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포럼] 트위터 열풍, 그 힘의 원천과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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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진행하는 ‘블로터 포럼’이지만, 이번 주제는 특히 흥미롭다. 다름아닌 ‘트위터‘이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마이크로블로그’, ‘꼬마블로그’ 등으로 불리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다. 140자 이내의 짧은 글을 올리고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는 서비스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열풍’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트위터 열풍에 걸맞는, 쟁쟁한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두 분을 모셨다. 허진호 네오위즈인터넷 대표와 이동형 나우프로필 대표다.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분들이다. 허진호 대표는 국내 인터넷 1세대를 대표하는 맏형. 이동형 대표는 원조 SNS ‘싸이월드’를 만든 분이다.

더구나 두 분 모두 지금도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오위즈인터넷은 올해 3월 ‘세이클럽me‘를 열었고, 나우프로필도 올해 초 ‘런파이프‘란 지역밀착형 꼬마블로그 서비스를 선보였다. 두 분은 또한 트위터에서도 왕성하게 활동중이다. 트위터와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말하기엔 그야말로 제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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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시 : 2009년 6월24일(수) 오후 4시~6시
  • 장소 : 블로터닷넷 회의실
  • 참석자 : 허진호 네오위즈인터넷 대표 / 이동형 나우프로필 대표 / 블로터닷넷 김상범·도안구·이희욱

김상범 | 오늘은 인터넷업계 유명 인사 두 분을 모셨다. 나눌 얘기는 요즘 최고 화젯거리인 ‘트위터’다. 국내에서도 요즘 이용자가 가파르게 솟는 느낌이다. 인터넷업계 오랜 종사자로서 두 분의 의견을 듣고 싶다.

허진호 | 얼마 전 랭키닷컴 통계 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 5월 넷쨋주와 다섯쨋주 트위터 주간 방문자수가 각각 12만명과 24만명이더라. 사실이라면, ‘폭발적’인 증가다. 사실 5월 셋쨋주에 4만명 찍을 때도 깜짝 놀랐는데.

김상범 | 두 분은 언제부터 트위터를 쓰셨나?

허진호 | 가입한 지는 오래 됐는데, 본격 사용한 건 지난해 말부터다.

이동형 | 저는 싸이월드 일본 법인을 맡아 일본에 있을 때부터 써왔다. 2006년 중반께인가, 그 때만 해도 트위터 이용자 가운데 일본인이 꽤 많았다. 그런데 2007년부턴가 갑자기 일본인들이 트위터에서 사라졌다. 일본 친구들은 문자메시지 보내듯 가족이나 친구에게 자기 일정을 알리는 도구로 트위터를 많이 쓰는 분위기였다. 한마디로 ‘지금 뭐 해?(What are you doing?)’ 하는 식으로.

허진호 | 요즘은 전체 트위터 메시지의 60%에 링크가 들어가 있다고 한다. 링크가 들어가 있다는 건 정보를 공유한다는 뜻이다. 그게 트위터를 강력하게 만든다. ‘지금 뭐 해?’는 이제 의미가 없다. 정제된 정보가 들어가기 시작한 거다. ‘리트윗(RT)’ 때문에 링크가 더 많이 공유되는 느낌이다.

이동형 | 트위터가 진화한 건 맞다. 초창기엔 이용자화면(UI)도 우스꽝스러웠다. 트위터 입력창도 지금처럼 1단이 아니라 2단으로 떴다. 왼쪽은 친구들 이야기, 오른쪽은 내 얘기가 뜨는 식이다. 어느 날부턴가 둘을 섞고 내 얘길 위로 올렸다. 2007년도에 포지셔닝을 다시 한 거다. 친한 친구끼리 일상을 교환하는 용도로는 승산이 없겠다 판단하고 서비스를 바꾸고 API도 공개했다. 오랜 고민 끝에 바꿨다. 그게 무섭다. 그런 서비스는 한 방에 따라잡기 어렵다.

