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각의 연장통을 들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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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TV프로그램으로 전국을 돌아다녔던 나영석 PD가 평균연령 76세의 출연진을 등장시킨 ‘꽃보다 할배’로 주목받고 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 PD는 ‘새로우려면 상상할 수 없는 걸 찾아내라’라고 주문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현실로 옮겨놓는 일은 신선한 충격이다. 그에게 새로운 것은 ‘할배의 배낭여행’이었다.

새로움을 찾느라 바쁜 사람, 우리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우리의 손과 머리는 무척이나 바쁘다. 쫓기듯 내몰리는 사람들의 삶,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 일이 때로 우리에게는 벅차기도 하지만 새로워지고자 애를 쓰며 하루를 버틴다.

우리 이웃 중 이런 삶 가운데 독특한 위치를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은 우리 삶을 더욱 자극한다. 이런 이웃들은 우리에게 질투와 시기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자극을 던져준다. 때로 그들은 겸손까지 갖추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삶의 에너지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느라 분주한 목마른 대중에게 그들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그 중 한 사람이 오늘 소개하는 책의 저자이며 요즘 주목받고 있는 광고인 박웅현. 그의 말과 삶을 살펴보면 요즘 그의 목표는 마치 좁은 시야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넓은 곳으로 꺼내는 역할을 맡은 것 같아 보인다.

이번에 그가 쓴 책을 나더러 두 가지로 정리해보라고 한다면, 그가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들여다보기’와 ‘비틀기 혹은 뒤집기’라고 말하겠다. 그의 책 제목의 ‘여덟 단어’는 궁금하지만 책을 넘겨보면 낯익은 단어들에 실망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다 여기는 것은 정작 돌아보지 못하는 삶의 본질 등 생각과 그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삶의 방향 때문이다.

그는 사람과 사물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평범한 사람들이 어떠한 선택의 길에서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이 길면 다른 생각이 들어오면서 더 복잡해진다. 때로 우리는 일이 정리되는 게 아니라 더 꼬이도록 한다.

박웅현은, 그가 실패한 일도 광고도 있겠지만 그의 드러난 삶과 광고라는 형태로 대중과 마주한 실행의 결과들에서 보면, 그는 그러한 부차적인 판단요소들을 잘 걷어냈다.

우선 그는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그가 생각하는 본질은 판단을 어렵게 하는 주변의 것들을 버리는 일이다. 보통 사람들이 얼마나 이 일을 잘하겠는가. 사람들은 가볍게 하려 버리기보다는 만일을 대비하여 여분으로 더 가져가길 원한다. 그러다보면 생각은 더 복잡해질 뿐이다.

시간에 쫓겨 만든 결과물은 좋은 실적과 연결짓기 어렵다. 두어 번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매사에 모든 일을 그렇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한 일을 막으려면 바탕이 충실해야 하고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것이 바로 ‘본질의 힘’이라고 박웅현은 말한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본질을 발견하려는 노력과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포기할 줄 아는 용기, 그리고 자기를 믿는 고집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뿐인 ‘나’라는 자아가 곧게 설 수 있으니까요.” 

그의 말은 깊이 들여다봐야 그 순간들이 모여 찬란한 삶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깊이 들여다보는 것은 하나의 대상에 빠져드는 것이다. 늘 대하는 것들, 무심코 흘려보낸 대상 속을 좀 더 깊이 들여다 볼 때 우리는 아이디어를 건지고, 생각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

“그러니까 진짜 見을 하려면 시간을 가지고 봐줘야 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들여 천천히 바라보면 모든 것이 다 말을 걸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또 하나 그는 책과 음악과 소설과 시 등 다양한 문학과 예술을 넘나든다는 것이다.

광고라는 직업을 가진 이유도 있겠지만 그는 하나의 것을 놓고 끊임없이 연결지으려 한다. 무심코 흘리지 않는다. 막내 팀원의 이야기도 귀담아 듣는다. 듣는 것은 그의 능력이다.

다른 한 가지를 더 보태면 ‘망설임’이 없다는 점이다.

