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30일이면, 카카오가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 지 꼭 1년이 된다. 지난 2012년 7월 ‘애니팡’이 방아쇠였다. 이후 카카오 게임은 업계와 게이머 양쪽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를 거쳐 ‘아이러브커피’, ‘다함께 차차차’ 등으로 인기가 이어져 왔고, 인기는 곧 모바일게임 개발 업체의 수익으로 이어졌다. 2012년 3분기 이후 국내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응용프로그램(앱) 장터 매출이 수직 상승한 것도 카카오 게임 덕분이라니 놀랍다.

빛이 비치면 그림자는 따라 생기는 법. 카카오 게임은 늘어나는 게임 개수와 매출만큼 잡음도 곧잘 냈다. 게임 초대 기능 때문에 밤잠 설친다는 얘기는 점잖은 편이다. 표절 시비로 한바탕 시끄러웠던 적도 있었고, 카카오 게임은 왜 모두 비슷비슷하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무엇보다 카카오에 출시되는 게임 중 상당수가 대형 게임 개발업체라는 점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많다. 빛과 그림자 모두 카카오 게임이 1년을 걸어온 발자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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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성장 이끈 카카오 게임

카카오 쪽이 밝힌 자료가 지난 1년을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된다. 숫자가 많다. 카카오 게임 누적 가입자 수가 7월을 기준으로 3억명을 넘어섰다는 점이 흥미롭다. 전세계 인구 20명 중 1명이 카카오 게임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에 카카오 게임을 하나라도 내려받은 이들은 3천만명이나 된다. 카카오가 가진 막대한 사용자 수는 모바일게임 업체에 기회인 것만은 분명하다.

카카오 게임을 지난 2012년 출발할 당시 7개 협력 업체와 10개 게임으로 시작했다. 꼬박 1년이 지난 지금은 99개 협력 업체가 카카오 게임에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게임 개수만 해도 180개다. 1년이 지나는 동안 18배나 덩치를 키운 셈이다.

카카오 게임 플랫폼을 칭찬할 때 빼놓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바로 매출이다. 카카오 게임은 등장 이전과 이후를 명확하게 가를 만큼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판도를 바꿔놨다. 카카오 게임이 등장하기 전 국내 모바일 게임 1년 매출 규모는 약 400억원 수준. 카카오 게임이 등장한 이후에는 약 8천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카카오 게임 플랫폼의 등장은 구글 플레이 전체 매출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 2012년 7월 이후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은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 2012년 12월에는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이 미국과 일본 뒤를 이어 전세계 세 번째로 꼽힐 정도로 늘어났다.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중 95%가 게임에서 나왔고, 카카오 게임이 이 중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2013년 들어 상반기 동안 카카오 협력 게임 개발 업체가 벌어들인 수익만 해도 3480억원을 웃돈다. 지난 2012년 하반기 매출 규모가 1182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똑같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2배 가까이 매출이 늘어났다.

카카오 게임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에는 게임 하나가 100만 내려받기를 기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카카오 게임 중에서는 1천만 내려받기를 가뿐히 넘긴 게임이 무려 8개다.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는 2천만 내려받기를 넘기도 했다.

카카오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과 참여율을 높이며, 산업 활성화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라며 “세계 유수의 기업들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다”라고 1년을 자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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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게임 1주년 인포그래픽(자료: 카카오)

해외 시장 성적, 게임 다양성 부족은 아쉬워

카카오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견인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돈을 많이 벌게 해줬다고 해서 박수만 칠 수는 없다. 빛이 밝은 만큼 그림자는 뚜렷하다. 우선 카카오의 게임 플랫폼은 해외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아쉬움이 많다.

국내 게임 개발 업체 관계자 ㄱ씨는 “카카오 게임 플랫폼이 아직은 해외에서 파괴력 있는 플랫폼인지 입증되지 않은 것 같다”라며 “NHN재팬의 ‘라인’은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카카오보다 더 잘 알려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직접 밝힌 숫자도 의심해볼 만 하다. 카카오는 2013년 7월을 기준으로 카카오 게임 가입자 수가 3억명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중복 가입이나 스마트폰을 바꾸면서 다시 가입한 이들을 뺀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상당한 규모의 허수가 끼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ㄱ씨는 “라인이 올해 들어 가입자 3억명을 넘겼다는 소식을 전한 적이 있는데, 카카오가 이 같은 숫자를 너무 의식해 허수까지 포함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게임 생태계에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카카오 게임 플랫폼을 향한 꾸준한 불만이다. 카카오 게임 인기순위를 1위부터 20위까지 살펴보면, 중소 게임 개발 업체는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작은 게임 개발업체가 만든 게임도 대부분 대형 게임 퍼블리셔를 끼고 카카오에 올라오고 있다. ‘애니팡’을 직접 카카오 게임에 출시한 선데이토즈나 ‘드래곤 플라이트’를 직접 올린 넥스트플로어 같은 사례가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게임 개발 업체 관계자 ㄴ씨는 “중소 규모의 게임 개발업체가 직접 카카오와 게임을 출시하는 일이 점점 줄고 있다”라며 “CJ E&M 넷마블이나 위메이드와 같은 대기업에 자리를 내 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털어놨다.

시장이 덩치를 키워감에 따라 대형 업체가 이를 지배 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야 할까. 게임 개발자가 가장 아쉬워하는 점이다.

시장의 역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주의 깊게 들어볼 만하다. 2천만 내려받기를 기록한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는 모두 지난 2012년 7월과 9월 유행한 게임이다. 이후 1천만 내려받기를 기록한 게임은 종종 등장했지만, 그뿐이었다. 2013년 들어서는 2천만 내려받기를 기록한 게임이 나오지 않았다. 플랫폼 초기 시장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던 모습이 다소 누그러들었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는 카카오 게임 시장 규모를 4500억에서 5천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 숫자도 매우 큰 규모이긴 하지만, 앞으로도 이 정도 규모에서 정체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어떤 플랫폼이든 성장한 이후에는 추가로 사용자를 모집하기 어렵다. 카카오가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눈을 놀려야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ㄱ씨는 “어떤 플랫폼이든 성장한 이후 새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게임 개발자 처지에서도 새로운 카카오 게임 사용자를 불러올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야 하고, 카카오도 플랫폼 차원에서 더 나은 소셜 기능을 붙여줘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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