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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2 써보니…”실용적 기능 OK, UX일관성은 아쉬워”

2013.08.08

LG가 G2를 발표했다. 공식 발표일은 미국 시간으로 7일 11시, 한국 시간로는 8일 밤 0시다. 공식 발표회를 해외에서 한 만큼 LG전자는 국내 미디어를 위해 발표 전날인 7일 저녁 제품을 살짝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제 옵티머스G 시리즈는 공식적으로 ‘G’로 변경된다. 옵티머스는 ‘옵티머스 뷰’, ‘옵티머스 LTE’같은 기존 시리즈에는 옵티머스가 계속 붙어 가지만 옵티머스G, 옵티머스G프로 등은 G 자체가 브랜드가 된다. 확실한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실제 만져본 G2는 대체로 만족스러웠고 어떤 부분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반면 어떤 부분은 안타까울 정도로 아직 헤매는 듯한 이미지가 겹쳤다. 잠깐이지만 G2를 만져본 소감을 풀어본다.

g2_01

일단 기기 자체를 아주 잘 만들었다. 뒤에 계속 해 나갈 이야기인데 단순히 스펙이 아니라 카메라, 오디오 기능 등에서 있었으면 하던 요소들을 하드웨어적으로 잘 구현했다. 기본 하드웨어는 스냅드래곤 800이 들어가는데 여기에 그래픽메모리를 별도로 집어넣었다. 스마트폰에 그래픽 전용 메모리를 넣은 게 최초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보는 시도이긴 하다. 실제 성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잠깐 써봐서 판단하기 어렵다.

LG전자는 디자인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선형으로 각진 데 없이 매끄럽게 전체를 처리했다. 특히 한 손에 제품을 쥘 수 있다는 점을 매우 강조했다. 옆에 있던 음량 조절과 전원 버튼도 뒤로 옮겼다. 매끄럽게 잘 만들었고 화면 위 아래의 대칭 구조를 깼는데 어색하지 않은 것도 좋다. 제품 공개 현장에서도 “잘 빠졌지만 LG의 색깔이 약한 것 아닌가”, “다른 회사의 로고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 스마트폰의 디자인을 차별화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더 남았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지난해 G에서 보여준 LG만의 디자인 이미지를 G프로부터 스스로 벗어버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 그래서일까? 썩 예뻐보이지만은 않는다.

G2_backbutton

기계적으로는 주어진 디자인 틀 안에서 잘 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LG는 화면 테두리를 줄이기 위해 유독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한 손에 쥘 수 있는 가로폭을 2.7인치로 잡고 이를 벗어나지 않게 설계했다. 듀얼라우팅이라는 기술인데 터치스크린과 디스플레이 커넥터를 작게 두 개로 나누는 것으로 해결했다. 5인치 넘는 스마트폰을 많이 봐서인지 쥐어봐도 그리 크다는 느낌은 안 든다.

뒷면 버튼은 적응이 좀 필요하다. 검지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닿는 부분에 버튼을 두었다고 하는데 잠깐 써본 인상으로는 좀 어색하다. 한 손으로 감싸쥘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 기존 위치에 그냥 두었어도 그리 나쁘진 않았을 것 같다. 대신 모서리를 얇게 만들 수 있고 인터페이스가 자리를 잡으면 화면 크기를 늘릴 때 유리할 것 같다.

