시장이 끝날 때쯤에서야 표준화되면서 현재는 크게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의외로 공인인증서나 초고속 아파트 인증의 경우는 빠르게 표준화된 경우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IT 전체에 대해 중심을 잡는 콘트롤타워가 없었다. 부처가 있는 것과 차관급이 있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강정수 : 이제 인터넷 1세대들이 최전선에서는 물러날 시기가 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인터넷의 역사는 계속 이어갈 것인데 90년대 말 IT붐이 일어나면서 포털, 초고속 인터넷, 휴대폰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다양한 전문가, 기업인들이 따라 성장했다. 그들이 지금 국내 IT의 우두머리가 되고 있다. 맨땅에서 IT를 일으켰던 능력과 열정은 인정한다.

하지만 당시에 만들어졌던 공인인증서, 액티브X 등 시대를 따르지 못하고 세계 시장에서 표준화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속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식의 선지식이 현재를 가로막고 있다. 그들이 콘트롤타워를 만들어낸다고 한들 과연 그게 제대로 굴러 가겠는가.

forum04-2 김기창 : 콘트롤타워는 위험한 생각이 될 수 있다. 콘트롤타워는 수장의 역량에 따라 방향성이 크게 좌우되는데, 의도가 좋다고 해도 현재는 누가 와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기 어려워 보인다. 이전처럼 이권 사업자를 만들어내고 인위적으로 독점 상황을 만들어주면서 기술 발전을 끌고 간다고 할 가능성이 높다. 공인인증서, 위피가 그 예다.

지금까지 10년 넘게 우리나라에 끊임없는 진흥책이 만들어져 왔다. 그 결과 생겨난 여러 이권의 무리들이 세력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의 정부가 기여해야 하는 역할은 그 이권들을 정리해야 한다. 그런 부서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다. 잘 될 것 같은, 혹은 이미 쥐고 있는 이권에 대해서는 각자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런 역할을 정리해주는 부처나 기구가 시급하다.

강정수 : 부처간 힘의 문제보다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독일은 여당, 야당, 사회단체가 함께 1년동안 독일이 디지털 사회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합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어떻게 해야 산업 질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사회와 경제가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저작권은 어떻게 개편돼야 하는지, 망중립성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심지어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 등을 1년동안 여러 분과를 만들어 논의했다. 이 과정은 모두 유튜브에 생중계되고 의견을 나눴다.

한국사회 역시 정부의 도움을 받아 기술적인 발전을 거쳐온 1기를 마무리하고 디지털 사회로 진화하면서 새로운 경제적인 저력들을 확대할 시기다. 이것은 한 명의 똑똑한 사람이 나서서 정리하기보다는 사회적인 고민과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이게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합 정신에도 부합된다고 생각한다.

국민 조사 위원회같은 것도 시급하게 필요하다. 그 속에서 이뤄진 합의 안에서 진흥과 규제가 종합적인 관점으로 고민되고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본다. 게임 진흥안과 셧다운 제도가 큰 그림 없이 각자의 목소리만으로 부딪히는 것이 그 예다.

싸이가 유튜브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저작권을 일부 포기하고 패러디 등 온라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양보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당장 정부는 싸이의 성공을 두고 저작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늘어놓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는 저작권이 더 중요하다며 광고까지 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의 흐름과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건 정부에 누가 들어서느냐, 어떤 똑똑한 수장에 기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자체가 배우는 과정을 거쳐야 할 시기다. 정부가 이에 앞장섰으면 한다.

김기창 : 차기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걸까? 육성책, 콘트롤타워는 반대다. 뭔가 만들어가는 구조를 정부가 해주었으면 한다. 예를들면 보안이다. 정보가 오가는 단계에서 일어나는 보안을 어떻게 구현하는지에 대해 인수위도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해결과정에 대해서도 국회가 하겠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저작권, 공공정보 개발, 게임, 표현의 자유 등 이와 관계된 모든 주제들을 아우르고 개선 방향을 스터디하고 총괄하는 역할을 해줄 부처가 필요한 것 아닐까.

