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NHN “우리가 회사 쪼개는 까닭은…”

2013.02.07

NHN은 게임부문을 떼어내고 모바일과 라인 전담 조직인 ‘캠프모바일’과 ‘라인플러스’를 신설한다고 2월6일 밝혔다. 지금 이 시기에 NHN이 기업 분할을 추진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상헌 NHN 대표이사는 “인터넷 산업에서 PC 부문은 성장세가 둔화한 반면, 모바일은 본격 성장기에 진입했다”라며 “급변하는 환경에서 기존 구조로는 순발력있고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라고 201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사업구조 개편에 관하여 입을 뗐다. “게임과 NHN은 다른 상황에 있어 인적분할하면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오렌지크루와 스마트폰 게임에 주력하여 라인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곳과 제휴를 강화할 것”이라며 “존속법인(NHN)은 검색과 광고 매출을 바탕으로 모바일에 집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황인준 NHN 최고재무책임자는 “네이버라는 플랫폼과 라인이라는 글로벌 플랫폼, 게임 플랫폼, 이렇게 3가지 플랫폼으로 나뉘는 셈”이라며 “NHN 사업구조 관련하여 다양한 소문이 있었지만, 지금 추진하는 분할의 방법은 가장 최적의 선택이고, 주주총회에서 부결될 경우를 예상한 다른 계획을 준비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NHN_CI_WHITE한게임, 네이버에서 벗어나 게임회사답게

먼저 게임부문을 덜어내는 데에 의문이 든다. 게임은 NHN 초기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인적분할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적분할은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과 달리 별개 회사로 떼어내는 개념이다. NHN과 한게임이 상호 지분을 갖지 않는 관계가 되는 건데, 초기 주주 구성이 같고 이후 지분이나 주주 구성이 달라진다. 다만 NHN이 자사주는 존속법인에 두기로 했는데, 이에 따라 한게임 지분 9.6%를 보유하게 된다.

김상헌 대표이사는 “한게임이 함께 있는 게 유리한가의 문제로, 초기부터 성장기까지 게임과 좋은 시너지를 냈지만, 얼마 전부터 그런 관계라고 말하기 어려워졌다”라며 “네이버가 검색 포털로 1위가 되면서 사회적 책임이 커지며 게임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2012년 4분기 기준, 온라인 게임 매출은 NHN 전체 매출에서 23% 기여하는 데 그쳤다.

흥행 비즈니스인 게임의 특성상 위험을 감수하고 적극적인 M&A가 필요하며 때론 사회적 비판도 받는데, 네이버와 한 조직에 있다보니 제 역할을 못했다는 얘기다. 한게임이 NHN 내부에 있는 게 최근 한계로 작용한 사례도 있다. 2012년 게임회사 인수를 시도하였으나 이사회에서 부결된 일이 있다. NHN 이사회에는 게임쪽 출신이 없다. 게임 관련한 결정을 할 때는 게임 사업을 보는 대신 NHN 전체 이익을 고려하고, 기계적이고 원칙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다. 김상헌 대표이사는 “게임사업부는 큰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위 이야기는 한 사례에 불과하고 매우 다양한 사례에서 게임 사업 고유의 방식을 적용하기 어려웠다”라고 보탰다. NHN재팬이 한게임과 라인주식회사로 분할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다.

성장 탄력받은 라인, 이 기세를 모아

NHN은 게임부문을 덜어내며 모바일 자회사를 설립한다. 네이버와는 별개로 모바일 서비스를 기획·개발하는 ‘캠프모바일’과 라인을 전담할 ‘라인플러스’가 각자 150명 인력에 400억원 출자를 받아 설립될 예정이다. 일본의 라인주식회사는 라인플러스의 지분 60%를 소유하는 본사가 된다. 라인주식회사는 향후 일본에 상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NHN이 라인에 거는 기대가 커보인다. 황인준 CFO는 “기존 검색 사업에서 벗어나 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SNS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라인은 2012년 3분기 매출보다 200% 늘어난 매출액 483억원을 기록했다. 이용자는 1억명 이상으로, 현재 날마다 40~50만명씩 가입자가 느는 상황이다. 황인준 CFO는 “가입자가 눈덩이처럼 늘게 될 것”이라며 “2013년 최소한 2배 이상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일본의 라인 가입자 수는 약 4천만명, 대만과 태국은 1200만명이 넘는다. 유럽의 스페인과 남미에서도 반응이 좋은 편이다.

NHN은 라인을 둘러싼 현 상황은 고무적이지만,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치열한 만큼 공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느낀 모양이다. 라인이 개발된 일본에서는 DeNA의 ‘콤’, 카카오재팬의 ‘카카오톡’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다행히도 라인 가입자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지만, NHN은 라인 마케팅 비용을 더 늘려 이용자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이 주름잡는 상황이고 일본에서는 콤과 카카오톡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며,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권에서는 중국 텐센트의 위챗이 조용히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 10억 이용자를 기반으로 한 페이스북도 모바일 메신저를 별개 서비스로 만들어 전화번호 만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또한 ‘와츠앱’이라는 글로벌 강자도 있다. 황인준 CFO의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으로 “메신저는 선점 효과가 크기 때문에 조금만 앞서 있어도 적극적으로 치고 나가지 않으면 쉽지 않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현재 라인의 주요 매출은 게임과 ‘스탬프’라는, 채팅방에서 쓰는 스티커 판매에서 나온다. 올해는 게임과 마케팅 채널에서 매출 증대를 노릴 참이다. 2013년 5~6개 게임이 라인으로 출시되고 69개인 공식 계정도 늘릴 계획이다. 라인 공식계정은 대기업의 마케팅 도구로 쓰였는데 2012년 11월 중소기업을 위한 ‘라인@'(라인앳)을 발표했다. NHN은 1천곳 이상 파트너사를 확보했다며 규모있는 매출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NHN은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2012년 4분기와 2012년 실적을 발표했다. 2012년 NHN 매출은 2조3893억원, 영업이익 7026억원으로, 검색광고 매출은 1조 2065억원, 디스플레이광고 3467억원, 게임 6084억원을 기록했다. NHN의 2012년 4분기 실적은 매출 6519억원, 영업이익 2002억원, 당기순이익 1688억원을 달성했다. 모바일 검색광고는 전체 검색광고에서 14%, 모바일게임은 2012년 12월부터 PC 온라인게임 매출을 넘어섰다.

▲NHN 2012년 연간 및 4분기 실적

borashow@bloter.net

인터넷, SNS, 전자책, 디지털 문화, 소셜게임, 개인용 SW를 담당합니다. e메일: borashow@bloter.net. 트위터: @borash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