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구글플레이 아니면 앱 판올림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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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용 응용프로그램(앱)에 관한 정책을 일부 바꿨다. 구글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4월27일, ‘구글플레이 개발자 프로그램 정책’ 웹사이트를 통해 새 정책을 알렸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서드파티 앱 판올림에 추가된 금지 조항이다. 바뀐 구글 정책에 따르면, 앞으로 서드파티 앱은 구글플레이를 거치지 않으면 판올림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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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플레이 개발자 프로그램 정책 웹사이트에 등록된 내용 중 ‘콘텐츠 정책’ 부분을 보자. 구글은 “구글플레이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는 앱은 독자적인 APK 바이너리를 통한 판올림이나 변경 등 구글플레이 판올림 방식을 제외한 어떤 방식으로도 대치할 수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앱 판올림은 구글플레이를 통해서만 하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구글이 이같이 구글플레이와 앱 판올림 정책을 바꾼 데는 페이스북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은 지난 3월 구글플레이를 거치지 않고, 웹사이트를 통해 판올림할 수 있는 시험판을 배포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이를 ‘조용한 판올림(Silence Update)’이라고 불렀다. 와이파이가 연결된 상태에서만 판올림하도록 했다. 사용자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 백그라운드에서 판올림이 완료되는 자동 판올림 기능이었다.

사용자가 일일이 판올림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으니 편리한 것 아니냐고?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다. 페이스북의 조용한 판올림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안드로이드 ‘설정’ 메뉴에 들어가 ‘플레이 스토어 외에 다른 출처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항목을 선택해야 했기 때문이다.

구글이 이번에 판올림 정책을 바꾼 것은 페이스북의 조용한 판올림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사용자가 스마트폰의 문을 열어두는 것을 경계하기 위함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도 페이스북의 조용한 판올림 사건과 비슷한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금융결제원이 소개한 ‘금융앱스토어’가 주인공이다. 금융앱스토어는 국내 17개 은행에서 제공하는 앱을 한 곳에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한 앱 장터다. 앱 장터라는 것은 말뿐이고, 은행 앱 설치용 APK를 배포하는 웹사이트다.

구글플레이와 상관없는 웹사이트인 만큼, 은행 앱을 내려받기 위해서는 ‘플레이 스토어 외에 다른 출처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항목을 선택해야 한다. 페이스북의 조용한 판올림 기능을 이용할 때와 같이 사용자 스스로 스마트폰의 보안 자물쇠를 풀도록 금융결제원이 장려하고 있는 꼴이다.

알 수 없는 출처를 통해 얻은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다. 불법 앱이나 악성코드 앱 등이 스마트폰 속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드로이드용 악성 앱은 주로 출처가 불분명한 앱을 통해 배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이번 정책 변경은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구글이 점차 앱 장터와 안드로이드의 자율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 2012년 여름 앱 내부 결제 방식으로 ‘체크아웃’만 쓰도록 정책을 바꾸기도 했다. 구글이 꼼꼼하게 앱 품질을 관리하는 추세로 돌아섰다.

구글의 앱 장터 ‘품질 관리’가 우선시돼야 할까. 혹은 개발자와 사용자의 자유가 먼저 고려돼야 할까. 악성 코드 앱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구글은 앱 장터 품질을 관리하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