곽동수 : 박근혜 당선인의 임기 5년 동안 실질적으로 정책을 세우고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핵심 기간은 2년 정도에 불과하다. 디지털 시대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인지가 시급하다. 처방이나 조치를 하려면 진단부터 해야 한다. 콘트롤타워가 나오면 다른 부처들이 각자의 이익을 두고 성과주의로 흐를 것들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당선인의 의지와 잘 맞는 수장과 콘트롤타워가 나오면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지지 않을까.

김기창 : 통신시장의 중요성이 표면화되고 있다. 한국의 통신산업을 제어하는 규제자는 그간 적잖게 통신사를 감싸 왔다. 반성하고 규제의 방향을 전면적으로 손봐야 할 필요가 있다. 통신요금 내리겠다는 정책 역시 맴돌기만 했는데 해결책은 간단한다. 경쟁자를 시장에 많이 참여시키면 된다.

하지만 현재 이동통신재판매(MVNO)의 시장 참여는 현실적으로, 구조적으로 어렵다. 특히 통신사들이 스스로 MVNO 형태의 저가망을 운영한다. 시장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얘기다.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은 쉽게, 망 공급자들에게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단적인 예가 영국이다. 영국의 경우 이동통신망 시장에 50개 이상의 사업자가 들어와 경쟁을 한다. 가격은 물론이고 mVoIP를 비롯한 망 중립성에 대한 문제들도 다양한 망 사업자들을 통해 시장 내에서 스스로 해결되고 있다.

망중립성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이야기지만 정부가 사업적인 중요성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일부 거대 통신사들의 이권만 그대로 받아들여 시장을 키워 왔다. 요금 인하나 망중립성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초과 이윤이 있어야 투자할 수 있다’는 한마디로 일축된다. 투자하지 못할 만큼 이윤이 줄어들었다면 그 원가와 수익을 활짝 열어놓고 함께 논의자하고 해 왔다. 하지만 그 누구도 공개하지 않았고 공개하라고도 안 했다.

forum05-2 강정수 : 차기 정부는 망중립성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당선인도 망중립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신사들도 표면적으로는 망중립성에 동의한다고 말하지만 카카오톡처럼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 망중립은 조건에 따라 상당히 모호해지는 개념이다. 어떤 조건도 없이 망중립성을 옹호한다면 이런 부분은 빨리 밝혀주었으면 좋겠다.

통신 산업에 대해서 다시 검토해볼 필요도 있다. 단순히 통신을 설비 산업 중심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설비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산업으로 무게이동하는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 이미 초기 통신사들이 성장하는 과정에는 지대추구가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정부가 인허가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독과점 구조를 갖게 됐고 이 사업 권한을 얻게 되면 막대한 이익이 들어오는 것이 보장된 바 있다. 건전한 경제활동보다 자연스레 구조화된 로비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념적인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건전성을 해치는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 지난 5년 역시 비슷한 이유로 설비 산업이 성장했다.

곽동수 : 얘기를 하다보니 ‘공정거래부가 필요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상황은 위원회로는 턱도 없으니 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기업의 빵집 사업조차도 조정이 잘 안 되고 있다. 어느 한 회사를 크게 키워서 시장의 성장을 이끈다는 인식이 뿌리깊이 박혀 있다. 극장, 항공사 등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 구조가 이상하게 가고 있다.

이를 어떻게 풀 것인가가 고민이다. 통신사도 가격 경쟁과 요금제의 다양화가 이뤄졌던 것은 5개 사업자가 있을 때였다. 어떤 식이 됐건 통신사들이 독점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들을 공정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망중립성을 지켜달라’고 막연하게 말을 꺼낼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세세한 이슈를 던져서 답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필요한 것을 요구해야 한다.

강정수 : 통신사들은 어떻게 보면 망중립성에 대한 결정 하나하나가 존재성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신중하고 또 어려워하고 있다. 설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3개 통신사가 나라 전체를 시장으로 나누고 있고 그 중 하나는 절반 수준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를 정부가 감싸주는 구조가 돼서는 안된다. 법적으로도 통제할 수 있다. 단순히 지시해서가 아니라 경쟁력을 강화하는 원칙을 잡을 필요가 있다. 경쟁활성과 이를 막는 부분을 명확하게 갈라내자.

