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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3년, 모토로이부터 넥서스4까지

2013.02.11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의 90%를 넘나드는 ‘안드로이드’가 국내에 들어온 지도 만 3년이 됐다. 우리나라 첫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이와 가장 최근에 나온 축에 드는 넥서스4를 함께 놓고 보면 아이폰3GS와 아이폰5를 보는 것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두 장치를 놓고 안드로이드 3년을 돌아본다.

안드로이드의 첫 기기는 HTC가 만든 G1이다. 시험적인 버전이었고 당시에는 스마트폰의 기준이 되리라 생각조차 어려운 수준이었다. 가능성이 점쳐지긴 했지만 당시에는 아이폰과 비교해 마냥 초라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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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가 처음 만든 안드로이드 G1. 이때만 해도 안드로이드는 가능성만 열린 제품이었다.

본격적으로 안드로이드가 주목받으며 국내에 첫 등장한 제품은 모토로라가 내놓은 모토로이였다. 이는 해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초기 안드로이드 시장의 주인공은 모토로라와 HTC였기 때문이다.

2009년 KT가 아이폰을 들여온 이후 엄청난 인기를 끌자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윈도우폰으로 맞불을 놨다. 그게 바로 ‘옴니아’였다. 삼성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절대적인 국내 시장에서도 윈도우폰은 아이폰을 상대하기 버거웠다. 돌아보면 모든 책임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윈도우 모바일로 떠넘겨졌지만, 사실 운영체제보다 당시 하드웨어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탓이 크다.

절대적인 충성도의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밀리자 모토로라가 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2009년 안드로이드가 막 베타테스트 꼬리표를 뗄 때까지만 해도 모토로라는 상당히 잘 나가고 있었다. 안드로이드에도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쿼티 키보드를 넣은 모토쿼티를 내놓았지만 국내에는 2010년 1월17일 아이폰을 정조준한 풀터치 스마트폰 모토로이를 꺼냈다. 국내 브랜드는 아니지만 DMB를 넣고 꽤 잘 빠진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던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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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이와 최신 레퍼런스폰인 넥서스4다. 딱 3년의 시간동안 안드로이드는 빠르게 성장했다.

OMAP의 600MHz 프로세서, 256MB 메모리에 3.7인치 디스플레이는 안드로이드2.0을 돌리기에는 괜찮았지만 안드로이드가 2.1로 올라가면서 버거워졌다. 결국 2.2까지 업데이트를 하긴 했지만 2.2는 도저히 쓸 수 없을 정도로 모토로이는 느렸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안드로이드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드로이드는 다루기 어려운 운영체제였다. 라이선스가 공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이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판을 뒤집은 건 ‘갤럭시S’였다. 디자인이나 인터페이스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에 휩싸여 있지만, 갤럭시S는 삼성전자가 사활을 걸면서 삼성이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성능의 부품을 한데 모았다. ARM 프로세서에서는 흔치 않았던 1GHz를 넘겼고 메모리도 많이 넣었다. 돌아보면 HTC도 비슷한 성능의 제품을 내놓긴 했지만 국내에서는 ‘이왕이면 삼성’이라는 분위기가 세기 때문에 갤럭시S는 아이폰에 쏠린 스마트폰 시장을 꽤 흡수했다.

삼성이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레퍼런스폰을 만들면서부터다. 갤럭시S를 만든 뒤 구글은 넥서스폰을 삼성전자와 만들기 시작한다. 첫 구글표 안드로이드폰 ‘넥서스원’은 HTC가 만들었는데 이를 물려받은 것이 ‘넥서스S’다.

이후 안드로이드 진영은 하드웨어 성능을 올리는 것이 가장 큰 ‘혁신’의 코드가 된다. 갤럭시 시리즈는 세대를 바꿔나갈 때마다 코어수를 늘리고 작동 속도도 높였다. 화면도 점차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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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듀얼코어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2012년에는 쿼드코어가 기본이 됐다. 모토로이가 600MHz 싱글코어 프로세서를 썼던 것에 비해 넥서스4의 1.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는 격세지감이라고 하기에도 어색할 만큼 짧은 시간만에 올라간 것이다. 화면 크기도 3.7인치에서 4.7인치로 커졌다.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갤럭시노트2는 5.5인치, 최근 나온 팬택 ‘베가 넘버6’은 6인치 디스플레이에 1920×1080 해상도까지 올라갔다.

