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모처럼 온가족이 함께 모인다고 하니 마음이 설렙니다. 올해 설 연휴는 설날이 일요일날 겹친 바람에 3일 밖에 되지 않습니다. 전, 강릉으로 설을 쇠러 가야 하는데 마음이 갑갑해집니다. 올해는 고속도로에서 몇 시간을 보내게 될까요.

남들보다 몇 시간이라도 일찍 귀경길을 떠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설 연휴에 앞서 동료들과 약속을 했지요. 평소보다 연휴가 짧은 만큼, 업무를 일찍 끝내고 고향으로 떠나자고 말입니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3일은 방을 비우는 만큼 청소도 하고, 밀린 빨래도 해치웠습니다. 갈아입을 옷도 챙기고, 부모님 드릴 선물도 꾸렸습니다.

이런! 너무 여유를 부렸나봅니다. 시계 바늘이 10시를 향해 달려갑니다. 11시에 인터뷰가 잡혀 있습니다. 인터뷰에 늦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나가야 합니다. 급한 마음에 택시를 잡았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총 3일. 평소보다 짧은 설 연휴 탓에 서울 시내 도로는 벌써부터 귀경 차량으로 몸살을 겪고 있습니다.

택시 안에서 기사를 쓰려고 테더링을 켰습니다. 아뿔싸! 노트북 배터리가 80% 밖에 없습니다. 그 전날 노트북 전원을 충전하지 않고 기사 마감했던 게 생각납니다. 제게 남은 시간은 약 4~5시간 정도. 인터뷰를 하며 노트북 밥을 주면 된다고 생각하니 안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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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결정적 실수가 될 줄이야…. 사무실이 아닌 일반 커피숍에서 인터뷰를 한 탓에 노트북에게 밥을 주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장소에 전원 콘센트가 없었거든요. 배터리는 점점 줄어들고, 기사 마감 시간은 다가옵니다. 고속버스 예매 시간도 덩달아 다가옵니다. 전원 콘센트가 없는 고속버스에 몸을 싣기 전에 기사를 마감해야 합니다. 남은 배터리는 25%. ‘밥 달라는’ 빨간 경고등이 켜집니다. 왜 진작 충전을 하지 않았을까. 후회가 밀려옵니다.

일단은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길거리에 전원 콘센트가 있을리 만무하니까요. 저와 비슷한 분들이 꽤 많군요. 쫄쫄 굶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또는 노트북의 빈속을 채워주려는 분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떡해야 할까요. 길거리에서 몸소 체득한 전자기기 충전 팁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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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커피숍을 찾아라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매장 중 일부는 노트북 사용자를 위한 전원 콘센트가 있는 좌석을 제공합니다. 물론 모든 매장에 좌석과 전원 콘센트가 있는 건 아니지요. 전원 콘센트가 있는 자리가 항상 비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매의 눈으로 의자 아래 자리잡은 전원 콘센트를 찾는 것. 커피를 주문하기 전에 해야 할 일입니다. 자칫하면 커피만 공수하고 전원 콘센트는 영영 못 만날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제가 자리잡은 고속버스터미널 주변 커피숍 매장에는 전원 콘센트가 없습니다. 공항을 제외하고 사람의 이동이 빈번한 장소에 위치한 매장에는 전원 콘센트가 없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저처럼 커피 한 잔 시킨 채 엉덩이를 뗄 줄 모르는 손님을 방지하기 위해서지요.

2. 벽을 유심히 관찰해라

우리나라 건물 대부분엔 전원 콘센트가 있습니다. 자판기 가동, 에어컨 가동, 건물 청소를 위한 청소기 가동을 위해서지요. 물론 함정도 있습니다. 모두가 건물 벽에 위치한 콘센트를 사용하면, 건물주로서는 전기료 부담을 받겠지요. 모양만 콘센트로 위장한 녀석들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콘센트를 꽂아놓고 충전기에 불이 들어오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충전할 경우 해당 건물 경비원의 제재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순발력 있게, 적절히 충전해야 합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양해를 구하고 충전을 하는 게 좋겠지요.

3. 화장실로 달려가자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벽에 콘센트가 없고 경비 아저씨가 충전하려는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면, 화장실을 향해 달려갑니다. 공공 화장실 중 일부에는 비데 사용 등을 위한 전원 콘센트가 준비돼 있습니다. 아주 잠깐, 급하게 충전이 필요할 땐 화장실도 꽤 유용합니다. 충전을 위해 화장실에 너무 오랜 시간 머무르는 건 민폐겠지요.

4. 그 밖에…

스마트폰이라면 편의점 급속 충전기를 이용해도 됩니다. 15분이면 적어도 80%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 같은 일체형 배터리 사용자라면, 보조 배터리를 구입해 이용해도 됩니다. 사전에 구입해야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지요.

고속버스에 몸은 실었는데 시간은 없고 마음은 급하다면, 운전기사님께 정중히 부탁해봅시다. 요즘 웬만한 차량엔 휴대용 충전기가 있으니, 너그러운 기사님이라면 스마트폰 충전쯤은 기꺼이 도와주십니다. KTX엔 콘센트 충전이 가능한 좌석이 마련돼 있습니다. 보통 객차 맨 앞 좌석이 ‘노트북 좌석’으로, 의자 앞에 전원 콘센트가 있습니다.

고속버스터미널 벽에 ‘빈대 붙어’ 기사 작성하는 동안 어느새 배터리가 44%가 됐습니다. 다행입니다. 다음번에는 스마트폰만 애정하지 않고, 노트북에도 꼬박꼬박 일용할 양식을 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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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zziene@bloter.net

뭐 화끈하고, 신나고, 재미난 일 없을까요? 할 일이 쌓여도 사람은 만나고, 기사는 씁니다. 관심있는 #핀테크 #클라우드 #그외 모든 것을 다룹니다. @izzie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