김기창 : 통신사 문제는 규제자가 명확히 법에 규제된 책임까지도 포기하고 있다. 이 정도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면 여러가지 시장의 요구가 법적으로 정당하다. 수익구조를 투명하게 밝히라는 것도 하나의 예다. 3개 사업자가 100%를 차지하는 사업이다. 정보공개는 당연하다. 수익 구조를 명확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의 재무재표를 요구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인가.

또한 임차망 사업자가 얼마를 줘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바로 규제자가 정해줘야 한다. 이동통신 재판매 사업자들이 받는 도매가가 너무 높다. 절대 요금이 내려갈 수가 없다. 이런 건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현재는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쓰게 해라, 카카오톡과 통신사 간 논의를 하라는 정도 수준이다.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시장은 스마트폰으로 통신 요금이 늘어난 것에 대한 개념이 흐리다. 요금을 더 내는 만큼 더 잘 쓸 수 있도록 교육 사업을 한다던가 하는 것처럼 시장에 돌려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들이 필요한데 전혀 그런 요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정수 : 각 사업에 이권이 연결된 이들이 정부 일을 맡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똑똑한 한 명의 수장이 들어선다고 해서 IT 정책이 일시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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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수 : 아직은 불안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잘잘못을 가릴 수 있는, 책임 소재를 확실히 물을 수 있는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어떤 조직이 잘못했다고 하면 지적하고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너무 많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규제를 풀 수 있는 것이 당장 어렵다면 소비자 친화적인 디지털 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박근혜 당선인의 정책 중 기본요금, 가입비 없애자는 공약은 좋은 사례다. 기본료 내리고 다른 쪽에서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은 콘트롤할 수 있다. 요금 내리는 것은 시작이다. 이런 소비자 친화적인 정책을 펼 수 있게 하는 창구가 있어야 한다. 내가 이야기하는 콘트롤타워는 통제하는 것보다는 창구이자 책임 소재를 갖고 있는 조직이다. 목소리는 많지만 이를 이루려면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던질 곳이 필요하다.

강정수 : 어쩌다보니 IT시장에 대해 현실 푸념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3천만 시대가 열리면서 인터넷 없는 세상은 상상도 못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하드웨어와 인프라 성장은 이례적으로 빠르게 이뤄졌다. 유럽의 스마트폰 대중화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 등을 이용한 영상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새로운 감수성을 갖는 새로운 세대가 태어나고 있고, 새 패러다임이 나올 것이고, 새로운 사업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망중립성, 트래픽 제한, 실명제 등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마트폰 전후 세대가 어떤 것이 달라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가 없다. 인터넷에 뭔가 들어가 있다는 것은 달라졌지만 감수성, 표현력, 문화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달라지지 않고 있다. 철학적으로 달라지는 세대가 나올 수 있다. 스스로가 생각할 문화적 역량에 대해 우리 사회 스스로가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 문화에 대한 고민을 정부가 함께했으면 좋겠다.

곽동수 : 구체적인 안이 필요한 이유다. 그 전에 개념적인 요소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실질적으로 법안을 내고 제도를 만들어 옳은 방향으로 끌고 갈 필요가 있다. 그에 필요한 부분이 바로 눈높이 정책들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정치인들이 많지 않다.

실질적인 리딩 그룹을 끌어주는 헤드가 필요하다. 잘못된 법안에 대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들이 날 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짚어줘야 하다. 원론적인 이야기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가입자 정보 갖고 있는 통신사가 재가입 고객에게 가입비 받지 마라, 가족할인은 고객이 말하기 전에 개인정보 갖고 있는 통신사가 묶어라… 처럼 망중립성, 게임 셧다운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짚을 필요가 있다.

김기창 : 공공정보 개방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보관되는 공공정보는 디지털 형태로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종래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정보 공개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공공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서는 차기 정부가 좀 더 단호하고 구체적인 정책들을 즉시 실행했으면 좋겠다.

