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포럼]왜 아이폰에 열광할까?

가 +
가 -

이렇게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휴대폰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취재차 만나는 이들 중 상당수가 “도대체 한국에 언제 출시되는 겁니까?”라고 묻는다. 예비 구매자든 아니든 많이 이들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iPhone)이야기다.

휴대폰 시장 후발 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애플이 기존 휴대폰 시장에서 통하던 게임의 룰을 완전히 바꿔버리면서 전세계 선발 휴대폰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제 서서히 열리고 있는 스마트폰(Smart Phone) 시장에서 확실한 고객층을 확보했고, 휴대폰 판매 이외의 수익도 올리는 방법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은  그 놀라운 혁신에 환호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국내에서도 통할까? 올 초 국내 휴대폰에 위피(WiPi)를 의무적으로 탑재해야 했던 정책이 없어지면서 아이폰이 국내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물론 지금까지는 일방적인 짝사랑 수준이다. 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나? 지난 6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 (WWDC) 행사에서 아이폰3GS 출시 나라에 대한민국은 없었다. KT나 SK텔레콤이 애플과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연내 출시되지 않겠느냐는 소식들이 쏟아졌지만 끝내 우리나라는 신형 폰 출시 국가 리스트에 없었다. 잠시 기대했던 이들의 그 실망감이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출시가 코앞에 다가온 것 아니냐는 소식들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KT가 뭔가 일을 내줄 것 같은 분위기다.

궁금했다. 왜 이렇게 아이폰에 열광하는지. 한 사람이 떠 올랐다. WWDC 행사 전 이번엔 분명 한국에 출시될 거라는 글을 올렸다가 수많은 누리꾼들에게서 ‘낚였다’는 항의를 온몸에 받았던 이찬진 사장이. 그는 그 후에도 여전히 아이폰에 대한 글을 많이 올리고 있다. 특히 트위터에.

이 사장은 드림위즈 사장 겸 터치커넥트라는 회사를 만들고 스마트폰이 여는 새로운 세상을 주목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찬진 사장은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고, 왜 자신이 스마트폰이 열 미래에 주목하는지, 왜 아이폰이 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leechanjin_1

그는 “이전부터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왔습니다”라고 전하고 “스마트폰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기기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내장되는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있고, 스마트폰 시장이 열어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블로터닷넷 포럼 주제는 “왜 아이폰에 열광하는가”이다.

  • 일시 : 2009년 8월 5일(수) 오후 4시~6시
  • 장소 : 블로터닷넷 회의실
  • 참석자 :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 블로터닷넷 김상범·도안구·이희욱

김상범 : 오늘 이 자리에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을 모셨습니다. 오랫만입니다. 직접적으로 물어보면서 시작하죠. 왜 아이폰입니까?

이찬진 : 단순합니다. 좋으니까요. 유저 인터페이스나 인터넷 접속속도, 운영체제의 장점, 개발 환경 등 무수히 많은 장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제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모바일에 대해서 안좋게 말했더니 어떤 분들이 왜 그러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그랬죠. 초등학생과 대학생의 차이를 어떻게 다 말로 설명하느냐 구요.(일동 웃음) 개별적인 몇몇 기능들의 지원 유무에 대해 지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량 DMB가 탑재되지 않는다거나 배터리 문제 등이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 일반적인 스마트폰 카테고리 안에서 평가한다면 현재 나온 모든 스마트폰을 합친 것보다 아이폰의 장점이 훨씬 많다고 봅니다.

일동 : 그 정도입니까?

이찬진: 네.

김상범 :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세가 될까요?

이찬진 : 장점이 워낙 많습니다. 물론 2분기 미국 시장 실적을 보면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가 1등이고 아이폰이 2등이더군요. 미국은 블랙베리 기반이 워낙 탄탄하고, 오바마 미 대통령도 사용하고 있으니까 많은 후광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기업 시장에서 블랙베리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블랙베리의 단말기 기종들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개인 시장에서는 아이폰의 영향력이 훨씬 크다고 봅니다. 이 뒤를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모바일과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쫓아가는 것 같습니다.

