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人] 최원영 부장 “베이스 기타, 묵직함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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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er_redhat_basw guitar최원영 레드햇 부장은 일주일에 한 번, 수요일마다 악기를 잡는다. 지난 1월까지 혼자 집에서 조용히 연습하다가 3월에 정식으로 밴드에 입단했다. 드럼, 베이스, 기타, 키보드, 싱어까지 총 7명으로 구성된 직장인 밴드 ‘유니버스’에서 최원영 부장의 위치는 베이스 기타이다. 일렉트릭기타나 키보드처럼 직접 음을 주도하지는 않지만, 드럼과 함께 뒤에서 묵직이 리듬을 받쳐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60·70년대 복고풍 음악부터 시작해 디스코풍까지 다양한 대중가요를 연주합니다. 최근엔 조 코커의 ‘Unchain my heart’ 부터 시작해 잭슨5의 ‘Blame it on boogie’ 등을 연주했습니다.”

최원영 부장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밴드에 관심을 보였다. 레코드 가게를 운영하면서 매번 그에게 음악을 녹음해 건네준 고모의 영향이 컸다. 고모가 녹음한 테이프엔 일반 팝송부터 시작해 스콜피언스 같은 록밴드의 연주가 담겨 있었다. 록밴드의 연주를 들으면서 최원영 부장은 밴드 음악에 빠졌다. 특히 기타에 관심이 많았다.

“밴드라고 하면 곧 기타라는 생각을 할 때였습니다. 자연스레 기타에 흥미가 생기더군요. 음악을 듣기만 하지 말고 직접 연주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때 아버지를 졸라 통기타를 샀다. 통기타 교본 책을 사서 혼자 열심히 코드를 익혔다. 따로 가르쳐 주는 이 없이 최원영 부장은 독학으로 기타를 배워나갔다. 기타 주법 중 하나인 아르페지오를 홀로 열심히 연습했다. 기타에 대한 애착심이 점점 커질 무렵, 고등학생이 됐다.

“기타도 좋지만,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잠시 기타를 놓았습니다. 대학교에 가서 본격적으로 실컷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최원영 부장은 고등학교 생활 내내 기타를 손에 대지 않았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기 무섭게 밴드 관련 동아리를 찾아 나섰다. 통기타 동아리도 기웃거려 보고, 밴드 동아리 오디션에도 참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원영 부장은 ‘기타’가 목표였다. 스콜피언스의 ‘Holiday’를 치기도 하고, 김광석의 노래도 부르면서 성실히 오디션에 응했다.

“밴드 동아리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을 때였습니다. 가까이서 밴드 연주를 본 건 이때가 처음이었거든요. 너무 감동 받아서 오디션만 받고 돌아가기 아까운 거예요. 자리에 계속 앉아서 동아리 선배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자장면까지 얻어먹게 됐습니다. 그때 한 선배가 제 손가락을 보더니 손가락이 짧아 기타 칠 손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이 일을 계기로 최원영 부장은 베이스를 잡았다. 동기 중에 가장 먼저 뽑혀 베이스를 잡았다. 생김새는 비슷할지 몰라도, 베이스는 일렉트릭 기타와 전혀 다른 악기다. 일렉트릭 기타는 줄이 가늘지만, 베이스는 줄이 굵다. 그래서 손가락이 긴 사람이 일렉트릭 기타를 치고, 손가락이 두꺼운 사람이 베이스를 치면 좋다는 속설도 있다. 사실이야 어떻든 최원영 부장은 베이스를 손에 쥐었다. 동아리 선배는 그에게 다시는 일렉트릭 기타를 권하지 않았다. 최원영 부장도 다시 일렉트릭 기타를 찾지 않았다.

“한 번 베이스를 쳐보니까 다른 기타가 눈에 안 들어오더군요. 묵직하게 깔리는 베이스 음 자체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드럼과 조화돼 딱 들어맞는 느낌이 최고라고 할까요.”

대학 시절은 베이스 연습의 나날이었다. 해머링 같은 베이스용 기술도 배우고, 속도를 빠르게 연주하는 식으로 연습에 몰두했다. 코드를 잡기 위해 손가락이 찢어지기를 반복하고, 줄을 튕기기 위해 손끝에 물집이 거듭 잡히도록 혹독하게 배웠다.

“베이스는 손 움직임이 현란하기보다는 리듬을 잘 주도해 가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주로 드럼과 호흡을 맞추며 박자를 익혔습니다. 1학년과 2학년 때 동기들끼리 연습도 하면서 연주도 했고, 3·4학년 무렵엔 OB로 활약하면서 동아리에 계속 머물렀지요.”

학창 시절 열심히 배운 베이스였지만, 취직하고 나니 다시 잡기 어려웠다. 취미보다는 생계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리라. 통기타같이 생긴 베이스를 사서 앰프 없이 연습하기도 했지만, 처음뿐이었다. 베이스는 녹만 슨 채 구석에서 잠잤다.

“학창시절, 같이 밴드 하던 드럼 주자와 얘기 나눈 게 계기가 됐습니다. 안 그래도 올해 1월부터 슬금슬금 베이스 연습을 다시 하고 있었는데, 자기 밴드의 베이스 주자가 모자라니 한 번 오디션을 보라고 하더군요.”

녹슨 손가락에 기름칠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연습해도 손가락에 쥐가 나는 게 일상다반사였다. 손 끝에 물집도 다시 잡혔다. 직장에서도 조용히 연습하고, 퇴근하고 집에 가서 최소한 10분 정도는 베이스를 연습하는 날이 이어졌다. 그 덕분에 오디션도 무사히 통과했다. 요즘은 유니버스 팀원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호흡을 맞춘다.

“앞으로 꾸준히 해야지요. 손가락이 더 풀어지고 기회가 되면 오로지 베이스로만 연주를 끝까지 완성하고 싶습니다. 첼로 곡을 베이스로 바꿔 연주하고 싶은 마음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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