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넥서스7로 들어온 ‘우분투 터치’

우분투가 넥서스 태블릿 안에도 들어왔다. 지난해 캐노니컬이 우분투를 스마트폰과 태블릿용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이후 우분투 발걸음도 빨라졌다. 지난달 넥서스4와 갤럭시넥서스용 우분투를 내놓은 데 이어 넥서스7, 넥서스10용 맛보기 버전도 내놓았다.

이 우분투를 국내에 유통되는 넥서스7에 깔아봤다. 설치는 간단하지만, 패키지 방식으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리눅스에서 커널 명령어를 쳐서 올리거나 별도의 롬 라이팅을 통해 설치해야 한다. 개발자가 아니면 선뜻 시도하기 어렵다. PC용 우분투에서 설치하는 것이 가장 쉽다. 설치 방법은 우분투위키에 설명돼 있다. 직접 내려받을 필요 없이 명령어만 입력하면 PC가 스스로 운영체제를 내려받고 넥서스로 전해준다. 다만 넥서스의 부트롬을 언락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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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태블릿용 우분투는 아직 프리뷰 단계다. 우분투를 태블릿에 얹으면 이런 모양이 될 것이라고 보여주는 맛보기 정도다. 실제 제품으로 쓰기는 어렵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 누군가가 당장 깔아서 써보려 한다면 말리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어떤 생각으로 운영체제를 만들고 있는지는 뚜렷하게 보인다.

잠금 화면은 안드로이드같다. 바탕화면 자체에 메일이나 알림창이 뜬다. 이 화면 자체에서 곧바로 내용을 확인하는 기능은 아직 없다. 화면 잠금은 왼쪽이나 오른쪽 끝에서 안쪽으로 밀면 풀린다. 오른쪽을 밀면 그대로 홈 화면이 뜨고 왼쪽을 밀면 잠금이 풀리며 곧바로 앱이 실행된다. 기본적으로 PC에서 보던 우분투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화면 왼쪽 끝에서 안쪽으로 살짝 화면을 밀면 우분투 메뉴바가 미끄러져 나온다. 여기에 여러가지 앱들이 얹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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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의 바탕화면은 5개의 판으로 만들어져 있다. 가운데가 메인인 홈 화면이고 왼쪽으로 ‘음악’과 ‘피플’, 오른쪽으로 ‘앱’과 ‘비디오’가 있다. 각 판의 구성은 시원시원하고 보기에 좋다. 앱과 위젯이 깔리는 안드로이드의 태블릿 화면 구성과는 접근성 자체가 전혀 다르다.

마켓은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그래서 앱을 추가로 설치할 순 없다. 기본 앱들도 아직 원활히 작동하지 않는 만큼, 앱 추가 설치는 이른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기존 PC용 우분투와 기본 엔진 자체가 같으니 앱을 그대로 써도 될 것 같지만, 태블릿 화면에 따로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 PC와 스마트 기기용 마켓은 분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콘텐츠 판매에 대한 고려가 눈길을 끈다. 5개 메인 화면 중 음악과 영상이 배치돼 있다.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나 아마존 스토어처럼 실제 콘텐츠를 판매하거나 기간 한정으로 대여하는 모델이 눈길을 끈다. 각 콘텐츠를 열어보니 아마존의 것이다. 당장 캐노니컬이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을 택한 셈이다. 이 정도면 콘텐츠 공급 계약이 맺어져야 각 지역에 유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 제품을 판매하지 않을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럼 콘텐츠 공급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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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7에 설치한 우분투 터치 작동 화면 ☞유튜브에서 보기

안드로이드에서 익숙한 홈버튼이나 뒤로가기 버튼은 없다. 대부분의 명령이 제스처로 이뤄진다. 특히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미는 것으로 웬만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왼쪽에서 조금 끌면 메뉴바가 나오고 더 많이 끌면 다른 앱으로 화면을 전환한다. 멀티태스킹이다. 이는 오른쪽 끝에서 안쪽으로 밀 때도 된다. 이리저리 프로그램을 빠르게 오갈 수 있다.

위에서 아래로 끌면 상태를 알려준다. 아이콘에서부터 끌어내리면 음량, 무선랜, 배터리, 시간 등이 각각 자세히 표시된다. 아이콘이 작은 편인데도 원하는 메뉴가 끌어당겨진다. 전반적으로 터치스크린의 감도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이런 화면 전환 인터페이스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나 HP가 갖고 있는 웹OS에서 보던 것과 거의 비슷하다.

앱을 종료하거나 다른 앱으로 넘어가려면 아래에서 위로 밀어올리면 된다. 이때 투명한 아이콘이 하나 뜨는데, 손을 그 자리에 갖다대야 메뉴가 열린다. 스크롤과 헷갈리지 않도록 한 배려다. 여기에서 응용프로그램들을 닫을 수 있다. 시스템 설정도 이 안에서 하는 것 같은데 아직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시간대나 국가 설정, 언어를 고르는 메뉴도 없다. 데스크톱 버전이 한글을 완벽하게 읽고 쓸 수 있는 것에 비해 모바일 버전은 아직 안 된다. 아직 소리가 나지 않고 동영상 재생도 안 된다. 말 그대로 맛보기 버전이다.

우분투 터치 맛보기판은 전반적으로 아직 불안정한 면이 많다. 속도도 매우 느린 편이다. 똑같은 테그라3 프로세서로 윈도우8 RT 버전이 꽤 매끄럽게 도는 것과 비교된다. 직접 테스트해보진 못했지만 해외 매체들이 소개하고 있는 코어텍스A15 기반의 듀얼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5250을 얹은 넥서스10의 시연 영상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주 기본적인 형태의 컴퓨터에서도 매끄럽게 작동하는 우분투인만큼, 아직까지는 커널과 UI의 최적화가 덜 된 것으로 보인다. 우분투가 정식으로 태블릿을 발표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하드웨어로든, 최적화로든 안드로이드만큼 매끄러워지지 않을까.

아직은 안 되는 것 투성이고 속도나 조작성 자체가 거칠지만, 초기 안드로이드를 생각해보면 첫 데모 버전 치고는 구성이 뛰어나다. 우분투가 이렇게까지 터치 인터페이스에 잘 맞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올 한 해 재미있게 지켜볼거리가 또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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