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트위터 ‘톡픽’ 출범…”광장과 밀실이 공존하는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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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속도로 이야기하는 라이브 블로그.’

톡픽(Tocpic) 얘기다. 한마디로 압축했더니 이랬다. 실제 풀어놓고 보면, 많은 사연이 담겨 있다.

톡픽은 블로그다. 요즘 뜨는 ‘꼬마블로그’, ‘마이크로블로그’다. 트위터와 비슷하다. 아니, 꽤 많이 닮았다.

톡픽도 트위터처럼 ‘일방적인 소통’을 뼈대로 돌아간다. 얘길 듣고픈 사람을 발견하면 내 마음대로 ‘스타’로 삼으면 된다. 내 얘길 듣는 ‘팬’도 있다. 트위터로 치자면 ‘팔로잉'(스타)과 ‘팔로어'(팬)다.

톡픽은 생각의 속도로 이야기한다.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그때 그때 올리면 된다. 내 얘기와 스타 얘기가 섞여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고, 때론 대화하듯 주거니 받거니 오가기도 한다. 스타와 팬 숫자가 늘어날 수록 수다는 빠르고 널리 얽히고 설킨다. 그러니까 트위터도, 톡픽도 ‘거대한 비동기 메신저’다.

그렇지만 톡픽은 트위터가 아니다. 달리 볼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톡픽을 서비스하는 ITH의 김범섭(32) 대표는 “다음 까페나 미투데이같은 온라인 공간은 벽으로 둘러싸인 지인들만의 사적 공간이고 트위터나 프렌드피드같은 서비스는 자유롭게 오가기는 하는데 정보가 너무 많이 쌓이는 점이 아쉬웠다”며 “벽 없이 자유롭게 오가면서도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고 싶었다”고 톡픽을 구상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김 대표는 ‘고어텍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고어텍스처럼 땀은 내보내고 외부 습기는 못 들어오게 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이를 김 대표는 ‘광장’과 ‘밀실’에 비유한다. “톡픽은 사회적 관계와 개인 생활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넓은 광장에선 사회적 존재로, 밀실에선 사적 존재로 살아가는 공간인 셈이죠.”

톡픽의 얼개는 트위터와 비슷해 보이지만, 현미경을 들이대면 차이가 드러난다. 트위터에선 덧글과 본글이 구분없이 시간 순서대로 나열되지만, 톡픽은 본글 밑에 덧글을 바로 달 수 있다. 그러니 다른 이가 올린 얘기들이 계속 흐르더라도, 덧글을 다는 동안에는 해당 대화에 집중할 수 있다. 이렇게 단 덧글도 새로고침을 하면 트위터처럼 독립된 새글로 바뀌어 목록 상단에 올라간다. 그 대신 각 글마다 ‘관련 토크’란 이름으로 덧글 흔적이 남는다. 해당 글을 두고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기능이다. 트위터보단 덜 단순한 대신, 대화 기능을 보다 정교하게 갖춘 모양새다.

‘밀실’로 들어가면 트위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밀실은 한마디로 ‘카페’다. 톡픽 안에서 뜻 맞는 이들끼리 좀 더 밀착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이다. 카페는 다시 ‘열린 카페’, ‘닫힌 카페’, ‘숨은 카페’로 나뉜다. 열린 카페는 누구나 들어와 읽고 쓸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며, 닫힌 카페는 누구나 글 내용은 볼 수 있되 글쓰기는 승인된 회원들에게만 허락된 공간이다. 보다 내밀한 공간을 원한다면 ‘숨은 카페’를 만들면 된다. 카페 회원만 글쓰기도, 읽기도 가능한 곳이다. 카페 개설 수는 제한 없다.

톡픽은 이용자들이 좀 더 편리하게 글을 전송할 수 있도록 ‘북마클릿‘을 제공한다. 직접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웹브라우저 즐겨찾기 메뉴에서 손쉽게 톡픽으로 글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이다. 북마클릿 버튼을 마우스로 끌어다 IE ‘연결’이나 파이어폭스 ‘북마크 도구모음’에 등록해두고 쓰면 된다.

멀리 내다보면 톡픽과 트위터가 몸을 섞는 일도 불가능해보이지 않는다. 트위터가 대부분의 기능을 API 형태로 공개하고 있는 덕분이다. 김범섭 대표는 “오는 7·8월께 트위터와 미투데이 등을 톡픽과 연동하는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라며 “카페는 톡픽에서 이용하고 카페 회원과 트위터 회원 정보를 연동하고 톡픽과 트위터간 글을 공유하는 식으로 서비스를 연동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스크톱 화면에서 톡픽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데스크톱용 응용프로그램과 모바일 전용 톡픽 서비스도 이맘때면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김범섭 대표는 KT와 위자드웍스 등에서 일했다. 주로 사업기획 업무를 맡았다. 올해 1월 ITH를 공식 설립하고 6개월여 준비 끝에 7월1일 톡픽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판 트위터’ 어떤 서비스가 있나

2009 상반기 한국에서 트위터 인기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모양새다. 우연의 일치일까. 톡픽처럼 트위터와 비슷한 얼개를 갖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어떤 서비스들이 있을까.

먼저 런파이프를 꼽겠다. 싸이월드 창업자로 유명한 이동형씨가 선보인 SNS다. 런파이프도 트위터처럼 ‘짝사랑 소통’을 지향한다. 런파이프에선 이를 ‘파이핑하기’라 부른다. 누군가를 파이핑하면, 그 사람 허락 없이도 그가 하는 얘길 들을 수 있다. RSS로 외부 글을 구독하거나, 사진을 올리고, 맛집이나 가볼 만 한 곳 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점이 트위터와 다르다. 트위터식 소통방식을 빌려와 지역기반 커뮤니티를 꾸리는 모양새다.

톡파티도 영락없이 트위터를 빼닮았다. 한 번에 140자 안에서 글을 올리고 친구들과 일상을 나누는 공간이다. ‘#’로 해시태그를 달고 ‘@아이디’로 답글을 보내는 것도 트위터와 똑같다. ‘그룹파티’란 이름으로 친한 회원끼리 커뮤니티를 꾸리고 ‘!그룹명’ 식으로 그룹 회원에게 메시지를 한꺼번에 보내는 기능이 트위터와 다르다 하겠다.

리플링은 웹의 모든 컨텐트를 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뉴스, 사진, 동영상, 블로그 글 등 고유 주소만 있다면 리플링으로 가져다 친구와 나눌 수 있다. 짧은 글로 정보를 공유하는 점에선 트위터와 비슷하지만, 정보 공유에 좀 더 무게를 둔 느낌이다. 내 북마크를 지인과 공유하고, 다른 사람 온라인 북마크도 가져다 쓸 수 있다. 한마디로 ‘링크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에 가까운 모습이다.

지난 5월 선보인 잇글링도 짧은 글로 회원들과 교류하는 사회관계망 서비스다. 서비스 이름대로 ‘잇글’ 즉 ‘이어쓰기’로 소통하는 점이 특징이다. 내가 쓴 글에 누군가가 앞·뒤·옆으로 글을 이어쓰다보면 글과 글이 그물처럼 얽혀 거대한 소통망이 만들어진다. 한 번에 쓸 수 있는 잇글 분량은 최대 20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