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et.org, 사회공헌인가 시장 확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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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장을 넓히려는 항해가 시작했다. 페이스북과 삼성, 퀄컴, 노키아, 에릭슨, 오페라소프트웨어, 미디어텍과 같은 굵직한 기업이 이 배에 탔다. 배 이름은 ‘인터넷닷오아르지'(internet.org)다.

배에 탄 기업을 보자. 휴대폰, 반도체, 웹브라우저, 서비스 등 인터넷에 접속할 때 거치는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다. 페이스북은 10억명이 쓰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이다. 삼성과 노키아, 에릭슨은 휴대폰을 만드는 회사다. 퀄컴과 미디어텍은 휴대폰에 들어갈 반도체를 만들고 오페라소프트웨어는 웹브라우저를 만든다. 여기에서 선장은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지구상 모든 사람이 인터넷을 쓰게 하는 게 목표인 협력체 ‘인터넷닷오아르지’를 만들었다고 8월20일 밝혔다. 인터넷닷오아르지의 초기 회원으로 삼성과 퀄컴, 노키아, 에릭슨, 오페라소프트웨어, 미디어텍을 소개했다. 이 모임을 만든 까닭에 대해선 거창한 이유를 들었다. 세계 인구 중 인터넷을 쓰는 사람은 3분의1에 불과한데 인터넷닷오아르지가 나머지 3분의2가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만들겠다는 거다.

페이스북이 발표한 인터넷닷오아르지의 기둥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다. 그는 자기 페이스북에 인터넷닷오아르지를 소개하며 “9년 동안 우리는 세계를 연결하자는 임무를 만들었고 이제 10억명 이상을 연결한다. 그런데 인터넷을 쓰지 않는 사람이 쓰는 사람보다 더 많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인터넷을 쓰게 하는 걸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우리 세대의 중요한 도전”이라고도 불렀다.

마크 저커버그는 인터넷닷오아르지로 무슨 일을 벌일지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앞으로 벌일 일의 방향을 공개했다.

  1. 인터넷닷오아르지에 있는 기업은 스마트폰 값을 낮출 것이다. 인터넷을 보급하려면 인터넷에 접속할 때 쓸 단말기 값과 통신요금이 낮아야 한다.
  2. 데이터 처리 기술을 개발한다. 인터넷 접속 환경이 좋지 못한 곳에 있는 사람도 인터넷을 쓰게 하려면 데이터를 압축하는 기술과 같은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3. 인터넷 보급율을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인터넷을 꾸준하게 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회사, 서비스 회사가 협력해야 한다. 휴대폰이나 서비스가 다양한 언어를 지원해야 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인터넷을 쓸 수 있는 환경에 있지 않아서 인터넷을 못 쓰는 사람을 돕겠다는 인터넷닷오아르지의 취지는 높이 살 만하다. 영국 가디언은 인터넷닷오아르지의 활동에 걸림돌이 하나 있다고 짚었다. 구글과 경쟁할 것이란 점 말이다.

구글도 비슷한 ‘프로젝트 룬’이란 걸 발표한 바 있다. 성층권 높이에 인터넷을 뿌려주는 커다란 풍선을 띄워 언제 어디에서든 인터넷을 쓰기 쉽게 만들겠다는 거다. 하늘에 와이파이 공유기가 떠다닌다고 보면 되겠다. 구글은 이 계획의 진행 상황을 자사의 SNS인 구글플러스에 공개한다.

구글 프로젝트 룬

구글 프로젝트 룬

인터넷닷오아르지와 구글의 프로젝트 룬은 인터넷 접속권을 넓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렇고 저런 서비스를 쓰라는 게 아니라, 일단 인터넷을 쓸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데에 박수를 칠만 하다. 인터넷 망을 깔고 인터넷을 쓸 기기를 사거나 통신 서비스에 가입할 여유가 없는 사람을 도와주겠다는 건데 누가 말리겠는가.

그런데 이 시도가 꼭 순수한 것만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주가 관리를 위해 여러 기업이 인터넷닷오아르지를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식시장은 기업에 더 성장하라고 부담을 주는데 미국과 유럽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거다. 새롭게 휴대폰을 사고 인터넷 서비스를 쓸 소비자를 확보하려면 인터넷닷오아르지와 같은 활동이 필요하다고 봤다. 농사로 따지면, 농사 지을 땅이 없으면 황무지를 일궈 밭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인터넷닷오아르지를 기업의 순수한 사회활동으로 볼지, 매출을 늘리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로 볼지 알쏭달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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