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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밀어주는 삼성, ‘앱 수수료 할인’

2013.03.05

삼성이 획기적인 모델의 앱 장터 모델을 운영한다. 지난달 삼성은 EA의 모바일게임 퍼블리셔인 칠링고와 함께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마켓을 발표하겠다고 밝혔고,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구체화한 바 있다. 2년간 기간에 따라 앱 유통 수수료를 깎아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삼성과 칠링고는 이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제로 커미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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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앱 장터를 별도로 여는 것은 아니고, 삼성이 운영하는 장터 ‘삼성앱스’ 안에서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기간에 따라 차등 할인되는 방식이다. 적은 비용도 아쉬운 소규모 개발사에게는 사실상 게임 개발을 위한 지원에 가깝다. 개발자는 이 마켓에 앱을 출시한 후 6개월까지는 판매액, 앱내부결제 등 앱을 통해서 얻은 수익 전부를 가져간다. 그 다음 6개월은 수익의 90%를 가져갈 수 있다. 6개월 이후부터 삼성이 10%의 수익을 떼기 시작하는 것이다. 앱 등록 후 1년이 지나면 앱 장터는 20%의 수익을 떼어가고 2년 이후부터는 판매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구조다.

30%의 수수료는 애플과 구글이 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를 운영하는 것과 같은 요율이다. 앱 관리, 유통, 마케팅 등의 명목으로 내는 부분인데 이 부분을 깎아주는 것은 실질적으로 개발과 앱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투자비용이 작고 인력 위주로 움직이는 소규모 독립 개발자들로서는 초기에 생존이 가장 큰 문제다. 성패를 알 수 없는데 마냥 투자 비용을 높이거나 게임의 개발 규모를 키우는 일은 큰 위험 부담이 따른다.

특히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인디게임은 더욱 그렇다. ‘앵그리버드’도 초기에 스테이지 수에 제한이 있었지만 이후 인기를 얻으면서 내용을 보강해 갔다.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을 고쳐가는 게 어색하지 않은 게 모바일 앱의 강점이기도 하다. 삼성과 칠링고는 한 번 제대로 굴러가기 시작한 앱은 계속해서 수익을 가져온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수익은 돈이 충분히 벌린 뒤에 뽑아내기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계산이다. 직접적으로 앱 개발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지만 유통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앱 개발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에 유리하다. 삼성의 앱 장터인 삼성앱스는 최근 갤럭시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데 따라 그 영향력이 늘고 있다는 것이 개발자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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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링고는 모바일게임 유통사다. ‘앵그리버드’, ‘컷 더 로프’ 등 모바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앱들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삼성 역시 게임이 스마트폰 생태계를 성장시키는 큰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렴한 수수료로 양질의 게임을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안드로이드라는 구글 주도의 플랫폼 외에도 타이젠이나 윈도우폰 등 다양한 운영체제의 생태계에 발을 들이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새 게임들을 삼성의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목적도 갖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할 때 이용자들에게 이질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게임을 이용하는 것이다. 삼성은 이미 칠링고와 손잡고 스마트TV 앱 장터에 ‘앵그리버드’를 내놓고 플랫폼으로서의 스마트TV 역할을 자랑한 바 있다. 이후 이용자들이 운영체제를 의식하지 않고 삼성전자의 브랜드만 보고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삼성의 장터를 이용해 앱을 내려받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위한 초석이라는 애기다.

삼성과 칠링고는 ‘100%인디’라는 웹사이트도 열었다. 이 웹사이트를 통해 게이머와 개발자들이 게임 시장에 대해 요구사항들과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프로그래머 외에도 음악가, 프로듀서, 작가 등이 모일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도 할 계획이다. 삼성과 칠링고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범위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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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