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2분기 성적 공개…수익률 왜 떨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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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년 10월에 시작하는 애플의 회계 기준으로는 3분기다. 일단 성적표 자체는 썩 신통치 못하다. 매출 353억달러, 순이익 69억 달러, 주당 순익 7.47달러다. 지난해와 비교해 실적은 제자리 걸음에 수익률도 떨어졌다.

아이폰 발표 몇년 간 이후 승승장구하던 애플로서는 흔치 않은 뒷걸음질이다. 매출이 2배씩 오르던 때도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꽤나 놀라운 성적이다. 그런데 이 어색한 상황에서 주가는 올랐다. 미국 월가의 예상보다 장사를 잘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단순히 전체 매출 수치만으로 ‘성장이 멈췄다’, ‘후퇴한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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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매출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삼성전자나 소니처럼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제품 하나하나가 큰 덩어리를 차지한다. 이번 분기 매출이 주춤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패드다. 2010년 이후 애플은 봄에 아이패드, 여름에 맥, 가을에 아이폰의 순서로 신제품을 내놓곤 했다. 하지만 애플은 이례적으로 지난해 3월에 3세대 아이패드를 내놓은 이후, 10월에 또 다시 4세대, 그리고 아이패드 미니를 발표했다. 불과 반년 만의 세대교체는 애플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1분기 말 혹은 2분기 초에 나와 매출을 이끌어내야 하는 아이패드가 빠지니, 매출 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애플은 지난해 2분기에 1700만대의 아이패드를 팔았는데 이번 분기에는 1460만대를 파는 데 그쳤다. 지난 분기에 1940만대를 판 것과 비교해도 뚝 떨어졌다. 신제품의 출시 시기는 이래서 중요하다.

대신 이번 분기에 애플이 장사를 잘 했다고 평가받을 만한 것은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3124만대를 팔았다.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와 거의 같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차이가 눈에 띈다. 지난해 애플은 아이폰을 2602만대 팔았다. 올해 약 20% 가량 판매가 늘었다. 전체 매출의 절반이 아이폰에서 나왔다.

아이폰의 평균 판매가는 재미있는 지표다. 아이폰의 매출을 판매 대수로 나누면 대당 581달러가 나온다. 직전 분기에는 613달러, 지난해 2분기에는 607달러였다. 애플이 아이폰 값을 낮췄을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이전 세대의 시장 잠식과도 연결해볼 수 있다. 아이폰5가 나왔는데도 아이폰4S가 적잖게 팔린다는 얘기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아이폰4S가 화면 크기나 무게 외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폰5가 아이폰4S에 비해 속도가 2배 빨라졌다지만, iOS와 아이폰 자체가 이미 체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무엇보다 비싸다는 인식의 아이폰을 거의 공짜폰 수준으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 어떻게 보면 쓸만한 아이폰이 싸졌다는 것은 아이폰의 잠식보다는 아이팟의 잠식으로 연결해볼 수도 있다.

이를 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매출액으로 보자면 그렇지만 애플의 입장에서는 한 번 만든 기기를 특별한 개발비나 마케팅 없이 약간 가격을 낮추는 것만으로 3년을 팔 수 있다. 제조 단가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내려간다. 그리 손해보는 일은 아닌 셈이다. 아이폰4S의 잠식 역할은 머잖아 아이폰5가 맡게 된다. 이게 애플의 목을 조르는 일이라면 요즘 소문으로 도는 ‘저가형 아이폰’도 시장에 나오면 안된다. 저가 아이폰이 차세대 아이폰과 동시에 나온다면, 그것도 이전 세대보다 더 저렴하게 나온다면 적잖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매출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가 아이폰을 투입해야 한다’는 논리가 어색한 이유다.

다음 분기부터 애플은 매우 바빠질 가능성이 높다. 차세대 아이폰이 나올 것이고, 1년을 기다려 온 새 아이패드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가을이면 새 아이팟 시리즈들도 나올 것이다. 한 가지 우려라면, 아이패드의 출시 시기다. 지난해처럼 거의 한 달 간격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쏟아놓는 것 말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고 해도, 두 제품을 모두 구입하겠다는 소비자들에게도 비슷한 시기에 나오는 두 제품을 한 단 간격으로 구입하기는 부담스럽다. 물론 미국에서 가장 큰 소비를 이끌어내는 블랙프라이데이나 크리스마스 시즌과 겹쳐 당장 4분기 성적표는 좋겠지만 1년을 놓고 보면 신제품 출시 시기가 몰려 있는 게 소비자들에게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야 라이트닝 단자로 통일하는 문제 때문에 그랬다고 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적어도 한 분기 정도는 간격을 두는 것도 좋겠다. 물론 아이패드 없이 한 해를 보냈다는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지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