그 사이에 안드로이드는 플랫폼으로 급격히 성장한다. 구글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기는 2011년 5월10일 1억대를 돌파한 이후 2011년 11월16일 2억대를 기록한다. 1억대 늘어나는 데 6개월이 걸렸다. 3억대 돌파는 2012년 2월27일에 기록했는데, 2억대 돌파 이후 3개월만에 이뤄냈다. 6월27일에 4억대, 9월11일에는 5억대를 찍었다. 최근에는 하루에 130만대씩 안드로이드 기기가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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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누적 판매량. 급격하게 늘어난 것 같지만 사실 처음부터 가파르게 그리고 꾸준히 성장해 왔다.

응용프로그램(앱) 장터도 성장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2012년 10월29일 70만개를 돌파했다. 앱 숫자로는 애플의 앱스토어에 밀리지 않는다. 지금 한국은 안드로이드로 점유율이 집중되면서 iOS보다 안드로이드앱 개발을 우선시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정도이지만, 초기 안드로이드의 앱 장터는 형편없었다. 모토로이가 들어온 뒤 4달이 지난 2010년 5월에 들어서야 5만개를 겨우 넘겼다. 국내 마켓이 아니라 세계 전체 마켓인데도 그랬다.

자연스레 아이폰과 경쟁해야 하는 기업들이 앱 개수 늘리기에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다. 아이폰과 경쟁해야 하는 SK텔레콤은 그 어떤 회사보다 앱 발굴에 노력했다. 이때 다진 기반이 지금 티스토어의 체력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삼성앱스를 통해 앱을 공급하는데 관심을 가졌다. 어쨌건 초기 아이폰 대항마 역할을 했던 안드로이드였기에 시장 전반에 걸쳐 안드로이드 살리기에 나선 건 세계적인 흐름이었다. 앱 개수는 5만개를 돌파한지 5개월만에 10만개를 넘겼고, 다시 15만개는 4달 뒤인 2월14일에 기록했다. 2011년 5월10일 20만개의 앱이 올라왔고 10월13일에는 30만개, 2012년 1월9일 40만개, 4월24일 50만개 등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집계도 2012년 10월29일 기준 70만개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는 80만개에 근접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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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스토어 앱 증가세. 이제는 애플 앱스토어와 견줄만한 크기로 성장했다. 곧 80만개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아직 구글플레이는 수익성 자체는 다른 플랫폼들의 장터에 비해 좋은 편은 아니지만 190개 국가에서 매달 15억건 이상의 누적 다운로드가 일어나고 있을 만큼 거대한 시장이 됐다.

안드로이드는 제품과 운이 모두 딱 잘 맞아 떨어졌다. 안드로이드 이후 리눅스 기반의 모바일 운영체제들이 준비중이다. 우분투나 타이젠, 페이스북폰, 파이어폭스폰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경쟁자들이 줄 서 있다. 안드로이드 초기에는 아이폰을 따라잡을 공동의 경쟁 무기로 안드로이드를 잡을 수밖에 없었고, 구글 특유의 개방성으로 엔진을 공짜로 나눠주고 운영체제를 어떻게 뜯어고치든 상관하지 않았다.

같은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다보니 제품을 잘 만드는 한두 업체에 점유율이 쏠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초기에는 HTC가 그 역할을 맡았고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그야말로 안드로이드계의 절대강자가 됐다. 구글에게는 이 점이 오히려 불안 요소로 꼽히고 있다. 모토로라의 X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다. 구글이 1년에 한 번씩 내놓는 넥서스 시리즈도 4세대 ‘넥서스4’에 이르러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제조사들에게 위협이 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넥서스의 위치 그리고 판매 정책도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올해도 안드로이드는 메이저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하드웨어는 쿼드코어로, 5인치 이상의 풀HD로 또 발전을 이어간다. 운영체제도 ‘키라임파이’로 메이저 업데이트를 할 계획이다. 3년간 숨가쁘게 달려온 안드로이드의 성장에서 하드웨어에 대한 부분은 올해 정점을 찍을 것을 보인다. 운영체제도 그간의 숨가쁜 발전보다는 질을 높이고 가다듬는 방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1년 뒤 4번째 생일을 맞을 국내 안드로이드 시장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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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