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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브S’ 윈도우폰의 숙제, 차별화

| 2013.03.06

윈도우폰8의 시장점유율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시장 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블랙베리와 시장을 양분하던 대표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윈도우폰, 바로 윈도우모바일이 아니었던가.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윈도우폰 운영체제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2년 4분기 기준으로 2.4%를 기록했다. IDC는 3%로 내다봤다. 노키아 ‘루미아 900′을 비롯한 윈도우폰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장이 워낙 안드로이드에 집중돼 있다보니 크게 눈에 띄는 성적은 내지 못했다. 아직 5%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이면 주류 운영체제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아직은 흡족한 성적은 못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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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윈도우폰8 제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한 이후 ‘HTC 8X’를 비롯해 노키아 ‘루미아 820′, 그리고 마지막으로 삼성전자의 ‘아티브S’까지 만나봤다. 제품들과 운영체제 그 자체로는 만족스럽기도 하거니와 앱 장터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 번째 만난 제품은 금세 김이 빠져 버렸다. 윈도우폰8을 대표하는 제품임에도 처음 이 운영체제를 만져봤을 때 느꼈던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똑같은 윈도우가 깔린 여러 대의 노트북을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왜일까?

하드웨어의 덫에 빠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신제품을 발표하는 언팩행사를 했을 때 주인공인 ‘갤럭시노트2′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게 윈도우폰인 아티브S다. 윈도우폰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뒤 꽤 애를 먹어온 노키아는 이날 직접 행사장에 직원들을 보내 ‘삼성전자의 윈도우폰 복귀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안드로이드 시장을 이만큼 키워낸 데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삼성의 참여가 윈도우폰8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노키아는 삼성이 많이 팔더라도 위협적이기보다 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했고 그 시장 안에서 스스로가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을 것이다.

삼성전자가 아티브S를 발표한 직후 삼성이 구글과 안드로이드를 압박하기 위한 용도로 윈도우 진영에도 제품을 내놓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윈도우폰이 시장에서 자리잡았을 경우에 대한 보험이라거나 그 운영체제 자체에 매력을 느껴 제품을 만들었을 수는 있지만, 아티브S는 구글에 직접적으로 큰 위협이 될만한 제품은 아니다. 윈도우폰이 지금의 안드로이드만큼 영향력이 커진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삼성전자에게 윈도우폰은 그리 재미있는 시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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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석 달 전 만나본 HTC 8X나 아티브S나 스마트폰으로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좋게 보면 제조사에 관계 없는 일관성, 다르게 보면 차별점을 두기 어렵다. 플랫폼으로서는 일관성을 갖는 편이 좋지만 제조사로서는 답답할 수도 있겠다.

첫 번째 이유는 운영체제 자체가 너무 가볍게 만들어졌다. 윈도우모바일이 시장에서 가라앉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당시 하드웨어로 돌리기에 무거웠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더 무거웠던 안드로이드는 하드웨어 인플레이션을 이끌어냈다. 더 빠른 하드웨어를 만드는 쪽이 시장을 거머쥐는 현상을 낳았다. 프로세서부터 디스플레이, 메모리 등 스마트폰의 모든 요소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결국 안드로이드와 갤럭시는 업계에서 가장 좋은 하드웨어를 가진 스마트폰들로 태어날 수 있게 됐다.

그 사이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를 더 가볍게 만들었다. 이렇게 나온 윈도우폰7은 운영체제의 커널부터 인터페이스까지 이전과 전혀 다른 새 운영체제를 만들어냈고 속도는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쿼드코어를 넘어 8개 프로세서가 들어갔다는 옥타코어까지 나오는 판국에도 윈도우폰8은 퀄컴의 듀얼코어 프로세서면 충분했다. 아예 운영체제가 이 스냅드래곤에 맞춰 만들어졌는지 모든 윈도우폰이 이 칩을 쓴다. 듀얼코어 스냅드래곤S4 정도면 성능도 좋고 값도 싸다보니 전체적인 스마트폰의 제품 가격도 낮출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전에 PC처럼 스펙을 보기 시작했다. 같은 값이면 CPU 코어와 작동 속도, 메모리가 많은 스마트폰에 눈길이 간다. 이번에는 너무 낮은 하드웨어에서도 돌아가는 게 문제가 됐다. 물론 이는 결과론적인 얘기다. 잘 팔렸으면 싸서 잘 팔렸다고 했겠지만, 싼데 잘 안 팔렸을 때는 자연스레 ‘싸구려 이미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이 추구하는 고급화 전략과는 어딘가 잘 맞지 않는다.

