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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서피스 프로’, 잃어버린 당신의 40GB

2013.01.30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8 태블릿인 ‘서피스 프로’를 다음주부터 판매한다. 지난 해 윈도우8의 발표와 함께 출시된 서피스RT가 ARM 프로세서를 썼다면 이번에 공개되는 서피스 프로는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가 들어간다. 우리가 흔히 쓰던 노트북 PC와 같은 기본 구성을 갖게 된다.

노트북을 대체할 용도로 기대를 많이 모았던 서피스 프로의 저장공간이 공개되면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서피스 프로는 128GB와 64GB 두 가지로 판매되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의 제품에서 실제 쓸 수 있는 저장 공간은 각각 83GB, 23GB라고 밝혔다. 윈도우8을 비롯해 기본 응용프로그램(앱)과 복원 파티션이 차지하는 공간이 40GB 수준인 셈이다. 기대보다 적어서 그렇다. 물론 저장공간의 특성상 1024B를 1kB로 표기하는 방식 때문에 실제로는 본래 공간이 64GB나 128GB보다 더 작다는 것을 감안해도 남은 공간은 매우 작다. 적잖은 용량을 시스템이 잡아먹고 있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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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서피스RT에서도 지적됐던 문제다. 32GB와 64GB로 출시했던 서피스RT는 각각 16GB, 46GB의 용량만 쓸 수 있었다. 운영체제와 오피스 등이 차지하는 공간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서피스RT는 비교적 용량이 작은 윈도우8용 앱만 깔 수 있기 때문에 용량 문제가 적은 편이지만 일반 x86 윈도우 앱을 설치할 수 있는 서피스 프로의 경우 64GB 제품은 용량 부족을 겪기 쉽다.

무엇보다 40~45GB의 공간을 어디에 쓰는지 궁금하다. PC에 직접 윈도우8과 오피스2013을 깔아도 15GB를 넘지 않는데, 심지어 오피스를 깔아주지 않는 서피스 프로가 오히려 더 큰 용량을 잠식하고 있다. 아직 출시 전이지만 서피스에서 완제품 PC처럼 복잡한 보안 프로그램이나 관리 프로그램 등 특별한 앱들을 설치한다는 정보도 없다. 복구 파티션을 따로 두었다고 해도 대부분의 PC에 복원 파티션을 4~8GB수준으로 잡는 것을 감안하면 40GB는 지나치게 크다.

운영체제가 용량을 차지하는 것은 다른 태블릿도 마찬가지다. 운영체제에 기능이 늘어나면서 용량이 커진 만큼 별도 공간보다 제품의 플래시 공간에 운영체제를 설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기본 설치만으로도 10GB 정도를 차지하는 윈도우는 다른 모바일 운영체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장공간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아이패드의 경우 32GB 중 약 28GB를 쓸 수 있고 16GB 넥서스7은 약 13GB를 저장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iOS나 안드로이드처럼 모바일 장치에 특화된 운영체제를 윈도우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다른 태블릿들이 표기한 용량에 거의 가까운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보면 서피스 프로에 표기된 저장공간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헛갈리기 쉽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복원 파티션을 USB 메모리로 옮기고 삭제하면 공간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마이크로SDXC 메모리로 확장할 수 있고 USB3.0 포트에 외장 하드디스크 등을 연결해 ‘거의 무한에 가까운 저장공간’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소비자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서피스 프로는 서피스RT와 비슷한 디자인에 10.1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다.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와 4GB 메모리를 갖추고 있어 일반 노트북과 거의 같은 플랫폼이다. 프로세서 모델명이나 작동 속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윈도우8 프로페셔널 운영체제를 깔았고 서피스RT보다 약간 두껍고 무겁다. 무게는 907.2g이다. 가격은 64GB가 899달러, 128GB가 999달러로 2월9일부터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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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