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스토리지] 플래시 기술확보전 치열

가 +
가 -

최근 플래시 업계에서 대형 인수합병 소식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4일, 웨스턴디지털(WD)의 계열사인 HGST가 SSD 업체로 잘 알려진 에스텍을 인수하더니 바로 뒤인 7월 2일 샌디스크도 SSD 제조업체인 스마트 스토리지 시스템즈를 인수했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거의 비슷한 기업을 인수합병했다는 소식이네요. 이러한 배경에는 플래시를 둘러싼 기술확보 전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HS아이서플라이의 2013년 1월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3년 SSD의 출하량이 8300만개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3900만개와 비교해 2배 이상의 성장입니다. 그리고 가파른 성장세는 계속 이어져 2016년이면 2억3900만개에 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출하량의 40% 가량이 SSD가 될 것이라는 전망인 셈입니다.

SSD의 성장을 이끄는 가장 큰 축은 울트라북과 같은 초박형 PC 때문이지만 스토리지시스템 측면에서 본다면 캐시(시스템 스토리지로서의 캐시)와 주 스토리지(primary storage) 등으로 사용이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수요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공급단가가 하락해 수요를 더욱 키우는 측면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고성능에 대한 요구와 모바일 기기에서의 저전력 필요성 때문에 플래시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경우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사실 플래시 말고는 대안도 없습니다.

이렇게 플래시를 둘러싼 향후 기술 패권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HGST를 포함해 WDC와 샌디스크 등 2개 기업의 움직임을 살펴 보겠습니다.

sTec-logoWDC의 자회사인 HGST는 에스텍을 주당 6.85달러에 총 3억4천만달러를 들여 합병하기로 지난 달 24일에 결정했습니다. 참고로 인수 당시 에스텍의 주가는 3.59달러였으니 거의 2배의 금액을 제시했군요. 이미 HGST는 인텔과 SSD에 관해 공동 제품 개발 프로그램을 이행하고 있었는데, 이번 인수와 관계 없이 이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수행하기로 하였고 향후 SAS 기반의 SSD 제품 개발까지 계속 이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고 하는군요.

에스텍은 SSD가 기업용 스토리지 시스템으로 탑재되던 초창기 시절에 영광의 나날을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2008년 EMC의 시메트릭스 제품군에 에스텍의 플래시 드라이브가 탑재되었는데, 당시 유일하게 FC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SSD기업이었죠. 그런데 이때 수요 예측을 잘못하는 바람에 과잉 생산을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재고 부담이 컸다고 합니다.

이러한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에스텍은 기존 회사명을 STEC에서 sTec으로 변경하면서 다양한 기술개발로 쇄신을 하게 됩니다. 에스텍은 기존 드라이브 타입의 제품 외에도 2013년 6월 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WSS(Windows Storage Server) 2012’를 탑재한 스토리지 어플라이언스(제품명 sTec s3000)를 내놓으면서 제품 및 기술의 다변화에도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특허 55개, 출원중인 특허 78개 등 기술 기업으로 면모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s3000-cropped

▲중소기업을 겨냥한 에스텍의 스토리지 시스템, S3000

에스텍의 제품은 PCIe 기반의 카드타입 제품부터 드라이브 형태의 제품, 램 기반의 SSD, 그리고 위 그림과 같은 플래시 스토리지 시스템인 S3000, 캐싱 소프트웨어 제품인 인핸스IO 등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제품을 가지고 있어 제품 라인업은 잘 갖추고 있습니다.