김상범 | 이동형 대표는 트위터와 비슷한 런파이프 서비스를 하고 있지않나. 어떡하나, 그럼? (일동 웃음)

이동형 | 내가 처음부터 하려던 건 지역 정보를 모으는 서비스였다. 트위터가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가진 강점이, 비동기이면서 여러 명에게 동시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이다. 그걸 활용하고 싶었다. 그것만큼 여러 명에게 지역 정보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수단이 없다. 싸이월드도 맛집 정보가 있지만, 일촌들하고만 공유한다. 런파이프는 트위터의 그런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채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젠 전략을 바꿔야 할 것 같다. 트위터가 이렇게 인기를 끌 줄 몰랐다. 이젠 트위터에 ‘파이프를 꽂는’ 전략으로 가야 할 지를 고민하고 있다. 트위터는 API를 공개하잖나.

bf_hurjh 허진호 | 트위터는 데이터를 완전히 오픈했다. 외부에서 검색으로 들어오는 트래픽이 전체 트위터 트래픽의 절반을 넘는다.

김상범 | 한국쪽 트래픽도 최근 급격히 늘었다. 특별히 어떤 계기가 있었다고 보나.

이동형 | 정치적 이슈도 있다. 하고픈 말을 못하게 하는 분위기가 인터넷에 돌고 있다. 트위터는 예전에 못 보던 수단이다. 할 말 다 하고, 듣기 싫으면 안 들으면 된다. 지금 시대 코드랑 잘 맞다. 누군가 올린 악플은 보기 싫어도 봐야 하지만, 트위터에서는 내가 보기 싫고 듣기 싫으면 안 보면 된다. 트위터에서 하는 말을 다음 카페나 아고라, 네이버 블로그나 오픈캐스트에 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김상범 | 저도 비슷한 생각이다. 트위터에 올라오는 발언들은 수위가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 블로그에 올리기 어려운 얘기들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동형 | RT가 정말 효과적이다. RT는 ‘카더라’다. 내가 말 안했지만, 내 생각을 은연중에 담는다. 그러면서도 나중에 문제되면 책임질 일은 없다. 그런 공동체의 공감대를 트위터는 담을 수 있다. 유명인을 적시에 활용한 것도 성공 요인이다. 스타를 끌어들이면 커뮤니케이션이 풍성해지지만, 스타가 나가면 파티는 김이 확 빠진다. 트위터는 그걸 잘 조절해서 성공했다. 스타를 시기별로 계속 넣었다. 나이트클럽에서 유명인들을 지속적으로 물갈이하듯 말이다. (웃음)

김상범 | 트위터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는 건가.

이동형 | 트위터 창업자가 밝혔다. 어떤 시점에 어떤 유명인을 끌어들이겠다는 식으로. 실제 유명 농구선수를 끌어들이고, 나중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오프라 윈프리가 입성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트위터에 들어오겠다고 말한 걸 보며 한국에서도 시쳇말로 ‘게임 끝났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이 트위터를 하면, 다른 공무원이나 정치인이 안 하겠는가. 싸이월드도 예전에 그랬다. 영향력이 큰 정치인이 가입하면 같은 당 정치인들이 대거 들어왔다.

헌데 친구로 소통하는 곳은 물이 좋고 안 좋고를 안 따지지만, 트위터는 친구 관계가 아니다. 그런 공간은 앞으로 성장한다. 기존 커뮤니케이션에는 없던 영역을 어렵게 만들었다.

허진호 | 최근엔 좀 무섭다는 느낌도 든다. 요즘엔 미국에서 어지간한 사이트는 트위터 아이디로 로그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 커넥트와 비슷한 개념으로 쓰인다. 결국은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모든 이용자 기반 서비스의 기본이 된다. 페이스북은 좀 더 조직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트위터는 아직은 풀어놓는 분위기다.

김상범 | 국내에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나.

허진호 | 얼마 전 통계자료를 보니 국내 페이스북 가입자가 7만명 조금 넘는 걸로 나왔다. 그건 거의 없다는 얘기와 똑같다. 일본도 25만명 정도로 전체 이용자 규모에 비해 적다. 한국과 일본 모두 로컬 서비스가 굉장히 강한 곳이다. 일본은 믹시가 있고 우리나라는 싸이월드가 있다.

