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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너스리 “인터넷이 곧 인권입니다”

2013.05.02

앞으로 인터넷은 어떻게 변화할까. 지금의 모습 그대로 발전할까. 팀 버너스리는 중립성과 독립성만큼은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팀 버너스리는 월드외이드웹의 창시자로, ‘서울디지털포럼 2013’ 기조연설차 방한했다. 웹은 www.naver.com과 같이 정보를 인터넷상에서 공유하는 공간인데 팀버너스가 1989년 개발했다.

SDF 참석해 기자회견 중인 팀 버너스리

인터넷 사용, 인권과 마찬가지로 침해해선 안 돼

그는 “검열은 이루어져선 안 된다”라며 “인터넷을 사용할 때 하나의 인권처럼 내가 의사소통하는 걸 누구도 막지 않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검열과 사용제한은 곧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뜻이리라.

팀 버너스리가 “인터넷 사용 자체가 인권”이라고 말할 만큼 인터넷은 우리 생활에 깊숙하게 들어왔다. 그는 지금 젊은 세대는 인터넷을 쓰면서 자라서 인터넷이 나오기 전의 세상을 이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이 삶과 밀접해지며 우리가 보고 듣고 생각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론 동향을 알리는 데도 물론이다.

특히 많은 사람이 정보를 얻는 검색엔진이나 포털은 그 힘이 더 클 것이다. 팀 버너스리는 “중립적인 검색엔진과 중립적인 인터넷은 굉장히 중요한 자원”이라며 “경쟁관계에 있는 일부 검색엔진이 자체 알고리즘으로 자기 회사의 시각을 반영해 자사 제품의 콘텐츠를 검색 결과에 우선 배치하는 게 불가피할텐데 그 경우 투명성이 담보가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중립적인 공간이 아니다’라는 걸 확실하게 밝히라는 얘기다. 하지만 독점 서비스라면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때론 기업이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킬래도 지킬 수 없는 상황도 있다. 국가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 인터넷에 쓰이는 기술, 인터넷 서비스를 통제하는 곳도 있다. 인터넷에 정부가 손을 대는 것이다. 웹과 웹 기술이 발전하는 데에 국가는 멀찍이 떨어졌던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팀 버너스리는 WWW를 만들고 웹에 쓰이는 기술을 토의하고 정의하는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을 운영한다. 이 모임은 특정 국가에 속하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팀 버너스리가 WWW를 만들자 사람들은 그에게 e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어떻게 통제해야 하느냐고 문의하는 회사도 있었다. 이 때가 W3C의 전신인 셈이다.

“봅슬레이를 타 봤나요? 선수들이 봅슬레이를 슬로프에서 밀면 속도가 점점 빨라지며 어느 순간 타야 하지요. W3C을 1993,4년께 만들었는데요. 그때 제 기분이 그랬어요.”

W3C에는 SK,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학교수가 참여하는데 개인도 있다. 최근 자동차 회사도 W3C에 동참하는 모습도 보인다. W3C처럼 웹과 인터넷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데 정부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더 있다. 인터넷 주소 자원을 배분하는 국제 인터넷 주소자원 관리기구가 대표적이다.

인터넷 다루려는 유엔의 시도, 검열과 통제 낳을 것

팀 버너스리는 “인터넷 할당 번호 관리기관, 국제 인터넷 주소자원 관리기구, W3C는 국가 또는 정부가 만든 게 아닌,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 체제”라며 “미래를 개척하는 데 필요한 게 이러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국가나 정부 작동 방식과는 별개로 움직이고,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하여 운영되는 모습 말이다.

하지만 최근 유엔과 각국 정부가 인터넷을 관리하고 통제하려 들면서 인터넷은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특성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유엔 산하기구인 ITU는 인터넷을 관리 대상으로 포함하려고 한다. 그동안 인터넷은 유엔의 손때를 타지 않고도 전세계 각국에 퍼진 기술자, 이용자, 기업이 협력해 발전했는데 이젠 유엔이 맡겠다고 나서는 게다.

그는 “유엔이 참여하는 데 우려하는 건 국가가 일률적으로 인터넷을 통제하고 이를 통해 인터넷을 검열하거나 제재를 가하게 될 것에 대한 우려”라며 인터넷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하고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온 많은 기자가 독립적일 수 있는 건 정부, 기업, 업계로부터독립적이기 때문입니다. 편견과 소유주에게서 자유로워야 진실을 추구할 수 있죠. 인터넷의 독립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려면 중립성을 유지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는 인터넷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바람직한 방법을 얘기했다. “다수의 이해당사자가 참여하고 국적에 상관없이 참여하는 거버넌스가 바람직합니다. 참가자가 자체적이고 자발적으로 자기 이햬 관계를 조정하면서 인류 혜택을 대변하는 자세가 필요하죠. 기술자, 규제 담당자도 하나의 동료로서 이야기하며 이 체계를 갖추는 게 필요합니다.”

팀 버너스리는 인터넷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정부에 대항하는 개념으로만 말하지는 않았다. 그는 인터넷 서비스나 콘텐츠가 특정 단말기나 사용 환경에 종속되지 않는 웹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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