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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 ‘원’, 유니바디·카메라 눈에 띄네

2013.02.20

그림의 떡이 또 하나 나왔다. HTC의 스마트폰 ‘원(One)’이다. HTC는 지난해 신통치 않은 성적에 하반기부터 한국과 브라질 등의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웅크리고 있던 것이 사실이지만 신제품 준비는 기대를 끌어왔다. ‘M7’이라고 부르던 제품이 이번에 ‘원’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발표됐다.

국내 법인이 철수한 탓에 국내에서는 유통되지 않지만, 사실상 국내 유통된다고 해도 다양성보다 몇 가지 고정된 틀에 갇혀버린 국내 시장에서는 제품을 반갑게 받아들이지 않을 요소들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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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GHz 쿼드코어 스냅드래곤600 프로세서와 2GB 메모리 등 기본 성능에 대해서는 2월18일 LG전자가 국내에서 발표한 ‘옵티머스G프로’에 최초 자리는 내줬지만, 아직까지 나온 프로세서 중 최고 성능의 자리는 똑같이 올라설 수 있게 됐다. 스냅드래곤600의 최고 작동속도는 1.9GHz인데, 옵티머스G프로도 그렇지만 초기 제품들은 1.7GHz로 나오는 모양이다.

HTC의 핵심 무기인 센스UI도 5.0으로 업데이트됐다. 운영체제를 예쁘게 꾸며주고 다루기 편하게 하는 것 외에도 실제 제품을 접한 외신 기자들은 정보를 주는 기능들이 개선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맞춰 각 정보들의 크기를 줄이고 정보의 양을 늘리는 쪽으로 보인다. 블링크피드(Blinkfeed)는 이용자에게 개인화된 온라인 콘텐츠들을 수집해서 보여주는 기능이다. SNS의 새 글이나 뉴스, 사진 등 화면 잠금을 풀 때마다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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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는 풀HD로 불리는 1920×1080픽셀 해상도를 내고 화면 크기가 4.7인치다. 4.7인치면 국내에서는 옵티머스G의 화면 크기다. 작다는 불평이 나올 수도 있지만 너도나도 너무나 커지고 있는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작은 스마트폰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선택이다. 해상도에 비해 화면 크기가 작아지면 선명도는 더 좋아진다. LG전자는 손에 쥐고 보는 거리에서 픽셀을 보지 못할 정도로 세밀한 디스플레이가 되려면 437ppi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풀HD 해상도에 5.5인치 크기는 400ppi인데 비해 4.7인치의 HTC 원은 468ppi다. 현재까지 공개된 것 중 가장 세밀한 디스플레이다.

외모는 ‘역시 HTC’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잘 빠진 모양새다. 디자인에서 가장 큰 비중은 알루미늄 유니바디 디자인이다. 유니바디란 유리 재질의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나머지 면이 하나의 판으로 성형되어 있다는 뜻이다. 애플이 즐겨 쓰는 방식이다. 얇고 강도가 좋아지는 데다가 조립 단계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하나의 판을 찍어서 케이스 전체의 모양을 만들기 때문에 가공이 어렵고 그만큼 원가가 비싸다.

HTC 원의 알루미늄 유니바디는 군더더기나 만듦새를 논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매끄럽게 만들었고 두께도 얇다. 디스플레이 화질이 좋아진 만큼 영상 콘텐츠를 잘 볼 수 있도록 위·아래에 모두 스피커를 달았다. 가로로 눕히면 스테레오 스피커가 되는데, 이런 디자인의 응용도 좋다.

HTC는 유니바디 케이스에 직접 안테나를 심는 기술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아이폰5의 경우 안테나 때문에 뒷판 위·아래를 플라스틱으로 덧댔는데, 애플도 다음 제품에 유니바디 케이스에 안테나를 직접 입힐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기술이라면 HTC가 한 발 앞서 적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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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바디의 구조상 배터리 교체는 안 된다. 배터리 용량도 2300mAh로 작다. ‘갤럭시노트2’가 3100mAh다. 실제 베터리 이용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배터리 용량이 작고 교체가 안 되는 점 때문에 국내 시장에선 제품을 꺼내기도 전에 묻힐 것 같다. 배터리를 바꿀 수 있는 제품과 그렇지 못한 제품은 각자의 장단점이 있지만, 국내는 휴대용 충전팩보다 갈아끼우는 배터리에 더 익숙해져 있다. ‘배터리 교체만 됐어도…’라는 반응이 나올 것 같다. 물론 해외에서도 배터리 교체 여부는 예민한 문제다.

유니바디로 만들면서 두께는 얇아졌다. 9.3mm로 ‘아이폰5’와 같다. 사진으로 보기에도 눈에 확 들어올 정도로 두께가 얇다. 하지만 두께 탓인지, 유니바디의 일체감을 높이기 위해 메모리 확장 슬롯도 없다. 기본 32GB 메모리가 들어가고 64GB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25GB의 드롭박스 용량도 제공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180일 동안 보관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한다.

카메라 센서의 화소는 400만개다. ‘1300만화소가 기본이 되어 버린 시장에 웬 역행일까’라고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화소수가 사진의 화질을 전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HTC 원에 들어간 400만화소 센서는 ‘울트라픽셀’로 불리는 센서다. ‘이면조사형’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RGB 각각의 신호만 받아들이는 400만화소짜리 센서가 3개 겹쳐져 있는 구조다. 그렇다고 1200만화소라고 부르기는 애매한 구조다. 시그마가 DSLR 카메라에 적용한 포베온 방식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이 센서는 하나의 센서 픽셀이 RGB신호를 모두 합쳐 1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일반 센서에 비해 각각의 색에 1씩 빛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빛의 양이 1+1+1이라고 볼 수 있다. 밝게 찍힌다기보다는 어두운 곳에서도 빛을 충분히 받아들여 화질을 높일 수 있다. 렌즈 조리개도 f2.0으로 밝고 광학 흔들림 보정 기술까지 더해 센서, 렌즈, 보정까지 3박자로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프로세서 성능이 좋아서인지 카메라를 두고도 재미있는 기능들이 많다. 동영상을 찍으면서도 그대로 스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실시간으로 동영상에 효과를 넣거나 사진을 연속으로 찍어 동영상으로 편집하는 기능들도 더해진다고 HTC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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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건들은 숫자에 예민한 국내 시장에서는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HTC는 결과적으로 매끈하게 잘 뽑아낸 제품을 손에 쥐게 됐다. 고성능을 앞세운 패블릿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들에 배치되고 확장성도 부족할 수 있지만, 다른 시장에서는 잘 받아들여줄 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한없이 커지는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교체 때문에 플라스틱으로만 스마트폰을 디자인할 수밖에 없는 것에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다. 국내 출시가 안 되는 것이 아쉽다.

다행히 LTE는 지원된다. 어떤 주파수를 쓰는지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출시하는 국가와 통신사에 맞춰 주파수를 조정해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LTE 외에도 차세대 무선랜 규격인 IEEE802.11ac도 들어간다. HSPA까지 통신할 수 있는 3G 모델도 함께 선보인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4.1.2가 들어간다. 4.2보다는 차세대 운영체제인 키 라임 파이를 더 염두에 두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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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