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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이프, UHDTV 시험방송 시작

2013.08.16

KT스카이라이프(이하 스카이라이프)는 위성 방식으로는 처음으로 HEVC 코덱을 이용한 초고화질TV(UHDTV) 시험방송을 시작한다. 2014년에 무궁화 상용 위성을 통한 시험방송을 거쳐 2015년에는 일반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스카이라이프의 UHD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H.265 HEVC 코덱이다. HEVC는 UHD 방송의 표준 코덱으로 채택된 기술이다. 고화질 영상을 전송하되 용량과 손실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기존 코덱과 비슷하지만 압축 효율을 높였다. 현재 HDTV에 쓰는 MPEG2에 비해 4배, IPTV가 쓰는 MPEG4에 비해 2배 가량 더 많이 압축할 수 있다.

HEVC는 국제전기통신 표준화 부문(ITU-T)에서 올 1윌 UHD 방송의 표준으로 승인된 바 있다. UHD 방송에 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는 전송 기술은 몇 가지 더 나올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첫 번째 표준 규격으로 인정받았고, 압축 효율과 화질 면에서도 기존에 쓰던 MPEG2나 MPEG4 코덱보다 우월한 기술로 꼽힌다.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H.264 MPEG4 기반의 코덱으로 압축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다. HEVC는 현재 국내에서만 쓰고 있고 케이블과 위성 양쪽 모두 전송에 성공했다. 지상파 방송은 아직 전송 방식을 결정하지 않았다. 미래부가 국내 표준 전송 방식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미래부는 내년 상반기 중에 이를 결정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업계는 HEVC가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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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이프가 시작하는 UHD 방송은 가로 해상도 기준으로 4k 해상도를 낸다. 3840×2160으로 현재 방송중인 HDTV의 1920×1080에 비해 가로 세로 2배씩, 총 4배 더 많은 픽셀로 화면을 만들어낸다. 이 해상도는 세로를 기준으로 2k라고도 부른다. 현재 나오는 TV들도 이 해상도에 맞춰져 있고 이후 가로 8k, 세로 4k 해상도를 내는 방송으로 전환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HDTV가 표준화될 때 720p, 1080i 등의 전송 방식과 1366×768, 1920×108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가 발전해 온 것과 비슷하다.

화질은 가까이에서 보면 MPEG2로 전송되는 HDTV와 비슷하다. 화면 정보량은 해상도 4배, 순차 주사 방식으로 또 2배가 늘어난다. 8배 많은 정보가 전송되는 것이다. 전송되는 데이터량도 8배 늘어난다. 1080i로 전송되는 TV가 현재 12~18Mbps로 전송되는 것에 비해 UHDTV는 26Mbps로 전송 속도가 약 2배로 늘었고, HEVC로 MPEG2에 비해 압축률은 4배 높였다. 정보량 8배,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도 8배 늘어났으니 한 픽셀 당 품질은 기존 HDTV와 비슷할 수 있다. 하지만 단위 면적당 픽셀이 HDTV에 비해 훨씬 작아지기 때문에 훨씬 세밀하게 표현한다.

HEVC를 활용한 UHDTV 서비스는 이미 지난달에 케이블TV협회가 먼저 시작했다. 두 방식 모두 기존과 마찬가지로 방송 결과물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집까지 방송을 전송하는 데 차이점이 있다. 케이블TV는 상용화에 앞서 망 설비가 따라줘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지역에 깔려 있는 동축케이블로는 방송하기가 어렵고 지난 5월 CJ헬로비전이 발표한 RF오버레이 방식의 광케이블 같은 고속망이 필요하다. 케이블TV 업체들은 기가비트 인터넷과 UHDTV 보급이 비슷한 시기에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달리 스카이라이프는 접시형 안테나를 설치하는 부담이 있지만 무선으로 전송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망 설치 비용이 없고 이용자 셋톱박스 외엔 바뀌는 것도 없다. 초기에는 위성이 설치하기 유리하고 어느 정도 보급된 이후에는 큰 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카이라이프의 UHD 방송은 기본적으로 위성을 통해 전송하지만 위성 방송을 인터넷 망으로 바꿔 전송하는 DCS 방식을 적용하는 것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케이블, 위성, IPTV 등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점차 방송 전송 방식에 대한 차이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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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문제는 콘텐츠다. 현재 시험방송은 말 그대로 방송을 만들고, 전송하고, 받아서 원활하게 볼 수 있는지 과정을 테스트하는 것이 목적이다. 방송 전송과 TV 보급 뿐 아니라 콘텐츠를 만드는 것 자체가 큰 일이다. 국내에 HD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게 2002년 월드컵이었던 것을 떠올리면 된다.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UHDTV는 기존 HD 방송에 비해 작업 파일 크기가 10배 가량 크고, 작업시간도 10배 가량 늘어난다고 한다. 그만큼 제작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문재철 스카이라이프 사장은 컨소시엄 형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문 사장은 “UHDTV 산업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TV 등이 복합적으로 정착돼야 하는 산업”이라며 “정부, 기업, 학계를 아우르는 콘텐츠 협력 컨소시엄을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현재 21개 컨소시엄이 세워져 활발하게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편 이날 스카이라이프의 발표장에는 미래창조과학부, ETRI, 삼성전자, LG전자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UHD 방송에 대한 관심을 엿보게 한다. UHD 방송을 두고 기술 표준화에 대한 기싸움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 이미 2012년부터 방송과 하드웨어, 콘텐츠 전방위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 입장에서는 HDTV 시장에 접어들면서 TV 주도권을 한국에 빼앗긴 것이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서둘러 차세대 TV 규격을 만들었다. 여전히 TV에 대해서는 삼성, LG가 주도하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촬영, 편집 장비에 대해서는 대부분 소니를 비롯한 일본 제품이 쓰인다.

기존 방송 시장을 쥐고 있던 미국과 유럽도 지켜만 보진 않는다. 미국은 현재 HDTV 전송 기술을 확장한 ATSC 3.0을 개발중이고 유럽도 2012년 하반기부터 4k 해상도의 UHD TV 표준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과 일본의 기술 경쟁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어쩌면 미국식, 유럽식 혹은 NTSC, PAL로 갈리던 방송 규격이 UHDTV 시대에 접어들며 한국식, 일본식으로 바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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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