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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천하, 모바일게임 생태계 안녕한가

2013.02.08

눈치 빠른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최근 안드로이드 응용프로그램(앱) 장터 구글플레이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점을 알아챘을 것이다. 요즘 어떤 게임이 인기 있을까 하는 마음에 구글플레이 게임 카테고리 ‘인기무료’, ‘최고매출’ 부문을 기웃거리면, 여지없이 만나게 되는 그 이름. ‘××× 포 카카오’.

구글플레이 게임 카테고리는 ‘카카오톡 게임하기’용 게임이 평정했다. 현재 게임 카테고리 최고매출 부분에서는 톱10에는 카카오톡용 모바일게임이 7개나 올라와 있다. 1위가 ‘윈드러너’, 2위가 ‘다함께 차차차’, 3위가 ‘활’이다. 4위에 있는 ‘밀리언아서’와 7위에 올라 있는 ‘피시 아일랜드’, 9위에 ‘암드 히어로즈’를 빼면 모두 카카오톡용 모바일게임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독주는 인기무료 부문이라고 다르지 않다. 10위권 안에 카카오톡 게임이 5개나 포진해 있다. 특히, 현재 인기무료 게임 1위를 달리고 있는 ‘윈드러너’는 지난 1월29일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일주일을 막 넘긴 꼴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등에 업고 얼마나 빠른 속도로 구글플레이 인기게임 자리를 꿰찼는지 알만한 대목이다.

카카오톡이 게임 플랫폼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지배적인 플랫폼을 갖는 것은 게임 개발업체뿐만 아니라 콘텐츠 사업자라면 누구나 꾸는 꿈이 아닌가. 강력한 플랫폼은 사용자를 묶어둘 수 있고, 플랫폼에 묶인 사용자는 곧 돈이다.

헌데, 어느 한 플랫폼이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됐다는 것은 이쯤에서 되돌아봐야 할 문제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이 위용을 떨칠수록, 전체 모바일게임 생태계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칭찬과 격려, 우려와 경계는 잘 나갈 때 해야 더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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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게임, 모바일게임 시장 넓혔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지난 7월 등장한 서비스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막 반년을 넘어섰다. 그동안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구글플레이 전체 매출에 카카오톡 게임하기 서비스가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 시장조사기관 앱애니가 국내 구글플레이 2012년 4분기 매출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은 2012년 3분기와 비교해 2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 ‘캔디팡’, ‘아이러브커피’ 등 카카오톡 게임하기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꾸준히 인기 게임이 등장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인기 게임이 하루 최고 2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 국내 모바일게임업계 일반적인 분석이다. 원래 1천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카카오톡 게임하기 등장 이후 최대 8천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하는 이들도 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크기를 키웠다는 점은 명백하다.

게임업계 관계자 ㄱ은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등장한 덕분에 30대 사용자는 물론, 40~50대 사용자까지 모바일게임 인구를 확대했다는 점이 가장 반길만한 점”이라며 “원래 게임에서 결제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던 사용자들이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덕분에 결제를 경험하게 되고, 이 같은 경험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환영할만하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게임은 아이들이나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층 남성이 주요 소비자층이었다. 국내에서 온라인게임이 확산되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시장 분위기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모바일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 여학생을 쉽게 볼 수 있다. 무슨 게임인가 싶어 들여다보면, 카카오톡 게임하기용으로 출시된 게임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몸집을 불릴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기존 게임 소비층이 아니었던 이들이 대거 카카오톡 게임하기 속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더 고무적인 부분은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기존 모바일게임 시장을 잠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존 모바일게임 시장의 매출 규모는 그대로 두고,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새로운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1월31일 신도림에서 열린 모바일게임 컨퍼런스 ‘게임넥스트: 올스타’에 참석한 허진호 크레이지 피시 대표는 “지금은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가공할만한 돈을 벌고 있다”라며 “기존 T스토어나 구글플레이 모바일게임 매출은 거의 변동이 없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매출 얘기와 같은 관점이지만,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모바일게임을 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됐다는 점도 후한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이다. 지난 2010년 이후 국내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가 도입됐다. 그 중 게임 카테고리는 2011년 하반기 문을 열었다.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오픈마켓이 생겼다는 점에서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가 들썩였다. 지금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이후 등장한 또 다른 시장이라는 얘기다.