똑같은 운영체제, 똑같은 경험

제품간의 편차가 생각보다 더 적다는 것도 삼성에게는 윈도우폰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는 요인이다. 삼성전자의 아티브S는 갤럭시의 유전자를 윈도우폰으로 옮긴 제품이다. 갤럭시노트와 비슷한 디자인에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갖고 있으며, 엑시노스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S4 프로세서를 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권장사항이기도 하다. 삼성이 이 스마트폰에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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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윈도우폰8 스마트폰이 이와 같은 화면을 하고 있다. 윈도우모바일에 터치 위즈를 깔아 차별점을 두었던 삼성도 윈도우폰8에서는 터치위즈를 얹지 못했다.

일단 삼성 스마트폰의 핵심인 터치위즈UI를 넣을 수 없다. 화면을 밀어올려 잠금을 풀면, 앱들이 세 가지 크기의 타일로 배치된 첫 화면을 마주한다. 런처를 바꾸지도 못한다. 삼성이 직접 만든 응용프로그램 몇 가지가 더 들어있을 뿐 사실상 그동안 봐 온 HTC와 노키아의 스마트폰과 큰 차이를 느끼기가 어렵다. 안드로이드를 통해 자체 생태계를 꾸려왔던 삼성으로서는 삼성앱스처럼 앱 장터를 꾸미고 여러 응용프로그램과 인터페이스로 다른 제품과 확연하게 다른 인상을 주기에 윈도우폰8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물론 플랫폼으로서, 그리고 이용자로서는 어떤 제품이든 똑같은 게 좋다. 디자인 정도로 차이를 두되 어떤 것을 골라도 같은 게임, 같은 앱이 같읕 성능으로 작동하는 것 말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과제로 타이젠에 집중하려는 것도 자체적으로 플랫폼 영향력과 생태계를 꾸리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차후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대한 정책을 뜯어고치거나 특정 제조사를 통해 직접 하드웨어를 만드는 등 삼성에게 불편한 일이 벌어져도 생태계 영향력을 가져갈 수 있도록 자체 환경을 만드는 것이 타이젠을 미는 이유다. 제조사로서는 어떻게 보면 운영체제를 가져다 쓰는 모습은 안드로이드와 비슷하지만 설계에 대해 손댈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이다. 애플처럼 스스로만을 위한 환경이라면 모르게지만 제조사로서는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안드로이드같은 환경이 더 좋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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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윈도우폰8 진입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리 적극적인 모습은 아니다. 국내에 아직 출시하지 않았지만 출시에 대한 가능성은 계속 이야기되고 있다.

윈도우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단, 써 본 사람들의 이야기다. 윈도우폰을 구입한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고 재구매하겠다는 의사도 강한 편이다. 윈도우 생태계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에게 윈도우폰은 모바일로 아웃룩과 오피스를 가장 완벽하게 쓸 수 있는 모바일 장치다. 성능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고 독특하기까지 하다. 아직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판매량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앱도 지난 2월 말로 13만개를 돌파했다.

하지만 아직 기대만큼 세상을 들썩이지 못하고 있다. 윈도우모바일에서 안드로이드로 갈아탄 업체들과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다 앉히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만들어도 다른 제품과 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제조사로서는 달가운 일은 아니다. 또한 하드웨어만큼 생태계가 가져다 주는 수익과 영향력은 매우 크다. 안드로이드와 iOS로 기대치와 눈높이가 높아진 것은 소비자들뿐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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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섭 사진
최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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