이동형 | 내가 페이스북에 들어가는 건 거기 아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선 싸이월드에 아는 사람이 모여 있다. 기존 SNS는 이미 자리잡은 나라에 들어가면 힘을 못 쓴다. ‘친구’ 관계를 내세우는 공간은 민족 이슈를 탄다.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곳, 내 사진 올려놓고 개인 공간으로 활용하는 곳을 따지게 된다.

허진호 | 민족감정도 있겠지만, 그저 내가 아는 사람이 있기에 간다는 느낌도 있다.

이동형 | 일본은 좀 달랐다. 우리가 일본에 진출했을 때 현지 언론이 메시지를 그렇게 던진다. ‘한국에서 가장 큰 SNS가  상륙했다’고. 그렇게 몇 번 터뜨리면 일본인들에겐 ‘경계해야 할 한국 서비스’란 이미지가 굳어버린다. SNS를 선택하는 건 미국산 자동차를 사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공동체에 참여하는 문제가 덧붙으면 민족성을 안 탈 수 없다. 미국 오르컷도 엉뚱하게도 브라질에서 먼저 떴다. 알고보니 개발자도, 운영자도 브라질 출신이더라. 그런 분위기를 탄다. 트위터는 그런 서비스일까.

허진호 | 트위터는 정말 부담 없는 서비스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며칠을 끙끙대면서 정리해야 한다. 저는 트위터를 하루에 세 번 정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자기 전에, 그리고 점심때나 오후에 짬을 내서. 스마트폰을 쓰니 더 자주 들어가게 되기도 한다. 예전엔 화장실에서 신문을 봤는데,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트위터한다.

이동형 | 만약 아이폰이 들어오고,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기기가 일반화되고, 정액 요금제가 나오면 굉장히 강력해질 것이다. ‘아이팟터치’가 유일하게 불편한 점이라면 사진을 바로 찍어 올리지 못하는 거다.

김상범 | 들고다니며 글을 올릴 정도로 사람들이 할 얘기가 많은 건가.

허진호 | 하루에 한 가지만 올려도 그 사람이 지금 뭘 하는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 지 소식을 들을 수 있다. 그게 큰 것 같다. 다른 면에서는 정보를 유통하는 미디어 성격도 있다.

이동형 | 저는 연령대도 중요한 것 같다. 지금껏 인터넷 커뮤니티는 10대, 20대가 장악하고 있었다. 이런 곳에는 쉽게 끼어들지 못하겠더라. 트위터에선 30대부터 50대의 연령층이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더구나 IT, 정치, 경제 얘기 중심이다. 뉴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내가 놀아야 할 공간이 여기라는 느낌이 확 든다.

허진호 | 저도 그런 느낌이 많이 든다. 미투데이를 초창기부터 열심히 쓰다가 안 쓴지 1년쯤 됐다. 제일 큰 이유가 미투데이의 핵심 연령대가 나와 격차가 크다. 공감할 얘기가 별로 없다. 나도 별로 쓸 말도 없고, 써도 주변에서 큰 관심거리가 안된다. 트위터는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만큼 할 얘기도 많다.

bf_leedh이동형 | 트위터는 진입장벽도 낮다. 싸이월드 UI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실제 내 친구들을 불러 이용해보라고 하면 오래 머물지 못하고 나가버린다. 그런데 트위터는 10분만 하면 누구나 다 쓸 수 있을 정도로 컨셉이 간단하고 기능이 단순해 금방 익숙해지더라.

허진호 | 특이한 건, 미국에서도 10대는 아직도 마이스페이스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잘 안 넘어온다. 왜 그럴까.

이동형 | 제 생각엔 연령대마다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다. 20대 관심 키워드는 친구, 학교 성적, 연애, 이성 등이다. 20대를 타깃으로 하려면 ‘친구’를 벗어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없다. 반면 30대는 직장, 승진, 전문지식, 결혼, 재테크, 뉴스 등 관심 코드가 다르다. 친구가 아니더라도 코드가 맞으면 만난다. 내용도 다르고, 노는 물도 다르다. 선이 그어질 수밖에 없다. 싸이월드가 트위터 때문에 타격을 받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완전히 물이 다른 서비스다.