인터페이스 이야기가 나왔으니 메뉴 버튼 이야기를 계속 해보자. G2는 소프트키를 쓴다. 홈, 메뉴, 뒤로가기 버튼이 화면 맨 아래에 뜨는 방식이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게 소프트키인데 LG전자는 각 버튼의 위치를 바꾼다거나 메모앱을 넣는 등 소프트키를 적극 활용하고 나선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런데 문제는 소프트키를 썼다는 것보다 G 시리즈 인터페이스의 일관성이다. G는 하단 터치버튼으로 처리했고 G프로에는 홈 버튼을 하드웨어키로 만들었다. 그러던 것이 G2에 와서는 다시 소프트버튼으로 바뀌었다. 인터페이스의 일관성은 브랜드를 만드는 데 아주 중요한데 오락가락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인터페이스는 한글 키패드처럼 그 브랜드를 잘 나타내는 요소다. G2의 후면 버튼도 앞으로 계속 유지한다면 환영이지만 제품마다 바꾼다고 하면 브랜드 전체에 대한 정체성이 흔들려 보일 수 있다. 삼성이 하드웨어 홈 버튼과 뒤로가기 버튼을 오른쪽에 두는 것을 고집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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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G(발표 당시 옵티머스G)가 처음 발표됐을 때 애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가 놀랐던 것이 ‘쓸 만한 기능만 넣었다’는 점이었는데 G2도 비슷하다. 다른 얘기지만 G프로는 추가하기 위해 추가했다는 느낌을 씻을 수 없었다. G2는 같은 걸 하더라도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실 스마트폰에 앱 기반의 응용프로그램으로 기능을 늘리는 건 썩 좋은 현상이 아니다. 기능을 더한다기보다는 제조사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앱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기능을 또 다른 앱이 대체할 수도 있다. 새로 산 안드로이드폰에 구글이 한 페이지, 제조사가 한페이지, 통신사가 한 페이지 이렇게 가득 앱을 미리 깔려있으면 소비자에게 좋은 일은 아닐게다. 길게 얘기했지만 G2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스마트폰의 기본 요소에 대한 보강이라는 점이다.

그간 스마트폰 카메라는 화소수를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썼다. 화소수가 곧 화질로 연결된다는 인식을 이용한 것인데 사실상 스마트폰에서 찍고 볼 사진의 화질을 결정하는데 화소수는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늘 제조사들이 왜 다른 포인트를 찾지 못할까 생각했는데 G2에 광학식 손떨림 보정이 들어갔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는 손이 떨리게 마련인데 이를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사진이 매우 선명해진다. 렌즈나 이미지 처리 기술이 작용하긴 했겠지만 실내에서 G2로 찍은 사진은 만족스럽다. 사실상 다른 소프트웨어적인 기능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카메라로서는 거의 다 했다고 본다. 가능성이 남은 건 이너줌 정도일까?

G2-camera
▲G2로 약간 어두운 실내에서 찍은 사진. 손떨림 방지 때문에 사진이 또렷해 보인다.

지난해 G와 함께 내놓았던 쿼드비트 이어폰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 때문인지 음질에도 신경을 썼다. 어떤 DAC 칩이 달려 있는지는 알 수 없는데 24비트, 192kHz의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휴대기기로는 아이리버의 아스텔앤컨 정도가 이 음원을 쓴다. 이를 자랑하려고 빈 소년합창단의 음원을 함께 넣어서 판다. 음원이 많지 않은 만큼 고음질의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이 음원의 경우 아주 녹음이 잘 되어 있어서 듣기 좋았다. 하지만 G2와 함께 내놓은 쿼드비트2 이어폰은 디자인 외에 소리 특성이 크게 좋아지진 않았다. 번들 이어폰 치고는 좋지만 더 욕심을 부릴 만 할텐데.

이 외에도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두 사람의 이용환경을 만들어주는 ‘게스트 모드’나 동작을 인식해 자동으로 전화를 받는다거나 화면을 두드려 전원을 켜는 것 등 다 늘어놓기 복잡할 만큼 여러가지 기능이 들어가 있다. 이 기능들은 대부분 앱 형태가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쓸 것 같은 기능이다. 여전히 G2에는 적잖은 앱이 깔려 있지만 주요 기능이 거슬리지 않는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다만 LG전자는 아직 브랜드와 그 색깔에 대해 갈팡질팡한다는 인상을 씻어내긴 어렵다. 제품만 놓고 보자면 갤럭시와 견줘서 전혀 부족할 것 없지만 문제는 브랜드 G를 꺼내들었으니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지를 둔 진지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뒤따라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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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