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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리뷰] 스마트폰 앱, 사회 약자와 더불어

2013.04.16

얼마 전 송혜교·조인성 주연의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드라마를 우연히 보았다. 두 꽃남꽃녀의 화사한 외모에도 눈이 갔지만, 드라마 속 여주인공인 송혜교가 맡은 시각장애인 ‘우영’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그녀가 조깅하거나 길을 걸을 때, 책을 읽을 때 취하는 행동은 눈이 잘 보이는 내겐 다소 낯선 행동이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장면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내가 스마트폰으로부터 누리고 있는 다양한 혜택들을 그녀는 제대로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어서다.

현재 내 스마트폰에 깔린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앱)은 날씨, 교통, 주변 맛집 정보까지 제공한다. 그러나 그 중 어느 앱도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 약자를 고려한 기능을 포함하지 않았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지원 기능이나, 청각장애인을 고려한 음성의 시각적 전달 기능을 담지 않았다. 사회 약자에게 도움 되는 앱은 없을까.

app review main

# 함께하는 여행(구글플레이. 무료)

신체가 불편한 사람은 맘놓고 여행도 떠나지 못할거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손을 잡고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함께하는 여행’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은 장애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그림으로 표시해 장애인이 자신의 상황에 고려해 여행지를 정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함께하는 여행’은 크게 국내 여행지·숙박·음식점·대중교통·커뮤니티·알아두면 좋아요! 등으로 나눠 여행 정보를 설명한다. 국내 여행지를 선택하면 지역과 유형별로 선택할 수 있는 여행지 선택 메뉴와 추천코스로 구성된 메뉴가 나온다. 해당 여행지를 찾아가는 방법, 해당 여행지가 어떠한 장애인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도 함께 설명한다. 숙박과 음식점 항목 역시 간단한 정보와 함께 장애인을 위해 어떠한 시설이 마련돼 있는지를 설명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메뉴 설명 기능은 앱 자체에 마련돼 있지 않다.

# 모스 SMS(구글플레이. 무료)

이 앱은 시각장애인들이 모스 부호를 이용해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게 돕는 앱이다. 문자를 받으면 모스부호로 변환 뒤 진동음으로 모스부호를 표현한다. 문자를 초성, 중성, 종성으로 분해한 다음 각 글자에 맞춰 모스부호로 번역한다. 짧은 진동은 0.2초, 긴 진동은 0.5초 정도로 표현된다. 물론 일반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다.

모스 SMS 앱을 실행하면 맨 먼저 상하좌우에 위치한 단순한 메뉴가 보이고, 뒤 이어 화면 어느곳에 어떤 기능을 하는 메뉴가 있는지를 설명하는 음성 안내가 들린다. 이 앱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앱 답게 앱의 기능을 모두 음성으로 설명하고 있다. 화면 윗쪽은 모스부호교육, 아래는 앱을 사용하는 방법, 왼쪽은 받은 메시지를 모스 부호로 들려주는 화면, 오른쪽은 모스부호로 메시지를 보내는 화면이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원하는 기능이 있는 쪽으로 손가락을 쓸면 해당 위치에 있는 기능이 실행된다. 손가락으로 위로 화면을 쓸면 모스부호를 사용하는 법에 대해 알 수 있다.

물론 적잖은 사람들은 모스부호를 쓸 줄 모른다. 이 앱을 사용하라면 숫자와 알파벳을 비롯해 한글 자음과 모음을 어떻게 모스부호로 표현하는지를 배워야 한다. 손가락 한 개로 터치하면 점, 두 손가락 이상으로 터치하면 선으로 표시된다. 참고로 비장애인이 이 앱을 이용해 숫자를 입력하려고 하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최소 10자리에 이르는 숫자를 모스부호로만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스부호를 익힌 다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과정 자체는 쉽다. 문자 받기 기능에서 손가락을 위로 쓸면 발신자를 모스부로 전달한다. 흔들면 메시지 내용을 다시 들려준다. 문자를 보내려면 손가락으로 위로 쓸어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모스부호로 숫자를 입력할 때마다 앱은 사용자가 어떤 숫자를 입력하고 있는지를 음성으로 알려준다. 중간에 실수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화면 왼쪽으로 손가락을 쓸면 입력한 글자를 지울 수 있다. 숫자를 다 입력한 후 다시 오른쪽으로 쓸면 메시지를 입력할 수 있다. 이 문자 메시지는 기본으로 ‘연락주세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받을 사람의 연락처를 입력한 후 스마트폰을 흔들어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

장애인 편의시설(구글플레이. 무료)

서울시내 위치한 장애인 편의시설을 검색할 수 있게 돕는 앱이다. 앞서 소개한 ‘함께하는 여행’이 여행지에 대한 장애인 시설을 설명했다면, 이 앱은 GPS 정보를 이용해 사용자 주변에 위치한 건물이 어떤 장애인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앱은 크게 편의시설, 시설/단체, 네트워킹 메뉴로 구성돼 있다. 편의시설은 각 건물별 장애인 전용주차, 승강기, 경사기, 화장실 등의 시설 정보를 보여준다. 지도에 표시된 빨간색 아이콘을 누르면, 어느 건물에서 어떠한 장애인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시설/단체 메뉴를 선택하면 지역별 국내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정보가 나온다. 생활시설부터 시작해 특수학교, 조기교육기관, 보건소, 지역사회재활시설까지 한눈에 정보를 볼 수 있다. 각 기관을 선택하면 해당 시설이 위치한 주소와 전화번호, 홈페이지 정보가 나온다.

# 지하철 헬퍼 포 안드로이드(구글플레이. 무료)

지하철 운영 정보를 담은 앱은 수두룩하다. 그러나 장애인이나 노약자, 임산부, 유모차 등 보행이 불편한 보행약자를 위해 만들어진 앱은 드물다. 지하철 헬퍼 포 안드로이드는 보행약자가 보다 편하게 지하철을 탈 수 있게 안내하는 앱이다. 환승 경로 어디에 승강기가 위치하는지, 보행약자를 위한 에스컬레이터 같은 시설은 지하철 출입구 어디와 가까운지 보여준다.

이 앱은 지하철 운영 시간과 길찾기 등 지하철 안내 본연의 기능에도 충실하다. 역 주변 지도 서비스와 열차 시간 안내는 물론 노선별 지하철역 정보 제공과 동시에 환승을 위한 보행 경로, 자주가는 역에 대한 즐겨찾기 설정과 같은 기능도 제공한다.

보행약자를 위해 지하철 입구부터 승강장 입구까지 탑승 경로를 안내한 점, 장애인 화장실 등 각 편의장치별 위치와 동선 안내, 다른 노선으로의 환승 경로도 상세히 가르쳐 준다. 게다가 이 앱은 시각장애인용 스크린리더와의 연동을 고려해 이미지보다 글씨 중심으로 노선 정보를 설명하고 있다.

izzien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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