정보 공개에 대해서 논의는 충분히 됐다. 핵심적인 방향은 첫째, 비밀데이터가 아닌 이상 누구라도 어떤 신청 허가 없이, 국적 관계 없이 누구라도 어떤 절차 없이, 비용 없이 공개돼야 한다. 또한 재사용 가능한 형태로 제공돼야 한다. 이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일부 요금을 받자는 이야기도 있는데, 짧은 생각이다. 이 정보를 이용해 일어나는 사업 중 성공할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다. 어떤 시도를 하든 관계 없이 내버려두고 그를 이용해 소득을 만들어내면 세금으로 거두면 될 일이다. 소탐대실이다. 비밀정보는 아예 개방되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정보는 자유롭게 열어두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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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수 : 박근혜 정부가 잘 만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흥된 법안이 계류중인데 아주 잘 만들어져 있다. 걱정되는 것은 한국형이라는 틀에 갖힐까 하는 점이다. 국제 표준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되었으면 좋겠다. 새누리당이 만들고 있는 법안에 민주당이든 누가 됐든 이를 국제 표준화하는 작업을 더해줬으면 한다. 차기 정부에 크게 기대하는 정책안이다.

곽동수 : 디지털 정책으로 떼돈을 벌겠다는 착각은 없었으면 좋겠다. IT는 당장 큰 돈이 되기보다는 소소한 고용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 디지털 매거진 하나를 만든다고 하면 기자, 디자이너, 기획자, 개발자 등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당장 돈을 벌기에는 SI가 낫겠지만 고용 자체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지 않은가.

그리고 여러번 강조하지만 정부조직법에 IT를 총체적으로 콘트롤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더하고 싶다. 미래창조과학부는 IT 전체에 대한 그림을 보기는 어렵다. 아직은 조직 안이고 실제 정부가 시작할 때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기대를 해본다. 적어도 차관 수준이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이 필요하다. 최소한 정책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부처가 있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 안에 디지털이 얼마나 만들어질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더 강력한 권한이 필요하다. 큰 기업들이 공정하지 않게 움직이는 부분에 대해 규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김기창 : 예를 들면 ‘갈라파고스 규체 철폐부’를 만들어야…. (모두 웃음)

강정수 : 콘트롤만 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반에서 디지털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부 기관들에 에반젤리스트를 두어 전문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을 바꿀 수는 없으니 인력 업그레이드를 할 필요가 있다.

제2의 리눅스에 대한 안도 구체화됐으면 좋겠다. 정부에서 오픈데이터를 하겠다고 open.go.kr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공인인증서 없이 접속이 안되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아직 시스템적으로 갇혀 있는 부분이 많다. 이 부분을 정부가 나서서 열어주면 좋겠다.

김기창 : 많은 국민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공인인증서 사용 강제를 철폐하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지금 캠프는 원론적인 이야기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약간 우려가 된다. 글로벌 표준에 맞는 인증을 다양하게 허용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공인 인증서를 강제하고 있는 항목을 지우기만 하면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공인인증제도를 단숨에 없애면 큰 혼란과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하는데 다양한 인증방식을 두기만 하면 된다. 이용자가 더 편한 것을 골라 쓸 수 있으면 된다. 인증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강정수 : 안철수 캠프의 액티브X 폐지는 공약만으로도 큰 반응을 얻었다. 이건 국민들이 원한다는 것이다. 공인인증서도 마찬가지인데 정부가 방법까지 논할 일은 아니다. 보안과 안전성에 대해서만 평가하면 된다. 이는 곧 민생법안으로 통한다. 이를 받아들이기만 해도 정부 지지도가 크게 올라갈 것이다. 또한 박근혜 당선인이 주장하는 대통합의 일부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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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섭 사진
최호섭
모바일 컴퓨팅에 대해 어떤 것이든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e메일 allove@bloter.net
1 Responses to "[블로터포럼] 새 정부 IT 정책, 바라건대"

[...] 김기창 고려대학교 법학원대학원 교수는 블로터닷넷과의 대담에서 “인터넷 산업에서는 진흥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다양한 부분에서 규제를 없애주고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 진흥을 이끌어내는 길이다. 차라리 연구개발 정도로 역할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관련기사 : [블로터포럼] 새 정부 IT 정책, 바라건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