김상범 :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찬진 : 모두가 아이폰을 사용하지는 않겠죠. 구글은 포기하지 않고 안드로이드를 계속해서 할겁니다. 구글이 애플의 경쟁자가 되겠죠. 근데 여기서 잠시 살펴볼 것이 있습니다. 애플이나 구글의 휴대폰 사업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애플이 휴대폰 시장에 뛰어들 때 ‘애플은 음악 장사를 더 하려고 한다. 음악 팔아서 돈 벌고, 단말기는 저렴하게 그냥 팔거다’라는 예측들이 있었습니다.

구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예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돈을 벌기 위해 구글이 스마트폰 OS 시장에 발을 담근 것이라는 것이죠. 저는 좀 다른 생각을 하고 있고, 이런 견해들이 잘못되지 않았나 합니다.

애플이 휴대폰 시장에 뛰어든 지 2년이 지난 현재, 초기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게임입니다. 음악이 아니죠. 또 애플은 여전히 폰을 팔아 더 큰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단말기를 그냥 뿌리고 그 부가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것이죠. 구글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막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모바일 광고에 대해서는 잘 안 쓰게 됩니다. 초기 애플이 휴대폰 시장 진출에 대해서 잘못 분석했던 것과 같은 일들이 구글에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구글은 현재 제공하고 있는 수많은 소프트웨어들과 유선의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는 통로들을 모바일에 제공해 여전히 유선의 우위를 지속화하길 바라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통신사나 휴대폰 제조사드에게 풀 패키징된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검색을 비롯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선별적인 기능들을 제공하려는 유연한 전략도 이를 가능케 하는 전략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만 고민이 더 늘어나겠죠. 단말기를 만들 분위기도 아닌 상황에서, 스마트폰 OS는 돈을 받고 있거든요. 그렇다고 제품이 좋은 것도 아니거든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은 변화가 없습니다. 버전만 달라졌지, 2002년 경 포켓 PC에 탑재됐던 그제품이랑 하나도 안바뀌었습니다. 개발하기도 힘들고, 제품도 안좋구요. 마이크로소프트에겐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이희욱 : 국내에서 아이폰을 체험해 본 사람들은 스마트폰 전체 사용자에서도 극히 일부일 것 같습니다. 또 아이팟터치라는 MP3 플레이어를 사용하면서 아이폰에 대한 간접 체험을 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폰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찬진 : 아마도 아이팟터치를 사용해 아이폰을 간접 경험했던 분들이 99% 정도일 겁니다. 저는 운이 좋아 아이폰을 사용해 보게 됐는데요. 머리로 아는 것하고 직접 사용하면서 느끼는 것하고는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수많은 기능들이 있지만 와이파이(WiFi, 무선랜)가 없으면 죽음입니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으니까 갑갑한 것이죠. 놀라운 일이 일어난 거죠. 그동안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을 때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이거든요.

이어령 박사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3번 감동하면 팬이 된다구요. 신뢰를 넘어선 신앙에 가까운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지식과 경험에서 범접할 수 없는 고수가 있는데요. 아이폰은 아주 작은 부분에서 많은 감동을 줍니다. 머리를 숙이게 됩니다. 설명하기가 상당히 힘이드는데요. 터치한 대로 동작을 합니다. 이러면 앞으로 이럴꺼야라는 직관을 갖게 되는데 아이폰은 항상 그런 직관이 맞는다는 걸 경험케 합니다. 이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저는 이를 아름다운 기술이라고 봅니다. 기존에 출시된 제품들은 예상이 거의 빗나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김상범 : 불만은 없나요?

