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개방형 온라인 국어사전 편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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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년 뒤인 2016년, 국립국어원과 이용자가 함께 만드는 사전이 나온다. 누구나 편집자가 되는 위키피디아 방식을 차용한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이다.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은 여러모로 뜻깊다. 국립국어원이 처음으로 만드는 온라인 전용 국어사전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이 1999년 출간되고 16년 만에 나오는 새 국어대사전이다.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은 모처럼 나오는 국어사전이다. 소수 편찬자와 감수자뿐 아니라 인터넷 이용자도 같이 만드는 사전이다. 이 작업을 하며 선례를 찾지 못할 만큼, 세계적으로도 첫 시도이기도 하다. 그런데 너무 더딘 것 같다. 2010년 2월 사업 공고하고 지금이 3년째, 앞으로 3년을 더 기다려야 나온단다.

누리꾼이 참여하고 시민이 감수하는 e국어사전

표준국어대사전

이승재 국립국어원 어무연구실 언어정보팀장은 “표준국어대사전도 교정만 2년이 걸렸다”라고 진행과정을 얘기했다. 그는 먼저 오해부터 바로잡았다. 위키피디아 방식을 빌렸으나 위키피디아 방식만으로 운영되는 건 아니라고 했다.

“반관반민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위키피디아 방식으로 하되, 전문 감수자가 지속적으로 교정교열을 할 거예요. 감수 정보를 제공하고요. 이용자는 국립국어원이 작성한 사전과 다른 이용자가 작성한 사전을 같이 보게 되죠.”

민간에서 운영하는 위키피디아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은 출발점이 다르고 운영방식도 다르다는 설명이다. 공공기관 운영 웹사이트이니 이용자가 올리는 정보도 꼼꼼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개인정보 침해나 명예훼손성 콘텐츠,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이 되는 내용은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전문용어도 국어사전에서 검색

무슨 웹사이트가 만드는 데 6년씩이나 걸릴까. 2016년에 공개하겠다는 얘기에 든 의문이다.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은 위키피디아의 국립국어원판이 아니다. 국립국어원은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에 1999년에 출간한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 50만개와 새로운 표제어 50만개를 넣을 계획이다. 새 사전을 만드는 게다. 이걸 인터넷에 올리고 이 웹사이트에 이용자가 표제어를 추가하거나 편집하는 기능을 더하는 식이다.

“일반인도 보는 신문에도 전문용어가 나오는 게 일상적이어서 국어사전에서 많이 찾고 있어요.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과 개념이 다른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을 만드는 겁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표준어 중심의 굉장히 정제되고 규범성이 강하다면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은 다양성을 목표로 해서 만들어요.” 위키피디아 방식을 빌려오는 것도 다양성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은 총 100만개 표제어를 담아 출시된다. 새 50만 표제어 중 3분의 2는 의학과 컴퓨터, 테크놀로지 용어다.

만드는 과정은 종이사전처럼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 웹사이트는 이미 2012년 구축됐다.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을 따름이다. 헌데도 출시를 미루는 건 국립국어원이 편찬하는 사전 콘텐츠 때문이다.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을 편찬할 때 10번 이상 교정교열 과정을 거쳤다. 50만 표제어에서 빠진 건 없는지, 오탈자나 말이 맞지 않는 설명은 없는지, 도드라지게 이상한 말투로 쓰인 설명은 없는지 등을 살피는 작업을 50만개 표제어마다 10번 넘게 했다.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도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페이지 수 제한이 있고 인쇄비가 드는 종이사전보다 부담은 덜하지만, 온라인 사전도 사전이다.

이승재 팀장은 “사람들은 국립국어원에서 나가는 건 정답으로 안다”라며 “우리에게서 나가는 자료는 어느 정도 정제될 필요가 있다는 특수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2010년부터 2년간 외부에 표제어 선정과 뜻풀이를 맡겼는데 서로 다른 곳에서 뜻풀이한 탓에 말투가 다른 부분과 같은 걸 바로잡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얼마 전 출간된 ‘배를 엮다’란 소설은 20만개 표제어를 담은 대사전을 만드는 데 15년이 걸린 출판사 얘기를 풀었다. 이에 비하면 6년 걸리는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은 빨리 진행되는 편이겠다.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BY-SA) 조건으로 공개되며, 본인확인 절차 없이 누구나 가입해 편집하게 할 예정이다.

국어대사전은 1990년대 후반 국립국어원과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에서 편찬 준비한 바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이 1999년,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2009년 출간됐다. 연세대는 소사전을 1998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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