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넥서스7’이 발표됐다. 구글의 새 태블릿이다. 하드웨어만 보면, 발표 전 소문 속 내용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다. 궁금한 소식이 빨리 전해지는 것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발표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긴 점은 야속하다.

2세대 넥서스7 역시 1세대와 마찬가지로 에이수스가 만들었다. 7인치 디스플레이는 그대로지만 디자인이 위·아래로 살짝 길어졌다. 양쪽 옆 베젤은 조금 더 얇아졌다. 가장 기대를 모은 해상도는 1920×1200으로 16대10 비율이다. 화면 크기 자체는 이전 넥서스7을 비롯해 킨들파이어HD 등과 다르지 않고 해상도만 높아졌다. 픽셀 밀도는 323ppi로 이제까지 나와 있는 7인치 태블릿 중에서는 해상도가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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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도에 비해 하드웨어 성능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넥서스7에 내장된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S4프로다. 쿼드코어에 1.5GHz로 작동한다. 지난해 하반기에 나오던 스마트폰에서 많이 썼던 칩이다. 넥서스4에도 들어갔다. 메모리는 2GB로 전체적으로 무난하긴 하지만 하드웨어만 봤을 때는 아쉬운 점이 있다. 하지만 넥서스7 자체가 구글이 생각하는 7인치 태블릿의 기준점인 만큼, 앞으로 한동안 이 정도 하드웨어면 충분하다는 구글의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저장 공간은 16GB와 32GB 두 종류로 나오는데, 여전히 메모리 확장 슬롯은 없다. 무게는 23g 가벼워졌고 두께도 2.8mm 가량 얇아졌다. 거의 4분의 1 가량 얇아진 것이다. 한 손에 쥐었을 때 부담이 더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 카메라는 뒤에 500만화소, 앞에 120만화소의 센서를 지녔다. 가격은 16GB가 229로 30달러 정도 올랐지만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를 넣었고 성능도 좋아졌으니 비싸졌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미국에서는 LTE 버전도 나온다. 정확한 주파수를 밝히진 않았는데 700MHz나 1.7GHz, 2.1GHz 등의 밴드를 쓰는 것으로 보인다. 3세대 아이패드가 그랬듯 LTE 버전을 들여와도 국내에서는 쓰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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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태블릿은 단순히 개발자나 얼리어답터를 위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레퍼런스 제품을 뛰어넘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지난해 구글은 1세대 넥서스7로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적당한 가격 기준을 제시했다.

넥서스7 이전까지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만들던 제조사들은 제품을 고급화해 아이패드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려던 전략이었는데 크기와 가격을 달리해 또 다른 시장을 만들었다. 주춤하던 안드로이드 태블릿에도 전용 앱이 나오기 시작했고 생태계가 생기기 시작했다. 돌아보면 1년 전 넥서스7이 처음 나올 때만 해도 ‘태블릿 전용으로 할 게 별로 없다’는 인상이었는데 지금은 크게 달라진 게 사실이다. 태블릿을 위한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은 구글이 아니면 쉽지 않다. 넥서스7은 하드웨어나 가격 모든 면에서 절묘한 선택을 했다. 넥서스7이 나온 이후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7~8인치, 200달러 내외가 표준으로 잡혔다.

이후 구글은 고급화도 신경썼다. 초점은 해상도에 맞췄다. 지난해 10월 말 발표된 넥서스10은 2560×1600의 놀라운 해상도를 태블릿에 집어넣었다. 코어텍스 A15 기반의 엑시노스 5 칩이 들어갔다고 해도 버거운 것 아닐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돌았다. 가격도 여전히 아이패드에 비해 저렴했다. 넥서스7만큼 성공한 건 아니지만 고해상도를 위한 발판으로는 충분했다.

진짜는 2세대 넥서스7이다. 1년여 시간 동안 가격을 끌어내리고, 생태계를 만들고, 고해상도 앱을 이끌어냈으니 이를 다시 2세대 넥서스7로 되돌린 것이다. 2세대 넥서스7이 1세대 제품에 비해 더 많이 팔려나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여전히 안드로이드 태블릿 제조사들은 넥서스7 때문에 가격 정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태블릿을 팔 수 있는 기반은 만들어졌다. 넥서스7은 어떤 면에서 구글이 가장 공들여서 만들어가는 플래그십인 것처럼 보인다.

2세대 넥서스7은 7월30일부터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다른 나라에는 몇 주 뒤에 내놓는다. 한국은 1차 추가 출시 국가에 들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이 우리와 함께 넥서스7을 맞이한다. 안 그래도 몇 주 전 에이수스의 알려지지 않은 태블릿 하나가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적합성 인증을 통과하면서 국내 출시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LTE 모델이 실제 등장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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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