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끼리 노니는 SNS, SK컴즈 ‘데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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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커뮤니케이션즈가 싸이월드의 뒤를 이을 새 서비스를 오랜만에 내놨다. 8월26일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용 응용프로그램(앱)으로 나온 ‘데이비’ 얘기다.

출시 첫 날, 데이비를 쓰면서 지금까지 나온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와 다른 점, 닮은 점을 찾아봤다.

데이비는 싸이월드의 향기를 풍긴다. 이용자가 친구 요청을 하고 수락을 해야 친구로 맺어준다. 일촌인지 아닌지로 친근함을 표현하던 싸이월드 문화와 닮았다.

데이비는 이용자가 친구를 최대 50명까지만 만들게 했다. 50명을 채웠는데도 새 친구를 맺으려고 하면 가장 친하지 않은 친구를 ‘옛친구’로 만들어 버린다. 친밀도를 따질 때는 서로 방문한 지 오래됐거나 댓글을 단 지 오래된 사이인지, ‘러브잇’이라는 단추조차 누른 지 오래된 건 아닌지를 본다.

SK컴즈는 옛친구라는 기능을 만든 까닭으로 “인맥을 현재화하고 교류가 없고 멀어진 인맥을 구분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옛친구가 생기는 과정도 설명했다.

먼저 ‘내가 친구의 소식에 반응한 정도’와 ‘친구가 내 소식에 반응한 정도’를 4주간 살펴서 이 두 값을 더한다. 최근에 생긴 반응에는 가중치를 둔다. 그러고서 ① 0인 친구, ② 51번째 친구를 추가할 때 점수가 가장 낮은 친구가 옛친구가 된다고 밝혔다. 곧 친구가 50명이 넘지 않아도 옛친구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옛친구는 진짜 친구와 달리 인원 수에 제한이 없다고도 말했다.

데이비 이용자는 친구가 옛친구가 되면 이 친구의 새 글을 더는 확인할 수 없다. 그 대신 옛친구가 되기 전, 그러니까 친구 사이일 때 올라온 글은 볼 수 있다. 서로 추억만 남길 뿐, 근황을 공유하지 않는 사이가 되는 셈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데이비

▲데이비에서 친구가 되려면 둘 중 한 사람이 먼저 친구가 되고 싶다고 요청을 하고 상대방이 수락을 해야 한다. 이때 친구 요청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내 스마트폰 주소록에 있는 사람이다. 아직 데이비를 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초대 메시지를 보내 데이비 친구가 돼 달라고 하면 된다.

SK컴즈는 데이비 이용자가 서로 요청하고 수락해야 친구가 되게 했다. 이용자가 올리는 글이나 사진은 친구에게만 보여준다.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가 서로 전화번호를 갖고 있으면 자동으로 친구로 잇는 것과 다르다. 페이스북이 이용자의 글을 친구의 친구에게 퍼뜨리고, 알 수도 있는 친구라며 이용자의 연락처에 없는 사람을 친구로 추천하는 것과도 다르다.

SK컴즈가 만든 데이비 소개 동영상을 보면 ‘친구의 친구에게, 알 수도 있는 친구까지? 진짜 내 친구 50명과 함께하는 데이비’라는 말이 나온다. ‘나와 진짜 친구가 남긴 일상 순간이 모여 우리만 아는 오늘 완성’이라는 문구도 있다.

헌데 데이비가 그동안 나온 SNS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서비스라고만 보긴 어렵다. 친구 수를 50명으로 제한하고 이용자가 글감 종류를 선택하게 하는 모습은 2년 전 출시된 모바일 SNS 패스와 닮았다.

패스는 2010년 출시된 SNS로, 2011년 판올림하며 친구 수를 50명으로 제한을 뒀다. 그리고 이용자가 글감을 올릴 때 사진, 위치, 음악, 영화, 책, 생각 중에서 형식을 선택하게 했다. 지금은 친구 수를 150명으로 늘렸다.

▲데이비에서 만들 수 있는 친구는 최대 50명이다. 오른쪽 이미지는 데이비에 글을 올리려고 할 때 나타나는 화면이다. 

데이비의 글감을 선택하는 화면은 미투데이와 비슷하다. 데이비는 이용자가 글감을 선택하는 화면을 큼직한 단추로 꾸몄다. 각 단추는 생각, 사진, 음식, 영화, 장소, 음악을 나타낸다. 미투데이도 글감을 고르는 단추를 화면에 꽉 채워 넣었다. 미투데이는 글감 종류를 글, 카메라, 앨범, 장소, 영화와 TV, 음반, 책과 만화 등 총 7개로 나눴다.

앞서 데이비가 싸이월드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그런데 데이비는 콘셉트 자체는 싸이월드와 정반대다.

SK컴즈는 2012년 모바일 싸이월드, 2013년 PC 미니홈피를 판올림하면서 오늘의 ‘역사’를 보여주는 걸 콘셉트로 삼았는데, 데이비는 ‘오늘’을 콘셉트로 삼았다.

데이비를 깔아 처음 실행하면 ‘우리만 아는 오늘’이라는 글귀가 나온다. 50명 친구끼리만 오늘을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음악을 듣고, 어디에 갔으며, 무엇을 보았는지 나눈다는 게다. 그래서 친구가 올린 글이나 사진을 화면에 꽉 채워서 보여준다. 이전 글이나 다음 글을 보려면 화면에 손을 대고 좌우로 쓸어 넘기게 했다.

▲’데이비’를 쓰다보면 ‘오늘’이란 단어가 눈에 띈다.

▲’데이비’는 알림 메시지도 큼직하게 띄운다.

데이비는 캐시슬라이드와 같은 안드로이드폰 잠금화면을 꾸미는 서비스처럼 작동한다. 친구 소식을 안드로이드폰 잠금화면에 쏴서 이용자가 화면을 좌우로 쓸어 넘기게 한 페이스북의 ‘홈’이나 뉴스나 인터넷 인기 글을 보여주는 ‘도돌 커버’와도 닮았다. 물론 데이비는 아직 안드로이드폰 잠금화면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데이비가 싸이월드를 넘어서는 서비스가 될지 지켜보자.