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윈도우 7’ 출시 뒤 개발 툴을 선보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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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의 행보에 적지않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개인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겨냥한 행보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입니다.

PC 운영체제, 오피스 프로그램, 웹브라우저 등 PC에서 돌아가는 핵심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말 그대로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MS가 이제와서 ‘개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니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설명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서 언급한 대로 PC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후, 이를 발판으로 미개척지 기업용 시장을 향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어느 때 부턴가 MS는 서버용 운영체제인 ‘윈도우 서버’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인 ‘마이크로소프트 SQL 서버’, 개발 툴인 ‘비주얼스튜디오(VS)’를 유사한 시점에 출시하기 시작했는데, 기업 시장을 겨냥한 포석의 전환이었죠. 운영체제와 DBMS, 개발툴 이 세가지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삼두마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유기적인 결합이 필요한 소프트웨어죠.

유닉스와 자바를 겨냥해 윈도우 서버와 닷넷을 출시한 MS는 닷넷이 기업 시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세가지 소프트웨어를 2년 주기로 함께 개발하면서 거의 동시에 시장에 출시한 것이죠.

위력은 상당했습니다. 서버 출하대수에서 윈도우 서버는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DBMS도 윈도우 서버 분야에서는 5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했지요.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윈도우 서버 기반 DBMS 시장에서 오라클을 물리치고 거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개발 툴 시장에서도 빠른 확산이 가능했습니다.

개발 생산성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너무 빨리 변경된다는 불만도 있지만 후발 주자인 만큼 시장의 목소리를 빨리 빨리 수용해 온 것이죠.

세가지 소프트웨어가 한 몸처럼 움직이다보니 예기치 않은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개발 툴과 운영체제 개발은 완료가 됐는데 정작 데이터를 담는 DBMS의 완성도가 떨어져 덩달아 다른 소프트웨어의 출시가 연기되는 일이 생기는 것이죠. 개발 툴 담당자들의 볼멘 소리는 그래서 나오는 것이구요.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면 더 없이 강력한 힘을 갖지만, 거꾸로 하나라도 어긋나면 오히려 불만만 더 높아진다는 것을 배우게 된 셈이죠. 어쨌든 마이크로소프트의 삼박자 맞추기 전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3월 국내에서는 ‘윈도우 서버 2008’과 ‘MS SQL 서버 2008’, ‘비주얼스튜디오 2008’이 동시에 출시됐습니다. 여느 때와 같았죠.

그런데 이런 움직임에 변화가 감지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 툴인 ‘비주얼스튜디오 2010’을 내년초에 출시합니다. 하지만 서버용 운영체제인 ‘윈도우 서버 2008’은 R2 버전만 나올 뿐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버전은 없습니다. DBMS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10년 넘게, 서버 제품군들과 공동 보조를 맞췄던 비주얼스튜디오의 출시 전략에 큰 변화가 생긴 겁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는 10월(국내는 11월) 야심작인 PC용 운영체제인 ‘윈도우 7(Windows 7)’을 선보인다는 겁니다. ‘비주얼스튜디어 2010’의 출시를 앞둔 시점입니다. 결국 윈도우 7이 출시되고 나서 곧바로 개발 툴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버전이 나오는 셈지요. PC 운영체제와 PC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사용하는 비주얼 스튜디오를 다시 밀접하게 연계시키고 있습니다.

왜 이런 전략을 취할까요? 최근의 기술 변화를 보면 웹 기반의 데스크톱(PC)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웹 2.0 흐름을 적극 수용해 ‘엔터프라이즈 2.0’이라는 개념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을 도입하고 있는데 상당 부분 데스크톱 관련한 기술들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구글이 웹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PC에서 쓰던 소프트웨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웹 서비스들을 하나 둘 내놓고 있는데 상당 부분 일반 사용자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어도비 또한 RIA(Rich Internet Application) 시장을 겨냥해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IBM도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NHN도 PC용 소프트웨어 제품 개발 및 배포에 나서고 있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이 끝난 것으로 알았던 클라이언트(PC) 프로그램 시장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며 “웹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경쟁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이나 다름없었던 클라이언트 프로그램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PC 시장을 평정하고 기업용 시장의 경쟁자인 유닉스와 자바 진영을 뒤쫓던 MS가, 뒤를 돌아보니 점령지에서 반란의 기미가 보이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웹브라우저 점유율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습니다. 5조원 가량 투자했던 윈도우 비스타(Vista)는 사실상 참패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후발주자들은 웹을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 맹공을 가하고 있습니다.

서둘러 마이크로소프트는 닷넷 개발에 필요한 완결판이 이제 모두 준비가 됐다고 강조합니다.

과연 마이크로소프트는 후발 주자들의 공략을 얼마나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까요? 후발주자들은 또 어떤 카드로 마이크로소프트 제국을 몰아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