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손대면 찌릿찌릿? 접지가 해법

노트북에 손을 얹으면 찌릿찌릿한 전기가 오는 걸 느껴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노트북을 종일 만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늘 말 못할 스트레스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딱히 불편한 건 아니지만 분명히 전기가 흐르는 게 느껴진다더군요. 잘 모르시겠다고요? 그럼 손바닥이나 손가락 대신 손등을 대 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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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지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접지’라는 정확하고도 뻔한 답이 있기 때문이죠. 접지가 안 되면서 불필요한 찌꺼기 전기가 노트북 전체를 타고 흐르는 것입니다.

우리가 벽 전원으로 쓰는 교류 전기는 양극과 음극이 주파수처럼 파형을 그리면서 가정으로, 사무실로 전달됩니다. 이 교류 전기를 직접 노트북에 쓸 수는 없고 양극·음극이 곧게 나오는 직류로 바꿔야 합니다. 노트북에서는 어댑터가, 데스크톱PC에서는 전원공급장치가 이 역할을 합니다. 외장 어댑터가 아니더라고 대부분의 가정용 전자기기들이 전기를 직류로 바꾸어 씁니다. 배터리의 경우는 아예 직류로 전기를 저장하지요. 그래서 전원을 연결해 쓸 땐 찌릿찌릿하다가도, 어댑터를 빼고 배터리로 작동하면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집이나 사무실로 들어오는 교류 전기의 품질은 들쑥날쑥합니다. 모든 교류 전기가 그대로 직류로 바뀌는 게 아니라 일부는 쓰지 못하고 버리게 되는데, 이 찌꺼기 전기가 노트북이 쓰려는 직류와 함께 제품으로 타고 들어옵니다. 노트북의 경우 가격을 낮추기 위한 넷북처럼 손에 닿는 부분이 프라스틱으로 돼 있다면 잘 느끼지 못하지만, 요즘은 고급화하기 위해 마그네슘이나 산화 알루미늄을 쓰다 보니 전기가 노트북 전체를 타고 흐르게 됩니다.

전기가 늘 느껴지는 건 아닙니다. 같은 노트북을 써도 전기가 느껴질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장소에서도 어제는 괜찮다가도 오늘은 또 찌릿찌릿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순히 손 끝이 저린 것 뿐만 아니라, 노트북에 꽂은 이어폰에서도 ‘지잉~’하는 잡음이 섞여 나옵니다. 심지어 USB 포트로 충전하면서 통화하면 케이블을 따라 올라와 귀 끝을 찌릿찌릿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노트북만 그런 건 아닙니다. 데스크톱PC도 그렇고 오디오도 마찬가지로 전기가 흐르면서 소리 품질을 떨어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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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지가 되는 노트북 어댑터(위)와 안 되는 제품. 최근 노트북들은 대부분 접지 어댑터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전기는 우리를 참 편하게 하지만, 잘 관리하지 못하면 이렇게 불쾌하게 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노트북 손목 받침대에 흐르는 정도의 전기는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걱정이 안 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이 전기 흐르는 문제는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없앨 수 있으니, 괜히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은 노트북의 어댑터 선이 접지 케이블인지 확인합니다.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콘센트에 꽂는 부분이 동그랗고 두 개의 돼지코 위 아래로 작은 접점이 있습니다. 혹은 어댑터쪽 전선이 3개로 되어 있는 것이 접지 어댑터입니다. 사실상 요즘 나오는 노트북 어댑터는 거의 접지가 됩니다. 일부 저가 제품들이 접지선이 없는 어댑터를 갖고 있습니다. 전기 스트레스가 심하면 어댑터를 바꾸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들은 콘센트에 접지 단자가 없습니다. 이럴 경우는 접지 어댑터도 소용이 없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얇은 전선을 책상다리 같은 곳에 연결하고 다른 한쪽을 노트북의 이어폰 단자같은 곳에 대충 밀어넣으면 전기가 빠져 나가기도 합니다. 간혹 콘센트 방향을 뒤집어 꽂으면 전기가 덜 흐르기도 합니다. 당연히 접지 단자가 벽뿐 아니라 멀티탭에도 있어야 제대로 전기를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제일 답답한 건 애플 맥북입니다. 아, 꼭 맥북 뿐 아니라 애플의 모든 어댑터에 공통적인 이야기입니다. 애플의 어댑터는 그 자체로 접지 단자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쓰는 동그란 돼지코 어댑터 끝단에 접지 단자가 없을 뿐입니다. 2구 단자를 그대로 쓰기 때문에 접지가 되지 않은 채로 전기가 흘러들어옵니다. 게다가 맥북 본체는 산화 알루미늄입니다. 맥북 뿐 아니라 아이폰, 아이패드도 알루미늄 본체 때문에 전기가 흘러들어옵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마찬가지로 접지 케이블을 연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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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어댑터의 동그란 쇳덩이는 병을 따라고 만든 게 아니라 접지를 위한 접점입니다.

애플 어댑터의 연결 부분을 분리하면 동그란 쇳덩이가 하나 나옵니다. 이게 바로 접지단자입니다. 이 부분의 역할이 잘 알려지지 않으면서 병 뚜껑을 따는 용도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전기를 흘려 내보내주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맞는 케이블을 연결하면 됩니다. 안타깝게도 정품은 없고 인터넷에서 따로 구매를 했습니다. 포장도 없고, 제조사가 어딘지도 알 수 없는 케이블을 1만원 정도에 살 수 있었습니다.

이 케이블 안쪽을 들여다 보니 어댑터에 달린 접지 단자에 맞물려 바깥으로 접지시켜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케이블을 쓴 이후로 전기 흐르는 걱정은 싹 덜었습니다. 호환 액세서리가 정품보다 더 좋은 경우도 있군요. 맥북에 전기가 흐르는 현상에 대해서는 애플코리아에 개선해달라고 ‘민원’을 넣었습니다. 재질의 강점을 살리려면 꼭 필요한 요소라고 당부했으니,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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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기본 어댑터의 연결 부분이고, 오른쪽은 접지 단자가 있는 케이블입니다. 안쪽에 보이는 금속 물체가 접지를 위한 단자입니다.

제품에 전기가 흐르는 것은 교류 전기를 입력받는 전자제품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오디오처럼 직접 손에 닿지 않더라도 전기가 영향을 끼치는 제품들에는 별도의 접지선이 있는데, 이 곳에 전선 등을 연결해 외부로 빼내면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아 참, 그리고 겨울철 전기장판을 쓰는 일이 많은데 전기장판들도 접지가 안되는 제품들은 전기가 흐를 수 있습니다. 테스트하던 도중 접지 케이블을 썼는데도 노트북에서 전기가 강하게 흘러서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노트북탓이 아니라 전기장판에서 흘러나온 전기가 몸을 타고 노트북으로 거꾸로 흘러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전기장판은 두꺼운 요를 깔고 미리 켜 둬 자리를 데워놓았다가, 사람이 들어가 앉을 때는 콘센트를 빼 두는 게 좋겠습니다.

모바일 컴퓨팅에 대해 어떤 것이든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e메일 allov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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