허진호 | 저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만들지도 않았다. (웃음)

이동형 | 비교를 하자면, 싸이월드에서는 친구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우선 외모다. 하지만 트위터는 정보로 어필한다. 미국에서도 마이스페이스만 자기 페이지 꾸미기 기능을 적극 제공한다. 싸이월드도 핵심은 내 페이지에 얼마나 많이 방문하느냐가 운영자에게 주는 보상이다. 그러니 방문자수가 제일 앞에 뜬다. 트위터는 방문자수가 없다. 구독자가 중요한 보상 요인이다. 그러니 내 페이지를 꾸밀 여유가 없다. 그 시간에 한 마디라도 내 얘길 많이 쓰는 게 낫지.

김상범 | 트위터가 유사 서비스에 미칠 영향을 좀 더 얘기해보자.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연령대가 다르다면, 트위터가 승승장구한다 해도 싸이월드는 타격이 별로 없을 수도 있겠다고 볼 수 있나. 그럼, 블로그는.

허진호 | 웹에는 커뮤니티, 검색, 쇼핑 등 여러 카테고리가 있다. 트위터는 그 틈바구니를 메워주는 서비스다. 예컨대 트위터는 싸이월드와 직접 경쟁하는 커뮤니티도 아니고, RSS나 뉴스 서비스와 직접 경쟁하는 서비스도 아니고, 메신저를 대체하는 수단도 아니다. 그런데 세 가지 요소가 다 적당히 섞여 있다. 그 틈새를 파고들어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트위터가 싸이월드나 검색 서비스를 대체할 것 같지는 않다.

예컨대 앞으로 트위터가 돈을 벌게 된다면 첫 아이템이 ‘실시간 검색’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게 구글, 네이버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상호 보완하는 관계다. 구글에 트위터 실시간 검색을 붙이면 굉장히 강력해진다. 둘째, 소셜 쇼핑이 될 수 있다. 기존 옥션이나 이베이와 경쟁이 아니라 마찬가지로 상호 보완적이다. 검색, 상거래, 뉴스 등 어디든 직접 경쟁이 아니라 엮이는 서비스가 된다는 게 트위터가 지닌 잠재력이다. 아마 네이버나 구글도 트위터를 경쟁이라 생각하지 않고 자기네에게 붙일 수 있는 보완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 부분이 페이스북과 차이점이다.

김상범 | 말씀을 듣다보니 정말 트위터가 무서운 서비스 같다.

이동형 | 검색의 목적은 웹페이지에 쓰여진 정보를 빠르고 정확히 유추해 보여주는 데 있다. SNS는 다르다. 결국 사람이다. 사람 머릿속에서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을 때까지 검색 기술은 발전할 것이다. 트위터는 사람들이 스스로 말하도록 만들었다. 정보는 신선할 수록 좋고 사람은 액티브할 수록 좋은데, 트위터엔 둘 다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지금은 사람과 정보를 찾지만 나중에는 지나간 트위터 정보 보기, 트위터 이용자 찾기 정도로 전락할 수도 있다.

김상범 | 트위터에서 수익모델을 내놓으려는 움직임도 있나.

허진호 | 아직까진 없다.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확신은 있을 거다. 구글도 어느 정도 자리잡고 규모를 갖출 때가지 매출이 ‘0’이었다. 네이버는 장터 개념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좌판을 빌려주든 물건을 팔든 돈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지금 트위터는 그 수준이다. 일정 규모를 갖추고 사람들이 모이는 시점으로 가는 과정이다. 지금 방문자수(UV) 기준으로 트위터가 페이스북의 3분의 1 수준이다. 제가 보기엔 머잖아 따라잡을 것 같다.

이동형 | 사람들이 실시간 네트워크에서 하려는 상황을 트위터가 만들어줄 것이다. 어떤 식당에 가기 전에 바로 그 식당앞에서 그 식당의 평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것 말이다. 그건 네이버가 제공할 수 없는 부분이다. 네이버에선 들어가기 전에 물어보면 하루 전에 먹었던 사람 얘기가 뜬다. 하지만 트위터라면, 지금 그 식당에서 방금 식사를 마친 사람이 올린 음식의 평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허진호 | 지금은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있다. 옐프가 성공한 것도 그 덕분이다. 열 받은 얘길 그 자리에서 올릴 수 있다. 다 끝나고 집에 가서 PC를 켜고 얘길 올리면 벌써 신선도가 떨어진다.