게임업계 관계자 ㄴ은 “피처폰 시절도 마찬가지였지만, 지금도 모바일게임 개발업체는 게임을 서비스할 공간을 필요로 한다”라며 “지금은 그 공간 중 하나로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고려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라는 오픈마켓 위에 있는 또 다른 모바일게임 오픈마켓인 셈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친구들과 즐길 게임을 앱 장터가 아닌 카카오톡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어 좋고, 모바일게임 개발업체는 제3의 시장을 갖게 돼 좋다. 모바일게임 개발업계에서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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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플레이 게임 카테고리 ‘최고매출’, ‘인기무료’ 순위

플랫폼 독점 경계하고, 게임 장르 다양화 절실

그렇다면,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얼마나 더 오래 모바일게임 플랫폼의 제왕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변수는 너무 많고, 경쟁자는 속출하고 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로 게임을 출시해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 ㄷ은 “일본이나 중국 등 경쟁업체가 여러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들고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는 통에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독주가 오래 가지는 못 할 것”이라며 “메신저 서비스에 기반을 둔 모바일게임 플랫폼이 소위 ‘돈이 된다’는 것을 카카오톡이 증명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가까이 있고,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고려해야 할 상대는 중국 텐센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이다. 위챗은 현재 3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톡은 국내를 중심으로 약 8천만명, NHN 재팬의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약 1억명의 사용자가 쓰고 있다.

위챗에는 아직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게임 서비스 플랫폼이 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문제다. 2013년 하반기 위챗도 모바일게임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 중 일부는 중국 텐센트와 위챗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엄밀히 따져보면,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국내 시장을 기반에 두고 있는 서비스”라며 “국내에서는 막강한 힘을 자랑하지만, 오픈마켓 시장에서 국내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모바일게임 개발업체라면,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집중한 개발 전략을 짜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다.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보다는 게임 개발업체가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현재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올라가 있는 게임 면면을 살펴봐도 우려되는 점이 눈에 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되고 있는 게임 대부분이 소위 말하는 캐주얼게임이다. 단순한 퍼즐 장르나 ‘드래곤 플라이트’식 멀리 날아(달려)가기 게임이 많다.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출시되는 모바일게임이 장르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 ㄹ은 “카카오톡 게임하기에는 캐주얼게임이 10개 중 8개인 실정”이라며 “다양한 종류의 게임이 나와야 게임도 오래 살아남고, 다양한 경력을 가진 개발자가 좋은 게임을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캐주얼게임이다. 부피가 큰 게임을 만들 때와 비교해 소규모 인력으로 짜인 개발팀에서 모바일게임 개발을 전담하는 경우도 잦다. 경력도 많고, 게임 기획이나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가진 이들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르 편중화는 게임 개발자사회뿐만 아니라 전체 모바일게임 사용자 쪽에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캐주얼게임을 경험한 이들은 대부분 게임을 쉽게 그만둘 수 있는 이들이다. ‘카톡게임 3주 천하’라는 얘기도 나오는 만큼, 게임 주기도 짧다. 비슷한 게임만 계속 등장하면, 누가 계속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게임을 즐기려 할까.

관계자 ㄱ은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이들(라이트 유저)을 좀 더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들(헤비 유저)이 되도록 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라며 “지금은 카카오톡 게임하기 열풍으로 많은 라이트 유저가 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단순한 점수 경쟁 게임만 계속 출시되면, 어렵게 얻은 폭넓은 라이트 유저층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라고 우려하는 심정을 드러냈다.

장르 편중 현상은 모바일게임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이 초기 겪는 현상이다. 앞서간 이의 뒤를 밟는 전략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이제 막 반년을 넘어선 서비스다. 카카오톡 게임하기에서도 다양한 게임을 만날 수 있을까. 카카오의 전략과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업계의 노력, 그리고 사용자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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