이찬진 : 왜 없겠어요. 아이폰 단점도 적어내려면 얼마든지 적어 낼 수 있어요. 하지만 무게 중심이 틀리다고 봐요. 한 두가지 꼬투리를 잡아서 전체의 가치를 낮출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DMB가 없어서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시는 분들은 안쓰시면 되거든요. 모든 제품들이 그렇지만 전체 이용자에게 모두 파는 게 아니거든요. 아마도 한국 이동통신 사용자 중 1%~3% 정도가 대상이 될 거라고 봅니다. 300만명 정도 이외 분들은 흥분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필요가 없다고 해서 그럼 나쁜 물건이네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거죠. 사람마다 서로 다른 요구가 있는데 그게 너무 다른 상황에서 아이폰을 놓고 대화를 하니 이상한 논점들의 대화가 많은 것 같습니다.

leechanjin_2

도안구 : 예전부터 핸드헬드 디바이스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셨는데요. 이런 단말기들에게 주목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찬진 : 소프트웨어 분야에 20여 년간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이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많지, 그 하드웨어 자체에 관심이 많은 건 아닙니다. 지능 없는 기계가 가치 있은 일을 할까요? 소프트웨어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부여합니다. 83년 경으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당시에는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잡지들이 꽤 유용했거든요. 그 중에 애플소프트웨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일반 전화번호부 마냥 두꺼운 책인데요. 매년 한번씩 애플용 소프트웨어를 소개하는 잡지였어요. 한 2000~3000개 정도의 소프트웨어를 소개했던 것 같습니다. 그걸 보면서 소프트웨어가 사람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졌죠. 이런 관심사의 연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도안구 : 아이폰 관련해 사업도 진행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찬진 : 한글과컴퓨터를 하면서 참 많은 경험을 했죠. 어떤 소비자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근데 또 어떤 소비자는 이전 버전이 좋다고 하거든요. 플로피 디스크에 새로운 버전을 넣어 제공하니까 플로피 디스크 파는 회사랑 관계 있냐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개발해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참 복잡합니다. 그러다가 디스크에 직원 실수로 바이러스라도 탑재될 때는 아찔하죠. 전량 수거한 후 다시 보내야 하니까요.

근데 심마니나 네띠앙을 하면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그 매커니즘이 전혀 다르다는 걸 경험했죠. 웹은 다르더라구요. 필요한 기능들을 넣어서 우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면 그걸로 다 됐습니다. 초기 드림위즈는 메일 용량을 많이 줬고, 이용하기도 편한 인터페이스라 많은 이들이 사용을 했습니다. ‘클럽’ 서비스도 주소록을 만들기 편했구요. 이런 드림위즈의 서비스들을 모바일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통신사들의 플랫폼과 위피, 쏟아지는 휴대폰의 수많은 기종들을 모두 지원하려다 보니 끝이 없었습니다. 그 후 이 분야에 신경을 껐습니다.

그런데 2007년 1월, 애플이 휴대폰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그 해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제품을 내놓겠다는 것이었죠. 그 약속이 지켜졌는데요. 보니까 소프트웨어개발툴킷(SDK)이 나와야 되는데 없더라구요. 준비를 하겠구나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2008년 3월에 애플이 SDK를 전세계 개발자들에게 제공합니다. 그 때 애플의 정책이 궁금했습니다. 모두 틀어쥐는 정책을 가져갈지 아닌지 말이죠. 그런데 많이 개방해 놓고 있더라구요.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에 불만인 이들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 중 대부분이 개발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가만히 지켜보면 애플의 이야기가 상당히 맞거든요. 심사를 1주일 정도 하는데 그걸 어떻게 줄입니까? 전세계에서 쏟아지는 제품들이 얼마인데요? 포르노와 범죄, 아동학대 같은 애플리케이션은 걸러내겠다고 했죠. 또 수익도 개발자와 나누겠다고 했습니다. 가만히 보니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커뮤니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분들이나 재미난 것들을 개발해 올리는 분들과 접촉을 하고 함께 해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김상범 : 그럼 아이폰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전문 회사를 만드신 건가요?

