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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과 불확실성의 변증법, ‘카톡게임’

2013.01.31

“제목만 보고 이 강연에 참석하신 분이라면, 낚이신 겁니다. 이 강연은 진짜 살아남는 법에 관한 얘기라기보단 ‘멘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월31일, 허진호 크래이지피쉬 대표가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열린 ‘2013 게임넥스트: 올스타(이하 게임넥스트)’ 강단에 올랐다. 게임넥스트는 모바일게임을 주제로 한 게임 컨퍼런스다. 허진호 대표가 준비한 강연의 제목은 ‘카카오톡 플랫폼 시대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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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대표의 ‘경고’는 강연에서 모든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일 게다. 뚜렷한 해답이 없으니 시쳇말로 ‘멘붕(정신이 붕괴됐다는 뜻의 인터넷 신조어)’을 경험하고 있다. 허진호 대표는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 시대에 살아남는 게임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보단 함께 고민하길 원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모바일게임 플랫폼은 지난 2012년 7월 문을 열었다. 이후 출시된 ‘애니팡’이 그야말로 ‘팡’ 터졌다. ‘캔디팡’, ‘드래곤 플라이트’, ‘아이러브커피’, ‘다함께 차차차’, 그리고 최근의 ‘윈드러너’까지 모바일게임 역사상 유례없이 빨리 퍼지고 있다. 매출도 그만큼 높다. 한쪽에서는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한시라도 빨리 들어가야 한다고 아우성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모바일게임으로 살아남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하소연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은 기회의 땅인 동시에 모바일게임 개발업체의 숙제다.

허진호 박사는 “살아남는 법을 알 수 없다”라며 “크래이지피쉬는 올해 모토를 ‘달리면서 생각하자’로 정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트래픽과 매출이 발생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간다는 마음가짐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뭐길래 이렇게 모바일게임 업계를 고민에 빠트렸을까. 허진호 박사의 얘기를 들어보자.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상황은 카카오톡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이전에는 ‘T스토어’와 ‘구글플레이’가 매출을 담당했었다면, 지금은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가공할만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기존 T스토어나 구글플레이 모바일게임 매출은 거의 변동이 없다는 점입니다.”

카카오톡이 돈을 많이 벌기 시작했는데, 기존 응용프로그램(앱) 장터에 출시된 게임의 매출은 변동이 크지 않다니 어찌된 일일까.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 자체가 커졌다. 카카오톡 이전 국내 모바일게임업계는 한 달에 100억원 정도를 벌어들였다. 지금은 이 100억원에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만들어내는 매출 400억원이 추가됐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기존 시장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도 시장 전체를 키웠다.

매출 증대에 가장 큰 보탬이 된 이들은 바로 어머니와 아버지들이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원래 게임을 즐기지 않던 사용자 정도로 바꿔 말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모바일게임 개발업체의 고객이 아닌 이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다는 얘기다. 원래 게임은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나 젊은 남성층이 즐겨 하는 콘텐츠 아니었던가. 지하철 출퇴근길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이들을 만나게 된 것은 바로 카카오톡 덕분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그린 이 같은 상승곡선은 분명 환영할만한 점이다. 헌데,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모바일게임 업계는 왜 덩치가 커진 시장을 보며 고민에 빠졌을까. 시장은 커졌지만, 게임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 아닐까.

“카카오톡 게임의 톱 랭킹을 보면, 이 같은 게임이 과연 다른 플랫폼에서 등장했다면 성공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임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 게임들이 질이 낮은 게임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은 분명 기존과 다른 인기 요소를 필요로 한다는 얘기입니다.”

허진호 대표는 게임의 완성도나 품질, 혹은 지적재산권(IP)보다는 ‘바이럴(Viral) 마케팅’이 더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입소문이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아디 있겠느냐마는 카카오톡에서 성공하라면 특히, 입소문이 중요해졌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게임 초대장이 메시지로 날아오는 까닭이다. 문제는 어떻게 입소문 잘 타는 게임을 개발할 수 있을까에 관한 해답을 모바일게임 개발업체가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모바일게임업계 관계자는 시쳇말로 “‘뜬금포’가 많다”라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뜬금포’는 곧 불확실성이다. 게임의 구성과 기획, 그래픽 품질 따위야 얼마든지 노력으로 이룩할 수 있다. 하지만 뜬금포는 기존 모바일게임 개발론이 통하는 영역이 아니다. 허진호 대표의 ‘멘붕’이 머무는 지점이다.

올해 어떤 게임이 큰 흐름을 만들지 들여다보면 해답이 나오지 않을까. 2013년은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 덕분에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그래도 흐름은 있다. RPG와 아이디어. 웰메이드 RPG는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도움 없이도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고, 아이디어는 카카오톡의 도움으로 성공할 수 있다.

허진호 대표는 “‘암드 히어로즈’등 높은 완성도를 가진 모바일게임이 올해 모바일게임 한 축을 이루게 될 것”이라며 설명하는 동시에 “간단한 게임이지만, 아이디어로 무장한 게임은 카카오톡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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