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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화 넘어 홈네트워크 기기로…LGU+ ‘홈보이’

2013.08.22

LG유플러스가 가정용 상품을 새로 발표했다. 이름은 ‘홈보이’. 좀 우스꽝스럽다는 인상을 주지만, 기능은 기대해 볼만하다.

LG유플러스 쪽 설명만으로는 알쏭달쏭하다. “TV, 오디오, 전자책, 학습기, CCTV, 전화 등 디지털 가전 기기의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디바이스로 이용할 수 있는 올인원 가전”이란다. 무슨 말씀?

쉽게 이야기하면, 홈보이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가정용 기기로 활용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LG유플러스가 그간 해온 070 인터넷전화가 진화된 것이다. 가정용 전화를 인터넷으로 바꾸고, 이를 안드로이드로 옮긴 것이 070 갤럭시플레이어다. 단순히 전화가 아니라 인터넷과 접목해 음악, 영상, 전자책 등의 콘텐츠를 얹은 것이다. 이번에는 아예 콘셉트를 바꿨다. 전화의 중요도를 조금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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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보이는 HDTV, 홈 도서관, 엠넷, 홈 CCTV, 어린이 동화, 악기놀이 등의 15가지 서비스 콘텐츠를 조합해 4가지 다른 가격의 상품을 제공한다. 그래서 기기 크기도 7인치로 늘렸다. 홈보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탭3 7인치를 단말기로 쓴다. 전화는 부가서비스일 뿐 콘텐츠 공급이 우선이기에 큰 화면을 골랐다.

콘텐츠는 더 늘어났다. 원래 LG유플러스는 엠넷의 음악 콘텐츠를 비롯해 1만권의 전자책, 1600권의 동화책 등 방대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어떤 수준의 콘텐츠가 제공되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아직 공급자나 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인기 있는 볼거리들로 채우겠다는 각오다.

홈보이는 기기 자체만 놓고 보면 가정용 태블릿이지만, 의미를 부여하자면 ‘집전화의 진화’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전화를 인터넷으로 옮기고 그 안에 가정에서 쓸만한 콘텐트를 공급하는 홈네트워크 허브로 진화하고 있는 상황이고, 홈보이는 가정의 모든 기기들을 제어하는 콘트롤러 역할로 발전하는 과정이다.

가장 솔깃했던 것은 홈 오토메이션 혹은 홈 컨버지드 기능이라고 부르는 가정 네트워크다.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집안 조명, 가스, 전력, 헬스케어까지 모든 가정 기기들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홈보이가 하게 될 것이라고 LG유플러스는 설명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이 기능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는 카메라로 집 안 상황을 외부에서 들여다보는 CCTV 기능 정도만 제공되는데, 이는 지난해 나왔던 070 갤럭시플레이어에도 있던 기능이다. 하지만 스마트 기기를 홈 컨버지드의 중심으로 쓰겠다고 통신사가 직접 나선 것은 지켜볼 대목이다. 통신사의 역할이 전화로 목소리를 연결해주는 것에서 네트워크 사업자로 탈바꿈하고, 그 망 위에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그런 흐름에서 보자면 홈보이는 단팥 맛만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

요즘 새 아파트에는 태블릿을 홈 오토메이션의 리모컨으로 이용하는 솔루션들이 들어가는 경우가 적잖다. 외부에서 조명이나 실내 온도, 방범 장치 등을 제어할 수 있고 기업용 통합커뮤니케이션(UC) 솔루션을 인터폰에 적용해 통신기기 역할도 한다. LG유플러스가 바라보는 것도 근본은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통신사의 탈통신 바람이 거세다. 일단 망 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보자는 대기업 심보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 쓸만한 서비스는 아니다. 홈보이는 통신사가 잘 할 수 있는 서비스로 보인다. 적어도 홈 네트워크는 통신사가 오랫동안 고민했던 과제다. 다만 그 그림을 더 빨리, 구체적으로 그릴 필요가 있다. 기술이 어려운 것이 아니기에 개념 정리를 서둘러 잘 하는 이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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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