이찬진 : 외형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딱히 그렇다고 하기도 좀 그렇습니다.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책이 많으면 좋겠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책을 쓸 필요는 없죠. 모든 이들이 작가가 되지는 않죠. 문학을 육성한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작가가 돼야 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그런 꿈을 꾸는 이들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책도 많이 팔리는 나라겠죠. 문학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진 이들이 있으면 그 나라는 문학과 관련해서는 부자 나라가 되는 것이죠.

스마트폰 시장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수많은 앱스토어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취미로 하는 이들도 있고, 모든 걸 걸고 뛰어드는 사람들도 있죠. 하지만 이곳에서도 초기 투자가 필요합니다. 애플의 경우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맥이 필요합니다. 맥미니가 최소 60만원 정도 하고, SDK를 사용하려면 10만원 정도가 있어야 합니다. 이 정도는 선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개발한다고 다 팔리는 건 아니죠.

저희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면서도 동시에 앱스토어용 개발을 위해 수십억원을 투자하는 그런 회사는 아닙니다. 컴투스 같은 게임 업체들이야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지요. 저희가 보기에 이곳은 돈을 벌면 좋지만 실패할 확률도 그만큼 높은 시장입니다. 그래서 쉬운 것들만 만들어서 내놓고 있습니다. 개화되는 스마트폰 시장을 이용해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가려는 분들에게 전략 컨설팅과 필요한 기능들을 제공합니다.

집집마다 초고속인터넷이 있는데 이동통신사들의 무선인터넷 정액제에 가입해 서비스를 받는 이들이 있습니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보완제 성격이죠. 하지만 아이폰이 가져오는 변화는 PC 앞에 앉아서 하던 일들을 대폭 줄여주기 때문에 이전과는 좀 다른 양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이팟터치의 경우 무선랜 있는 곳에서는 자유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전혀 힘을 못쓰죠. 반면 아이폰은 통화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음악, 팟캐스팅, 뮤직비디오 감상, 게임, 문자보내기, 메일 등이 가능합니다.

PC에 유리한 작업들이 여전히 많이 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더 편하게 일할 것들이 많아질 거라고 봅니다. 요즘 보면 모든 정보가 트위터와 RSS 리더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은 화면은 작고, 마우스를 쓰는 현란한 작업은 못하지만 편한 일들이 많거든요. 유튜브만 보더라도 접속하면 오늘 히트 내용들만 보면 그냥 접속하는 순간 감상이 가능합니다.

김상범 : 자연스럽게 무선인터넷 이야기가 나왔네요. 가장 중요한 대목이 요금제가 될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찬진 : 수많은 요금제들이 나올 것으로 봅니다. 요금제에 따라서 단말기 가격도 다 다를 것이고, 데이터 요금제도 마찬가지겠죠. 그동안 안타까웠던 것은 통신사들이 정작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 놓고 구축한 데이터망을 사실상 쓰지 말라고 한 것이죠. 통신사업 라이선스와 망 투자 등에 4조원~5조원 가량 들텐데요.

이렇게 구축해 놓은 망을 왜 활용하지 않는 것일까요? 데이터정액 요금제에 가입돼 있지 않으면 엄청난 비용을 물어야 됩니다. 혹시 모르는 폭탄을 막기 위해 정액제 요금에 가입해야 되는데요. 정액제에 가입 안하는 것이 잘못인가요? 이런 공포가 확산돼다 보니 정작 무선인터넷 사용하는 사람들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에 비해 상당히 적은 편입니다.

제가 와이브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한달 내내 사용해도 쓴 데이터량이 얼마 안됩니다. 이는 이동통신 분야도 마찬가지가 될 겁니다. 전 스마트폰, 특히 아이폰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본다면 이동통신사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주면 줬지 해가 될 거라고 안봅니다. 음성통화와 데이터 통화를 합쳐서 5만원이라 해볼까요. 그리고 더 쓰고 싶은 데이터가 있을 때 별도 추가로 구입하라고 하면 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겁니다.