이동형 | 그 옐프가 바로 런파이프 모델이다. (웃음) 정보도 신선도가 중요하다.

bf_doak 도안구 | 미투데이는 어떻게 평가하나. 이통사의 데이터 요금제 때문에 지금보다 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가.

이동형 | 저는 싸이월드가 정체됐다기보다는 꼭 필요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정제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새로운 서비스가 기존 서비스의 핵심 이용자를 겨냥해 서비스를 하면 성장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거품을 타깃으로 공략해야 거품이 코어 이용자로 끌어올 수 있다. 허 대표님이 트위터가 공간을 메우는 서비스라고 하셨는데 공감한다. 기존 서비스에도 거품이 있는 것이다. 트위터가 빈 곳 거품들을 모아 실용성 있게 채워가고 있다.

김상범 | 트위터가 아직은 초기 단계다. 그렇다면 네이버나 다음, 네이트에서 유사 서비스를 들고 나오면 어떻게 되나.

이동형 | 이미 유사한 서비스는 많다. 포털도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 지금 트위터에서 안 되는 몇 가지 서비스를 추가로 구현해 열면 반향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를 테면 한국에서 더 큰 스타를 내세우고, 서비스 초기 단계에서 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정보이용료도 안 받고 하면.

한국 SNS는 대부분 친구 중심 관계를 지향한다. 친구 중심 네트워크는 모르는 사람들과 얘기하는 상황을 방해한다. 그 문화적 장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 저도 일본에서 트위터와 비슷한 ‘피클‘이란 서비스를 해 봤는데, 싸이월드란 벽에 부딪혔다. 그 땐 저도 트위터식 소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도 했다. 이제 그 벽을 넘어선 서비스를 보고 나서야 깨달은 셈이다. (웃음)

김상범 | 잘 모르는 저로선 트위터에 그룹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내가 팔로우하고 나를 팔로우하는 사람 중 대학 동기만 모여 얘기하거나 하는. 그게 흔히 생각하는 한국적 마인드다.

허진호 | 그렇게 기능을 붙이기 시작하면 트위터의 고유 가치가 깨진다.

이동형 | 미국에선 트위터를 중심에 놓고 그 주변에 많은 파트너가 있다. 파트너들은 트위터가 못하는, 또 부족한 기능들을 자체 개발해 트위터에 붙이고 있다. 한국에서 만약 트위터와 똑같은 서비스를 내놓아도 미국처럼 많은 파트너가 붙지 않으면 서비스의 맛이 떨어진다. 양념장 없이 음식만 올라온 꼴이다.

도안구 | 구글이 한국에 들어왔는데 기대만큼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트위터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동형 | 시장 환경은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포털들의 폐쇄적 정책이 바뀔 수 있다. 구글과 트위터가 동반 급성장할 수도 있다. 저는 싸이월드와 경쟁할 서비스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빈 공간을 보고 새로운 서비스를 키우려 하는 것이다. 처음엔 옐프같은 지역기반 서비스를 만들려 했는데, 아직 스마트폰이 보급되지 않다 보니 모바일로 컨텐트를 올리는 비용이 비싸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재미없어한다.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넣어 재미를 줘야겠다고 생각해서 트위터같은 비동기 메신저 기능을 넣어준 거다. 그래서 저도 아이폰이 나오길 계속 기대하고 있다. 밥 먹다가 열받아 바로 올리는 글과 사진을 런파이프에서 받고 싶다.

