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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시 긴급전화, 인터넷전화 써도 될까

2013.05.07

인터넷전화는 안전한 통신 수단일까. 여기서 이야기하는 ‘안전’은 보안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긴급 상황에서 통화하기에 문제 없는 통신 방법이냐는 얘기다.

미국 뉴욕시는 최근 지하철역 내 공중전화를 무선인터넷 기반의 음성전화 서비스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6개 역사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고 곧 36개 역사로 확장할 계획이다. 궁금증이 들게 마련이다. 화재나 테러, 전쟁 등 긴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인터넷전화가 과연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public_phone ▲사진출처(플리커 : IchStyle)

바꿔 생각해보면, 어차피 일반 유선전화도 교환국 기반의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전화다. 화재나 건물이 붕괴되면 전화 연결에 쓰는 구리선은 과연 얼마나 안전할까. 오히려 선 없이 연결되는 무선인터넷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 긴급 상황에서 우리가 그동안 써 온 유선전화는 과연 안전할까.

이 질문에 KT는 “인터넷전화가 불안하다는 것은 옛날 얘기”라며 “인터넷이나 유선전화 모두 안전성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당장 전기가 끊어지면 무선랜 기반의 전화에 정상 작동을 보증하기 어렵긴 하지만, 큰 범위의 정전이라면 전화망에 전기가 함께 공급되는 유선전화도 먹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유선전화나 무선전화 모두 안전성은 비슷하고 차라리 긴급상황에서는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3G나 LTE 같은 셀룰러망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솔루션 전문업체 유니코이시스템즈쪽 설명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석민 유니코이시스템즈 한국지사 마케팅 이사는 “미국에는 인터넷전화와 일반 유선전화인 PSTN을 함께 설치하는 공중전화 시스템도 설치되고 있다”라며 “두 가지 망을 모두 연결해 긴급상황에서도 끊어지지 않고 전화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설치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PSTN 유선망과 인터넷전화는 특성 차이로 상황에 따라 다를 뿐 어떤 게 절대적으로 더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단지 인터넷전화는 선을 없앨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설치가 자유롭다. 위험한 지역에 더 많이 설치해둘 수 있다는 얘기다. 꼭 동전을 넣고 거는 공중전화가 아니라 긴급 핫라인 같은 전화 얘기다.

올레길이나 등산 코스 중간중간에도 무선으로 긴급전화를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길마다 케이블을 모두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WCDMA나 와이브로 등 무선인터넷 위에 VoIP 서비스를 올리는 기술도 업계의 중요한 과제다.

smarthomephone

인터넷을 이용한 전화 시스템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긴급 전화 시스템에서 각광받고 있다. 가깝게는 엘리베이터가 좋은 사례다. 엘리베이터 내의 인터폰 시스템은 엘리베이터와 관리실 사이만 연결하는 핫라인이다. 여기에 인터넷을 더하면 관리실 뿐 아니라 관리자가 자리를 비워도 휴대폰이나 또 다른 연락망으로 연결되도록 한다. 현재 관련 법 제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시스템을 유선으로 갖추는 것이 쉽지 않다. 무선을 이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무선이 더 안전하다는 평도 있다. 유니코이 김석민 이사는 “유선은 재난으로 선이 끊어지면 다시 연결하려고 해도 어디가 얼마나 끊어졌는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무선은 SSID만 맞춰서 액세스 포인트를 세우면 쉽고 빠르게 통신망 복구가 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확실한 것은 없다. 전쟁처럼 긴급한 상황에서는 휴대폰 기지국이나 교환기, 유선전화 케이블이나 인터넷 백본망 등 어떤 게 어떻게 망가질지 가늠할 수 없다. 안전을 위해서 곳곳에 여러가지 통신 요소가 복잡적으로 보급돼야 하는 이유다. KT는 재난에 대비해 주요 기관이나 요충지에 별도 관리되는 통신망을 갖추고 있다. “PSTN 유선전화와 인터넷 망이 함께 관리되기 때문에 재난 사항에서도 최소한의 핫라인을 구현할 수 있다”라고 KT 쪽은 밝혔다.

위성전화도 각광받고 있다. 특히 대지진을 통해 모든 통신망이 단절되는 경험을 한 일본은 그 중요성이 더 강조되는 분위기다. 현재 일본은 긴급전화 시스템에 위성전화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적극 진행되고 있다. 지진이 일어나면 유선 케이블의 안전을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지만, 위성전화는 지상에 어떤 일이 벌어져도 통신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비용 때문에 개인이 위성전화를 쓰긴 어려운 만큼 긴급전화에 무선랜과 위성전화를 함께 적용하는 제품들이 여러 업체들을 통해 개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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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