데이터 요금이 싼 상품에 가입하면 단말기를 비싸게 팔면 되구요. 근데 웃긴 게 아이폰을 사용하면 데이터를 쓸 수밖에 없어요. 통신사 입장에서는 단말기 가격은 가격대로 받고, 이용자가 데이터를 이용하니 얼마나 좋은까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통신사와 2년 의무 약정을 맺어야 할텐데요. 단순히 가입자 뺏기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폰 도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곳은 엉뚱하게도 LG텔레콤이 되겠죠. 오즈가 기존 환경에서는 경쟁력 있는 서비스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이 벌어질 겁니다.

김상범 : 무선인터넷 요금제에 불만이 많으신가 보군요?

이찬진 : 아이가 둘인데요. 아이들에게 무선인터넷 정액제를 가입시켜 줬는데요. 빠져 나갈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콘텐츠 요금이 얼마고 패킷 요금이 얼마라고 하는데요. 너무 복잡합니다. 한번은 큰 아이와 어떤 가수의 ‘음악 듣기’를 같이 했는데요. 제가 알기로는 초기 몇초는 무료고, 그 이상은 유료인 것 같았는데요. 무료 이후 ‘앞으로 과금이 됩니다. 과금되는데 시청하겠습니까’라는 멘트도 없이 그냥 전분량이 스트리밍 되더라구요. 3번을 그렇게 했는데요. 한번도 중간에 통지해 주는 과정이 없었습니다. 1만원 정도 추가 비용이 생겼을 겁니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꼼수가 너무 많은 것이죠.

그런 면에서 아이폰은 신사답다고 봅니다. 꼼수가 없는 것이죠. 굉장히 복잡한 패킷 요금도 없습니다. 비용을 명확히 밝혀 놓고 이용자더러 선택하라는 거죠. 정액제도 이용자들이 자기에게 맞게 선택을 합니다. 본인이 택했으니 불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아이폰을 구매한 이용자는 반드시 데이터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구조가 그렇게 돼 있습니다. 경험해 보면 압니다.

그리고 애플은 굉장히 영리한 회삽니다. 통신사들의 망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합니다. 애플리케이션 심사를 할 때 유용하지만 망에 너무 많은 부하를 주는 제품들은 승인을 거부합니다. 또 큰 파일들을 다운로드 받으려고 하면 그건 집에 있는 PC를 이용하라고 합니다. 그게 더 편리하다고 말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전체 통신사용자들을 배려한 것이죠.

사용을 하다보면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어른들 중 일부는 아이팟터치를 사셨어도 책상 서랍에 넣어두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음악 듣기 기능 이외에도 수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데 말이죠. 여기서 다 확장해 보면 됩니다. 생각해 보세요. 통화되는 그 어느 곳이던지 인터넷에 접속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월 얼마라고 명확히 나오면 누가 안쓰겠습니까? MP3 플레이어 기능이 있는데 굳이 그걸 별도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는 것이죠.

손정의 회장의 경우 아이폰을 사용하고 PC 업무의 2/3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정말 그렇게 됩니다. 간단히 처리해야 될 업무들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에서 해결이 됩니다.

김상범 : 많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해주시죠.

이찬진 : 아이폰을 비롯해 스마트폰들이 많이 쏟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겁니다. 단순히 아이폰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 가져올, 페러다임 변화가 가져올 기회에 주목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애플이 국내 진출하면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겁니다. 보십시오. 지금 4세대 이동통신망 투자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기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대형 기업에게만 기회가 아니라는 것을 말합니다. 저희같은 작은 회사들에게도 기회가 많을 겁니다. 위치기반 서비스도 이제 시작인 셈입니다.

네티즌의견(총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