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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텍, 8코어 ARM 프로세서 발표

2013.07.28

중국의 모바일 프로세서 개발업체 미디어텍이 8개 코어를 1개 다이에 합친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내놓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며칠 전 루머로 나왔던 얘기인데 미디어텍이 정식으로 소개했다. ‘MT6592’라는 이름의 이 칩은 ARM의 코어텍스 A7 코어를 8개 합친 것이다.

현재 8개 코어를 넣은 프로세서로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5 5410’이 있다. 이 칩은 8개 코어가 들어 있긴 하지만 4개는 고성능을 내는 코어텍스 A15, 4개는 저전력을 위한 코어텍스 A7이다. 동시에 8개 코어가 도는 건 아니고 프로세스에 따라 저전력, 혹은 고성능으로 번갈아 작동하는 방식이다. ARM이 설명하는 일명 ‘빅리틀 프로세싱’ 기술이다. 동시에 8개 코어가 돌진 않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옥타코어가 아니라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8개 코어가 들어간 것은 사실이기에 ARM도 옥타코어라는 이름에 대해 문제삼지 않았다.

mediatek_octa_core

미디어텍의 MT6592는 같은 코어를 8개 심었다. 다만 성능보다 저전력 위주의 코어텍스 A7 코어를 8개 집어넣었다. 심지어 코어텍스 A9도 아니다. 미디어텍은 결코 비싼 칩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대신 저렴한 가격에 쓸만한 칩들을 공급하기 때문에 저가폰 위주의 중국 시장에서는 적잖은 칩을 팔고 있다. 이 시장이 원하는 것을 콕 집어서 만든 셈이다.

폰 아레나는 1.7GHz에서 2GHz대의 속도로 작동하고 벤치마크툴인 안투투벤치마크에서 3만점에 근접한 점수를 낸다고 설명했다. 코어텍스 A15에 기반한 엑시노스5 5410이나 스냅드래곤 800이 2만5천점에서 3만점 가까이 결과값을 낸다. 벤치마크 테스트는 연산 처리 속도를 주로 계산하기 때문에 실제 작동하는 특성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여러개 코어를 원활하게 활용하는 응용프로그램에서는 괜찮은 성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디어텍은 8개 코어를 돌려도 발열이 심하지 않다고 밝혔다. 코어텍스 A7 칩 자체가 저전력 칩이고 열이 적다. 다만 안드로이드나 응용프로그램들이 8개 코어를 활용할 때 어떤 체감 성능이나 어떤 특성을 낼 지는 제품을 써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하나의 일을 여러개 코어에 나눠줬다가 다시 하나의 코어로 모아서 처리하는 것은 빅리틀처럼 전혀 다른 프로세서끼리 일을 주고받는 것에 비해 간단한 일이다. 다만 1개 코어로만 작동하는 싱글 스레드 성능에 대한 우려를 할 수도 있다. 성능이 제대로 안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싱글 스레드는 대체로 대기중이거나 음악, 동영상을 재생할 때 뿐이다. 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는 순간적으로 여러개 코어가 나눠서 일을 처리하고 게임은 거의 칩의 모든 자원을 끌어다 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칩이 주로 쓰일 제품은 우리가 관심을 갖는 하이엔드 제품군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디어텍의 칩이 주로 쓰이는 것은 중국 시장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저가 안드로이드폰이다. 비록 코어 1개의 성능은 떨어진다고 해도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저가 시장이다. 가격이 더 중요한 선택 요인이다. 그 중에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업체들부터 짝퉁폰, 그리고 메이주 같은 업체들이 뒤섞여 있다. 100~200달러 내외에 8코어 칩을 쓴 스마트폰이라면 시장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텍은 MT6592 칩을 11월부터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샘플이 배포되고 있다. 코어 자체가 기존 아키텍처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안정성과 가격만 조건에 맞는다면 기존에 생산하던 제품에 어렵지 않게 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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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