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스토리지] 백업 부문 강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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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백업. 시스템 관리자들에게는 참 어려운 과제 중 하나입니다. IT 인프라에서 거의 대부분 백업 체제는 갖춰져 있지만 실제 제대로 갖춰져 있지도 않고 백업이 항상 수행은 되는데, 정상으로 수행되는지 그리고 복구하기 위한 완벽한 백업 세트를 갖추고 있는지 등을 깊이 파고 들어가 보면 문제점이 많다고 하는데요. 아마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완벽한 데이터 백업 및 복구 체제를 갖추고 있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데이터 백업 기술이 등장하고 있고 기술의 변화가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를 낳기도 합니다. 백업을 위한 디바이스 또는 백업 장치와 같은 하드웨어를 비롯해 백업 소프트웨어, 그리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분 짓기 어려운 시스템들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탓일까요. IDC는 백업을 목적으로 설계된 어플라이언스를 하나의 제품군으로 구분짓고 이를 ‘PBBA(Purpose-Built Backup Appliance)’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풀어보면 ‘백업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어플라이언스’ 정도가 될 텐데요. IDC가 지난 2013년 1분기의 PBBA 시장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것은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EMC가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시만텍의 성장세가 아주 가파르다는 점입니다. IDC에 따르면 PBBA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금액면으로나 용량, 출하량 기준으로 볼 때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면서 기존 백업 및 복구 상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대안으로서 일종의 턴키 시스템 형태로 발전을 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하는군요. 시만텍이나 EMC가 그러한 단적인 예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숫자를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1분기 전세계 PBBA 시장은 6억7900만달러의 시장을 형성하면서 전년(2012년) 같은 기간 5억8300만달러와 비교해 16.5%라는 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장점유율 면에서 보면 EMC는 58.9%를 차지하였는데요. 매출 금액만 보면 3억9980만달러에 이르면서 나머지 조사 대상 업체를 모두 합쳐도 EMC 하나가 안되는군요. 아래 표는 IDC의 자료를 인용하였으며 금액의 단위는 백만 달러입니다.

1Q13-PBBA-Top-Vendors.gif

(출처: IDC, 2013. Worldwide Purpose-Built Backup Appliance Quarterly Tracker)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시만텍의 성장이 아주 거셉니다. 1년 전 동기와 비교해 보면 거의 150%에 달하는 성장을 하였는데요. 이러한 성장은 경쟁사의 점유율을 가져온 데서 비롯됐고 그 바탕에는 백업 소프트웨어로서의 탄탄한 고객 기반과 비즈니스 경험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시만텍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한 이 제품이 앞으로 이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계속될 것인데, 다른 경쟁사들의 점유율을 얼마나 더 가져올 것인가 궁금해집니다. 한편 IBM과 HP는 시장을 많이 뺏긴 반면 퀀텀은 지난 분기 크지는 않지만 성장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주류 백업 시장의 업체들과 달리 새로운 기술로 백업 및 복구 시장을 접근하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여러 업체들이 있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 엑사블록스라는 기업을 간단히 보겠습니다.

exablox-logo상당히 생소한 기업인데요. 2010년에 설립돼 CDP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으로 SMB 시장을 타깃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2012년 12월에 벤처 라운드를 통해 2200만달러를 투자 받은 엑사블록스의 CEO는 더그 브로켓이라는 사람입니다.

더그 브로켓은 소닉월의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해외 마케팅을 담당했었다고 합니다. 소닉월은 현재 델에 인수됐으며 소닉월의 제품 중 하나가 CDP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의 영향이 컸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그와 공동 창립자이자 CTO인 태드 헌트의 경우 지금은 에릭슨에 인수된 기업인 엔트리스피어에서 수석 엔지니어였습니다. 소닉월의 경우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서도 크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알려진 기업인데 반해 엔트리스피어가 어떤 기업인지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좀 찾아봤습니다. 물론 통신 시장에서는 큰 기업이었으나 스토리지와 관련해 알려진 기업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엔트리스피어는 2007년 2월에 에릭슨에 인수된 기업으로서 당시 인수 금액이 2억9천만달러 정도는 됐을 것이라고 합니다. 엔트리스피어의 기술은 데이터 전송 기술의 핵심이었으며 고화질(HD급) IPTV와 같은 수요가 있는 곳에 FTTP(fiber to the premises)나 FTTN(fiber to the node)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고 하는군요. 2007년 당시 에릭슨은 IPTV가 세상을 바꿀 중요한 기술로 판단해서 2006년에는 레드백 네트웍스를, 그리고 2007년도에는 엔트리스피어를 인수하면서 전송과 관련한 솔루션을 확보하는 노력을 진행했습니다.