HGST는 사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SSD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지는 않았지만 2009년 실리콘시스템즈라는 기업을 인수하면서 이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 참고로 실리콘시스템즈는 SATA 기반의 SSD에 관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텔과 공동개발 프로그램을 이행하고 WDC와 합병해 SAS 인터페이스와 SSD 등에 관한 투자를 하게 됩니다. 이후 2013년 3월 기업용 플래시 스토리지 기업인 스카이어라에 투자, 그리고 이번 HGST의 에스텍 인수까지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WDC는 에스텍과 HGST를 통해 플래시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인수합병 후 어떻게 재편하고 키워내느냐는 또 다른 숙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샌디스크의 플래시 사업에 대한 여정을 살펴 보겠습니다. 지난 7월 2일, 샌디스크는 스마트 스토리지 시스템의 직원 250여명을 승계하는 것을 포함, 3억7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합니다. 샌디스크의 플래시 사업에 관한 인수는 2011년 5월 플래시 드라이브 제조업체인 플라이언트의 인수로부터 시작되는데요. 그 뒤 캐싱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이었던 플래시소프트를 2012년 2월에 인수하고 그 다음 달인 2012년 6월에는 슈너 인포메이션 테크놀러지를 인수하였습니다. 그리고 WDC와 유사하게 전략적인 투자자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투자대상 기업이 윕테일입니다. 윕테일은 플래시 스토리지 시스템으로 WDC가 스카이어라에 투자하였다면 샌디스크의 그 대상은 윕테일입니다. 샌디스크의 투자는 윕테일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스토리지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팬저라에도 전략 투자를 하였는데요. 클라우드 스토리지로의 램프를 제공하는 팬저라에 대한 투자까지 생각해 본다면 샌디스크의 스토리지 비즈니스에 대한 욕심을 확연히 느낄 수 있군요. 팬저라에 관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스토리지 시스템은 IBM을 비롯한 여러 기업에 OEM으로 SSD를 공급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 회사의 모기업은 스마트 월드와이드 홀딩스라는 기업으로, 실버 레이크 파트너스가 소유한 기업입니다. 참고로 실버 레이크는 델의 주요 투자자입니다.

Smart-Storage-system스마트 스토리지 시스템에 관해서 좀 찾아 보았습니다. ‘스마트 모듈러 테크놀러지’라는 이름으로 시작했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로 OEM 비즈니스를 해 왔습니다. 그래서 시장에 ‘스마트’라는 이름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는데 2008년 애드트론이라는 고성능 SSD 및 군사전문용 제품을 공급하던 업체를 인수하면서 기술적으로 도약을 하였습니다. SLC 타입의 SSD의 내구성을 MLC에서도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끌어 올렸다는 것이 이 회사의 핵심 기술로 꼽힙니다. 스마트는 최근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바로 직전 분기에 2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였다고 합니다.

샌디스크는 플라이언트와 스마트 스토리지 시스템을 통해 SSD를 생산, 판매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을 갖췄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실 두 기업이 서로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조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샌디스크의 강력한 파트너인 도시바로부터 스마트는 플래시를 공급받고 있는데(사실 두 회사의 제품은 동일하지만), 스마트가 이제는 도시바와 좀 더 빠르게 플래시 기술 개발(예를 들어 플래시 칩과 컨트롤러 설계 및 인터페이스 등)을 할 수 있게 되어 시장에 빨리 대응하고 기술 리더십을 가지게 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이 내다보고 있네요.

.WDC와 샌디스크, 플래시의 비즈니스 잠재성이 아니었으면 어쩌면 두 회사는 경쟁관계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두 회사의 투자 방향과 기술 획득 과정에서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두 기업 모두 플래시 기반의 스토리지 시스템에 전략적 투자를 하고 있고 SSD 기업을 인수하여 핵심 기술을 획득하였습니다. 그리고 보다 플래시 칩에 가까이 가고 있습니다. 플래시 칩을 이용하여 스토리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직접 투자하고, 근본적인 SSD같은 기술은 인수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동향을 보니 플래시 공부를 좀 많이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플래시와 같이 미시적인 측면에서의 변화도 있지만 빅데이터와 같이 거시적인 차원에서의 변화도 있습니다. 알아야 할 것이 많아서 좋지만 많기 때문에 무력해지면 안 될 것입니다. 정말 바쁜 IT입니다.

네티즌의견(총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