허진호 | 트위터 입장에선 메신저 기능으로 붐만 일으키고 정작 돈은 못 벌어들일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을 수도 있다.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경쟁력은 판을 바꿀 수 있는 주자는 될 때까지 밀어주는 인프라가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 그랬잖나. 트위터도 현재 앞으로 최소한 5년은 돈 한푼 안벌어도 버틸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투자받았다. 새 판을 만들 수 있는 기간과 총알이 충분한 상태다. 그게 무섭다. 그만큼 트위터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이동형 | 싸이월드도 초기엔 수익모델이 없었다. 나중에 ‘선물가게’를 시도했다. 그게 망하면 커뮤니티도 망하는 상황이었다. 싸이월드는 돈을 낸 만큼 선물을 주는 모델이다. 수익모델 자체가 서비스 모델이다. 페이스북도 1달러짜리 기프티콘이 있지만, 그 외의 시도들이 페이스북을 완전하게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트위터도 두 번째 변화의 시점, 그러니까 서비스만큼이나 차별화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에서 힘든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이희욱 | 트위터를 활용한 수익모델은 뭐가 있을까.

허진호 | 미국에서 트위터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서비스만도 수백 개다. 그 가운데 정답이 있지 않을까.

이동형 | 미국을 보면 트위터에서 파생된 서비스를 만든 기업들이 큰 투자를 받는다. 놀랍고 부럽다. 한국에선 그게 불가능하다. 저는 트위터가 잘나가는 게 사실 마냥 좋지는 않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주도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 뒤바뀌었다. 질투가 난다. (웃음) 전세계로 봐선 트위터가 그런 소통망을 까는 게 전세계 이용자들의 삶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단 트위터가 탐욕스럽지만 않다면.

김상범 | 네오위즈인터넷도 SNS 관련 고민이 많을 걸로 짐작된다.

허진호 | 많이 고민한다. 최근 세이클럽me 관련해 서비스 준비하면서 트위터와 접점을 만드는 준비도 했다. 지금은 어느 시점에서 어느 정도까지 연결하느냐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같은 수준 네트워크라 해도 우리와 트위터 지향점이 완전히 다르다. 빈 공간을 메울 여지는 충분히 있다. 상호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도안구 | 아이폰 같은 스마트폰 도입설도 피어오르고 있다.

이동형 | 핵심은 여전히 모바일 웹이다. 이용자는 브라우저 하나에 여러 개를 쓰는 상황을 선택할 것이다. 그게 아이폰이든 T옴니아든 이용자는 상관 없다. 중요한 건 과금이다. 값싸게 이용하고 속도만 보장한다면야 애플이든 아니든 크게 중요하지 않다.

허진호 | 아이폰이 나와도 보급수량 면에서 메이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성공적으로 런칭하고 자리잡아도 애플은 국내에선 마이너다.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WAP이 당분간 대세로 남고, 모바일 풀브라우징으로 서서히 넘어갈 것이다.

이희욱 | 트위터말고 요즘 주목할 만한 SNS 관련 움직임은 없나.

허진호 | SNS가 이제 사용자 인증의 기반이 돼가는 느낌이다. 페이스북 커넥트와 구글 프렌드 커넥트, 트위터 계정을 이용한 로그인 서비스 등을 보면 SNS 플랫폼이 예전과 달리 자기 영토만 구축하는 게 아니라 우군을 확보하면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또 하나, 트위터가 대세임에도 불구하고 버티컬한 SNS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전문 영역을 공략하는 SNS도 계속 한쪽 영역을 구축할 거다.

이동형 | 저도 동감한다. 제가 꼭 해보고 싶었는데 정말 한국에서 안 되는 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일정(Calendar)이다. 일정 기반의 네트워크 서비스를 꼭 해보고 싶다. 둘째가 동네다. 실제로 사용자가 제일 많이 영향을 받는 공간이 바로 자기 동네인데, 별로들 관심이 없다. 블로그 글을 올려도 자기 동네가 아니라, 멀리 있는 유명 맛집이다. 자기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 얘길 쓰는 게 훨씬 진실성이 있고 신뢰도도 높을 텐데 말이다.

김상범 | 역시 오랜 기간 시장을 지켜온 두 분의 내공이 느껴진다. 두 분 말씀대로 트위터로 촉발된 새로운 사회관계망 서비스가 어떻게 세상과 삶을 바꿔나갈 지, 블로터닷넷과 함께 계속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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