스토리지 기술과 관련해서는 창업자들의 백그라운드는 CDP와 아울러 데이터 전송 기술 등에서 강한 자신감이 있었고 그것을 이용해 현재의 엑사블록스라는 기업을 세우게 됩니다.

엑사블록의 제품은 ‘원블록스’인데요. 2U 크기의 어플라이언스에는 총 8개의 SATA(최대 4TB 드라이브를 이용, 물리 용량 기준 32TB 제공) 또는 SAS, SSD 등을 꽂을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호스트 인터페이스는 1Gbps 이더넷으로 총 4개 포트에 CIFS와 SMB 등이 제공됩니다. 아쉬운 점은, 전원이 이중화돼 있지 않네요.

exablox-OneBlox

원블록스의 특징은 하드웨어 상에 있지 않고 소프트웨어 기술이 핵심인데요. 스케일 아웃과 인라인 중복 제거 기술이 오브젝트 기반의 스토리지 상에서 구현된다는 것입니다. 여러 대의 원블록스를 하나의 글로벌 파일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보여주기 때문에 200TB까지 확장할 수 있고, 확장된 노드 즉 확장된 원블록스는 자동으로 시스템에서 하나의 멤버로 동작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합니다.

200TB는 사실 큰 용량이 아닙니다만, 원블록스 1대가 물리적으로 32TB를 수용한다고 할 경우 200TB면 약 7대 이내가 될 것입니다. 제품의 GUI를 보면 최대 6대의 노드로 구성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RING 구조를 가지고 있어 참여하는 노드 수가 많아질 수록 성능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SMB를 타깃으로 할 경우 이러한 확장성은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엔터프라이즈의 경우라면 조금 작다는 생각이 듭니다.

OneBlox-GUI-01

그렇다면 어떻게 원블록스는 CDP를 구현할까요? 1대의 원블록스는 최소 3개의 드라이브가 장착돼야 하는데요. 맥이나 윈도우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사용자가 파일을 생성하고 기록하면 모든 데이터에 대한 사본이 자동으로 만들어져 네트워크를 타고 원블록스에 들어가게 됩니다. 만약 사용자가 자신의 콘텐츠를 복원하고자 할 경우에는 맥 파인더나 윈도우 탐색기 등을 사용하여 바로 복원을 할 수 있습니다.

원블록스는 기본적으로 엔터프라이즈 환경보다는 개인 사무실이나 프로덕션 기업 또는 SMB 환경에서 콘텐츠를 보호할 목적으로 기술로서 중복제거 기술이 들어가 있어 용량 효율이 높아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백업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무사나 변호사 사무실, 설계 관련 사무실이나 기업 등에서 적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SMB 시장에서, 특히 소규모 사무실 환경에서 IT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하지 않고 클라우드 기반으로 주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서비스로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가운데 데스크톱 PC의 데이터는 현실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엑사블록스의 이러한 기술과 제품은 어필할 수 있을 텐데, 국내에서는 백업이라는 분야가 그리 전문적으로 취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데이터의 사본을 보관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사본을 생성하는 것이 다양한 변수가 있고 자동화하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당장 국내에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데이터 백업하는 서비스 기업이나 모델이 없다는 것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카보나이트나 모지와 같은 서비스 비즈니스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이러한 데이터 보호에 관한 인식의 국내와 북미나 유럽의 수준과는 다르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백업 서비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그나마 통신사들이 자신들의 고객을 대상으로 휴대폰 데이터 백업 서비스를 중심으로 제공되는 것만 보더라도 그런데요. 단순히 인식에 관한 문제일수도 있지만 시장의 크기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다음이나 네이버가 1인당 제공하는 용량이 30GB 이상으로 상당히 큰데, 국내 사용자 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서비스 비즈니스가 크질 못하고 무상으로 제공되기 쉬워진다고 봅니다.

데이터 백업과 복구, 절대 쉽지 않습니다. 데이터 백업이 제대로 되는지도 확인해야 하고 백업된 데이터 세트가 복구를 해야 할 때 필요로 하는 데이터 세트를 완전히 갖추고 있느냐도 점검해야 합니다. PBBA 시장이 커지는 것은 새로운 기술의 변화가 반영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하나로 통합되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고 데이터 폭증이라는 시대적 현실을 반영해서 이 시장은 매년 기록적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IT 기반 구조가 취약한 SMB와 같은 곳에서는 보다 쉽게 데스크톱의 데이터를 백업하기 위해 보다 쉽고 빠른 방법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섣부른 예단은 안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중복제거 기술은 이 분야에서의 핵심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음은 뭐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