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보안 두려워 BYOD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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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9만5200여명에 이르는 인텔 직원들은 어떻게 업무를 볼까. 우리와는 뭔가 다른 시스템을 도입해 사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인텔에도 야근이 있을까.

“인텔 직원 중 대다수는 BYOD 프로그램에 가입해 효율적으로 회사 업무를 처리합니다.”

인텔의 IT 성과 보고를 위해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텐-아이 치우 인텔 글로벌 IT팀 매니저로부터 인텔은 어떻게 사내 BYOD 도입했는지를 들었다. 인텔 직원들은 매우 자유롭게 자신의 기기를 가져와(BYOD) 근무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텐 매니저 스스로도 BYOD 프로그램에 가입한 덕에 이번에 한국에 오면서 해외에 있는 동료들과 침대 위에서 업무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한다.

intel manager ten chai

인텔이 BYOD 프로그램을 도입한 건 2010년, 당시 인텔의 IT 기획과 운영을 책임지는 최고정보책임자(CIO)였던 다이안 브라이언트 부사장이 ‘IT 소비자화’에 끌려 사내에 BYOD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한 게 계기가 됐다. 3년째 접어들면서 인텔 내 BYOD 프로그램을 통해 인텔 직원들이 사용하는 기기의 수는 2만3500개에 이르렀다. 지난 2011년과 비교해 38%나 증가한 수치다.

“매년 BYOD 프로그램에 만족해 가입하는 직원은 점차 늘고 있습니다. 매년 말 시행되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BYOD 프로그램 결과로 직원들은 하루평균 57분을 절약하고 있다고 답하더군요. 이는 약 500만 시간 정도의 연간 생산성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텐 매니저 설명에 따르면, 인텔은 BYOD를 도입하고 근무 효율성을 얻었다. 보안 등 각종 위험요소를 이유로 BYOD 도입을 주저하는 국내 기업과는 다른 모습이다.

“보안 때문에 이것도 안된다, 저것도 안된다 라는 식의 사고는 버렸습니다. 뭔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안전하게 사용하면서도 사업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딱 필요한 만큼의 보안 수준을 유지합니다.”

텐 매니저 설명에 따르면 인텔 내에서 BYOD 프로그램에 가입하려면 내부 직원용 웹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이 업무에 활용한 기기를 우선 등록해야 한다. 인텔은 BYOD를 지원하는 기기에 대한 목록을 제시하고 있다. 이 목록에 포함된 기기에 한해서만 BYOD 사용이 가능하다. 직원들이 많이 사용하는 iOS와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모바일 기기 대부분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직원은 ‘자신의 기기이긴 하지만 회사 데이터를 담는 기기이기 때문에 분실시 회사에서 원격으로 데이터를 지울 수 있다’라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을 해야 BYOD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텐 매니저는 “제공되는 보안 환경은 어떤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기기 내부에서 믿을만한 보안이 제공되면 별도의 보안 솔루션 탑재 의무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또 다른 보안 솔루션을 스마트 기기에 설치해야 한다.

물론 인텔은 모든 기기에 자체적인 모바일 관리 솔루션(MDM)을 도입해 스마트 기기 분실에 따른 자료 유출 위험을 최소화했다. 드롭박스와 구글 드라이브 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사용은 원천 차단해 내부 자료를 외부료 유출할 가능성 자체를 막는 식으로 안전성을 높였다.

intel app

▲텐-아이 치우 매니저가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인텔 앱 모습

“회사에서 만든 앱으로도 충분히 업무가 가능합니다. 따로 파일을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지 않아도 되지요. 클라우드 서비스 없이도 충분히 BYOD를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인텔 BYOD의 95%는 손바닥에서 일어난다. 스마트폰으로 BYOD 프로그램에 가입한 직원이 전체 95%, 태블릿PC는 9%, PC는 1%에 불과하다. 텐 매니저는 “그나마 PC는 맥북 사용자의 충섬심 때문”이라며 웃었다.

진정한 BYOD가 되려면 직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기기로 회사 업무를 너끈히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인텔은 인스턴트 메시징과 이메일 확인, 할일 기록 같은 앱을 개발해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앞서 설명한 텐 매니저가 침대 위에서 해외에 있는 동료들과 대화를 나눈 앱도 인텔에서 만든 앱이다.

2012년 기준 인텔이 보유하고 있는 앱은 총 41개. 인텔 전화 회의의 원클릭 액세스를 위한 스피드 다이얼 기능, 인텔 제품 용어 사전, 비어 있는 회의실 확인을 위한 앱, 사내 식당 이용 앱, 비행장 이동 셔틀버스 앱 등이 포함됐다. 단점이라면 이 중 사내 식당 이용 앱이나 비행장 이용 앱은 한국에서 사용할 수 없다. 해당 서비스는 미국에서만 제공된다.

intel app demo

▲인텔 비행기 이용 앱. 인텔은 사업장이 미국 전체에 퍼져 있어 자체 비행기를 운영하고 있다. 텐 매니저는 “인텔 회사 비행기를 예약할 때 저렇게 쓴다”라며 “지금까지 2번 써 봤는데 굉장히 편리하다”라고 말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BYOD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집에서 자신의 기기로 근무하는 직원을 초과업무를 한다고 여겨야 하는지, 보안은 또 어떻게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3년이라는 기간은 인텔이 사내 BYOD의 안전한 확산을 위해 투자한 시간이라고 한다.

“BYOD 프로그램이 성공으로 이어질 지 자신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인텔 내부의 강력한 전략에 힘입어 지금까지 왔지요. BYOD를 도입하려면, 직원들 못지 않게 이를 도입하려는 회사의 강력한 의지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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