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따라하는 거 아닌가.”

삼성전자가 2월26일부터 28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3에서 발표한 응용프로그램(앱)을 본 비즈니스 인사이더더버지 등 외신의 평가다. 심지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삼성전자의 이런 행보를 ‘훔친다’라는 단어를 사용해 표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MWC 2013에서 기업용 보안 시장을 위한 앱 ‘녹스’와 전자지갑인 ‘삼성월렛’을 내놨다. 헌데 나오자마자 잡음이 생겼다. 기존 VM웨어와 애플이 출시한 앱과 너무나도 유사했던 탓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신선함이 없는 삼성의 앱 전략에 업계 관계자들의 실망이 잇따르는 모양새다. 현장에서 MWC를 지켜본 국내 한 업계 관계자는 “똑같은 제품이 이름만 바꿔 출시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고 평가했다.

녹스, 삼성월렛 vs 호라이즌 모바일, 패스북

VM웨어는 지난 ‘2011년 VM월드’에서 하나의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개인 업무와 회사 업무를 모두 해결하는 ‘VM웨어 호라이즌 모바일’을 선보인 바 있다. 호라이즌 모바일은 프로그램을 클릭만 하면 개인 계정과 업무용 계정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회사 업무를 위해 휴대폰을 따로 살 필요 없이,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하나의 휴대폰을 2대처럼 분리해 개인용도와 업무용도로 나눠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2 소비자가전쇼(CES)에서 LG전자는 자사 스마트폰 ‘레볼루션’에 호라이즌 모바일 앱을 탑재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mwc samsung knox

▲MWC 2013에서 발표된 삼성전자 녹스(KNOX) 

“하나의 스마트 기기에서 암호화된 ‘컨테이너’라는 별도 공간 안에 업무용 데이터를 개인용 데이터와 분리해 관리할 수 있어 철저한 보안 유지가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이번 MWC 2013에서 선보인 녹스(KNOX)에 대한 설명이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의 홈 화면에서 ‘컨테이너’ 아이콘을 누르면 기업이 지정한 업무용 이메일, 일정, 연락처 등의 앱과 데이터에만 접근할 수 있다. ‘컨테이너’ 외부의 개인 데이터와 앱은 기업용 보안 정책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업무와 사생활을 철저히 구분할 수 있어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요구도 충족시켜 준다. 업무가 아닌 개인용도의 이메일, 데이터 다운로드, 사진 공유 등은 기업 보안정책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다.

VM웨어의 모바일 호라이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설명이다. 이를 두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미 이런 종류의 애플리케이션은 VM웨어의 ‘호라이즌 모바일’과 블랙베리의 ‘밸런스’를 비롯해 시장에 많이 나온 솔루션”이라며 “여기에 VM웨어가 애플과 손잡고 아이폰에 모바일 가상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데 삼성이 자극받아, 이를 견제하기 위해 녹스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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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이번 MWC에서 발표한 ‘삼성월렛’도 비슷한 이유로 구설수에 올랐다. 삼성월렛은 쿠폰, 멤버십 카드, 비행기 탑승권, 공연 티켓 등을 한 곳에서 관리해주는 전자지갑 서비스다. 사용자는 자신의 다양한 쿠폰과 티켓, 그리고 멤버십 카드를 한 곳에 저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월렛 서비스의 API를 공개해 다양한 기업과 제휴를 맺어 풍부한 전자지갑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국내에도 SK플래닛의 ‘스마트월렛’ 같은 서비스가 존재한다.

가장 문제가 된 건 삼성월렛의 사용자 환경(UI)이다. 애플의 패스북과 비슷한 UI에 더버지는 삼성월렛을 두고 ‘삼성판 패스북’이라고 평가했다. 모바일 전자지갑 기능이야 비슷할 수 있다고 하지만, 쿠폰과 티켓 배치 방법 등이 패스북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와이어드는 “디자인 외에도 위치기반의 쿠폰 공지 서비스, 각종 쿠폰과 티겟을 중앙 저장소에 모으는 방식 등 앱 운영방식도 패스북과 비슷하다”라며 “삼성월렛은 딱 패스북으로, 운영체제 환경이 안드로이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izzien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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