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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나는 곳, 서울국제도서전

2013.06.20

서울 코엑스에서 원 없이 책 구경할 행사가 열렸습니다. 19회째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입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여 해마다 초여름에 열립니다. 올해는 25개국 563개 출판사가 참여해 크고 작은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이 행사에서 출판사는 그동안 낸 책을 독자와 출판 관계자에게 알리고, 출판사끼리 정보도 공유합니다. 특히, 독자를 만나려는 욕구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입장료는 일반 3천원, 학생 1천원으로 싼 편입니다. 학생 할인은 대학생까지 가능합니다.

▲동서문화사 부스

전시장에 들어서면 ‘할인’이란 글자를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출판사가 서적 유통상과 서점을 통하지 않고 독자에게 책을 팔다 보니 할인액도 후합니다. 20% 할인, 30% 할인, 오늘만 1천원 등 할인 메시지가 출판사 부스마다 걸렸습니다. 평소 독자에게 꼭 알리고 싶은 책이나 서비스가 있었다면 이 자리에서 할인 행사를 미끼로 알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출판사 부스는 책 할인 판매 부스와 다름없습니다. 덤으로 해당 책을 만든 편집자에게 직접 책 소개를 들을 수도 있겠지요.

책 파는 부스 사이에서 출판계의 흐름 하나를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2011년 꽤 큰 규모로 전자출판관을 만들고 전자출판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와 제작 대행 회사가 참여했는데요. 2013년에는 이런 회사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1년 전 메인홀 뒤편으로 자리가 바뀌었는데요. 올해 전자출판 관련 회사는 1년 전처럼 메인홀 뒤편에 부스를 마련했는데 그 수가 적었습니다. 전자출판관이라고 자리 이름을 지었지만, 부스는 7개에 불과했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 전자출판관이 있는 홀은 메인홀의 뒤편으로 가야 나옵니다.

전자책의 열기는 꺾인 걸까요. 서울국제도서전의 전자출판관을 보고 든 의문입니다. 1년 전, 2년 전보다 참가 기업 수는 물론, 규모는 초라했습니다. 전자출판관에서 부스가 가장 커 보이는 블루핀을 찾아갔습니다.

김민수 블루핀 이사에게 전자책 시장의 분위기를 물었습니다. 블루핀은 유・아동을 위한 학습용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을 만드는 곳인데요. 김민수 이사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출판사를 만나 회사를 알리는 영업보다 우리 서비스를 실제로 쓸 이용자를 만나려는 목적이 더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주말에 아이 손을 잡고 오는 어머니가 주요 공략 대상입니다. 주요 출판사와는 이미 담당자를 알고 있는 사이라 서울국제도서전과 같은 행사는 이용자를 만나기 위해 참가한다고 합니다.

김민수 이사는 한동안 동화책이나 어린이가 사랑하는 캐릭터를 모바일 앱으로 만드는 열풍이 불었지만, 개발만 맡던 회사는 차츰 사라졌다고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이런 회사를 앱북 개발사, 앱 개발사라고 불렀지요. 블루핀도 앱 개발사였습니다. 출판사의 의뢰를 받아 비용을 받고 앱을 만들었지요. 그러다 2012년 ‘깜부’라는 캐릭터를 만든 캐릭터코리아를 인수하며 블루핀은 개발사에서 콘텐츠 회사가 됐습니다.

지금은 어린이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를 모아 ‘키즈 월드’라는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을 주력 서비스로 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앱 하나로 깜부, 뽀로로, 폴리, 코코몽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캐릭터와 공부도 할 수 있지요. 앱은 무료이지만, 키즈 월드에서 제공되는 콘텐츠 하나마다 ‘코인’을 내서 감상하게 돼 있습니다.

전자출판관에 참가하는 기업은 줄었는데 출판사가 자사에서 난 전자책을 전시하는 모습은 여전했습니다. 열린책들은 2013년 2월 출시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전집 앱을 아이패드와 TV를 연결해 전시했고, 창비는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을 알리는 선간판을 세우고 아이패드를 전시해 독자가 창비 전자책을 읽어보게끔 했습니다. 북이십일은 자사의 별도 전자책 플랫폼인 카드북을 알리고요.

▲창비 부스

▲열린책들 부스

▲북이십일 부스

학습만화 ‘와이’ 시리즈로 유명한 예림당은 와이 시리즈를 탑재한 ‘키봇’과 ‘LG 키즈 패드’를 전시했습니다. 전자책과 종이책이 나뉘어 전시되는 것보다 이렇게 같은 책을 독자가 원하는 대로 읽거나 볼 수 있다고 알려주는 게 더 낫겠지요. 전자책은 종이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도 안 되지만, 독자에겐 조금씩 스며들게 될 것입니다. 출판사가 독자에게 책을 팔며 한편에 아이패드를 전시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6월19일부터 23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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