어느 날 참가 한 행사장에서 사회자가 참석자 중 몇몇을 무대로 불러내면서 말을 했다. 그의 말은 나갈 때 당신이 누군지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잠깐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경품을 받아가라고 한 것이다. 그러자 사람들이 주저하다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내려갈 때 사회자의 말대로 ‘기념이 될 만한’ 경품을 받아갔다.

박웅현은 현재 주어진 삶을 즐기라는 말한다. 내가 머물고 있는 그 자리, 순간에 충실하며 사는 것이다. 이미 떠나온 자리를 후회하면 소용없는 일이다. 그의 말을 읽으며 앞에 이야기한 행사장의 사회자 멘트가 떠올랐다.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참가자가 되는 순간을 만드는 일은 이런 생각의 차이다. 생각의 차이가 결과를 다르게 만든다.

할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에게 순간을 즐길 여유가 없다. 결국 삶은 타이밍이다. 타이밍은 연습을 통해 이루어진다. 살아가면서 적절한 때를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광고는 그렇다. 앞서가지도 뒤처지지도 않은 딱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남의 답이 아니라 나의 답을 찾는 사람이 되어라.”

트렌드를 이끄는 자가 있고 그것을 따라가는 자가 있는데 뒤 따라가서는 좋은 이야기를 듣지 못한다. 포기할 줄 아는 용기와 도전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박웅현이 우리에게 던지는 또 다른 메시지는 용기다. 그가 말하는 용기는 ‘나를 바로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

작은 것도 하찮게 여기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것조차 귀하에 여기고 바라본다면 그렇게 쓰일 수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어떤 삶의 태도를 갖는지 묻는다. 그리고 그가 말한다. 찬란한 순간을 잡으라고.

“만약 삶은 순간의 합이라는 말에 동의하신다면, 찬란한 순간을 잡으세요. 나의 선택을 옳게 만드세요. 여러분의 현재를 믿으세요. 순간순간 의미를 부여하면 내 삶은 의미 있는 삶이 되는 것입니다. 순간에 이름을 붙여주고, 의미를 불어넣으면 모든 순간이 나에게 다가와 내 인생의 꽃이 되어줄 겁니다.” 

이 책은 이렇게 삶의 현장에서 부딪히는 일들을 8개의 키워드를 갖고 조목조목 풀어나가는 ‘강의형’ 책이다.

일을 만드는 첫 단계는 제안서의 작성이다. 상대 회사에게 나의 존재를 알리는 행위와 어떤 일을 했기에 당신의 회사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왜 우리 회사여야 하는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거기까지는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그 다음은 상대 회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선택을 받기 위한 노력, 거기까지의 일들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오늘 이 시간 그에 대한 고민한다면 박웅현의 ‘여덟 단어’로 마음 정리의 시간을 가져 봐도 좋겠다. 결국 삶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을 원활하게 하는 소통의 시간이 아닌가.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그리고 인생을 갖고 푼 이야기들. 나는 박웅현의 시각이 모두 옳다고 보지는 않는다. 답은 결국 내 자신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선택은 우리 스스로가 내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그의 글에서 힘을 얻고 생각을 빌릴 수 있어 고마움을 느낀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얼마 전 여자 역도 장미란 선수가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연했다. 주 내용은 세상에서 각자 자신이 잘 하는 것 하나는 있다는 생각을 갖고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였다고 한다.

박웅현이 이야기한다.

“인생은 똑같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모든 인생은 전인미답이에요. 인생에 공짜는 없어요. 하지만 어떤 인생이든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지만 반드시 기회가 찾아옵니다. 그러니 이들처럼 내가 가진 것을 들여다보고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준비해야 하죠. 나만 가질 수 있는 무기 하나쯤 마련해놓는 것, 거기서 인생의 승부가 갈리는 겁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면, 그런 욕심이 일어난다면 나에게 적합한 단어를 찾아 내 자리를 만들 일이다. 결국 인생은 콘텐츠다. 알맹이가 있는 인생은 다르지 않은가. 각자가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데 다 같아지길 원하는 ‘이상한 세상’이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그가 다시 묻는다.

여덟 단어-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북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