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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구글 실적, 배후는 ‘안드로이드의 역습’

2013.07.19

인터넷을 비롯한 IT 생태계가 모바일로 흘러갈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제 꺼내기 민망할 정도로 당연한 예측이 됐다. 그런데 과연 모바일은 더 큰 돈을 벌어주는 기회의 땅이 될까?

구글 실적만 봐도 이런 의문은 깊어진다. 구글은 7월18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141억달러에 순이익만 32억3천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까이 성장했다. 그 자체로는 잘 했다고 박수 받을 만 하지만 미국 주식시장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기대했던 실적을 채우지 못했다는 면도 있지만 구글의 실적 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으로 보면 다르다는 게 주된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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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구글 실적 악화의 이유는 모바일에서 찾을 수 있다”고 논평했다. 구글 실적을 보자. 광고의 주요 지표로 쓰이는 클릭당 비용(CPC, cost per click)이 떨어졌다. 2분기 구글의 CPC는 6% 가량 하락했다. 1분기에도 4%나 떨어졌다. 사람들이 광고를 안 누른다는 것이다. 이유는 모바일에 있다.

모바일과 안드로이드는 구글에게 큰 돈을 벌어다 주고 있다. 그런데 이용자들이 구글을,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할 때 PC 대신 모바일을 쓰면서 상대적으로 페이지를 더 조금 보고, 광고에도 덜 노출된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모바일이 PC에 비해 40%까지 광고 효과가 적다고 짚었을 정도다.

구글의 방향성은 웹이든 앱이든 모든 콘텐츠 공간을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플러리애널리틱스의 조사 결과를 보면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의 유료 앱 구매율은 iOS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구매한 앱 대비 유료 결제 비중을 보면 아이폰 이용자들은 앱당 19센트를, 안드로이드는 6센트를 쓴다. 1달러짜리 앱을 사는 비율로 계산해보면 아이폰 이용자는 5.26개당,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16.6개를 살 때마다 유료 앱 1개를 산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안드로이드가 앱 불법복제에 노출돼 있는 것도 있지만, 사실 안드로이드는 광고 플랫폼 활용으로 수익을 바라보는 무료 앱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앵그리버드’다. 아이폰에서는 무조건 유료로 구매할 수 있는 앱이지만 안드로이드에서는 광고를 보면 무료다. 광고를 안 보려면 아이폰에서처럼 돈을 내면 된다. 상대적으로 구글의 광고 플랫폼인 모바일 애드센스는 모바일에 대중화되고 있다. 더 다양한 콘텐츠에 광고를 보여주고 이용자들은 구글에 수익을 만들어주는 ‘암묵적인 합의’가 안드로이드 생태계다.

구글의 계산대로라면 PC는 PC대로, 모바일은 모바일대로 성장해야 할텐데 상황은 조금 엇나가고 있다. 이용자는 PC 대신 모바일 화면을 보기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모바일 화면은 보여줄 수 있는 광고의 크기나 개수가 작다. 이것이 CPC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고 있다. 구글로서도 안드로이드가 부메랑이 되는 셈이다. 말마따나 ‘안드로이드의 역습’이다.

그럼 모바일에서는 광고 대신 앱을 팔아야 할까? iOS를 보자. 애플은 일단 앱을 직접 판매하는 쪽을 선호한다. 앱 개발자들에게 수익을 얼마나 나누어 주었는지가 요즘 애플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 물론 애플도 나름 광고 플랫폼에 열심이다. iOS7부터 들어가는 아이튠즈 라디오는 텍스트와 음성 광고를 음악 콘텐츠에 태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애플은 광고보다는 차라리 앱을 유료로 팔고 콘텐츠를 해치지 않는 방식을 선호한다.

애플은 앱에 과도한 광고가 들어가거나 광고가 콘텐츠를 가리는 경우에는 승인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 개발자들에게도 ‘콘텐츠와 경쟁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상대적으로 유료 앱이 팔리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광고에 조심스러울 수도 있다. 또한 애플은 구글처럼 온라인 플랫폼 회사가 아니라는 특성도 있다. 대신 애플의 아이애드는 깔려 있는 iOS 기기 수에 비해 광고 효과를 알기 어렵다. 아직 모바일 광고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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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털들의 광고 플랫폼 시장도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모바일 광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트래픽과 매출이 비례하지는 않는다. 네이버나 다음의 모바일 트래픽은 PC용 화면을 위협할 정도로 높아졌지만 모바일 매출은 비교할 수 없이 작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점차 배너 중심의 광고에 무뎌지기 시작했다. 반응이 더뎌졌다. 모바일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국내 광고시장 현황을 보면 모바일 광고 배너를 클릭하는 가장 큰 이유가 ‘실수로 잘못 클릭‘이었다. 광고를 보는 이용자는 줄고, 효과가 떨어지면 광고주들은 시장을 떠날 수 있다. 구글은 모바일이 인터넷 시장에 기회가 될지, 위협이 될지를 판단하고 대처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섰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